SK하이닉스 "2Q부터 수요 회복 기대…D램·낸드 출하량 늘릴 것"

전년보다 출하 10~20% 늘려…수익성 위해 미세공정 전환 집중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9/04/25 14:35    수정: 2019/04/26 10:21

SK하이닉스가 2분기부터 D램과 낸드플래시의 수요 회복을 기대하면서 올해 출하량을 10~20% 늘리겠다고 밝혔다. 서버와 모바일 기기, PC 등 전 분야에서 고용량 메모리 반도체 채용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시장 수요에 맞춰 고용량 제품 생산을 위한 미세 공정 전환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원가 경쟁력이 낮은 낸드 초기 제품은 생산을 중단키로 했다.

차진석 SK하이닉스 부사장은 25일 열린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의 2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전분기 기저효과와 고객사들의 구매 회복, 제품의 낮은 가격에 따른 수요 증가로 각각 10% 중반과 20% 중반대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올해 연간으로는 D램이 10% 중반, 낸드플래시는 30% 후반대로 출하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 D램, 서버용·모바일용 모두 수요 늘 것

SK하이닉스 청주 신공장 M15.(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부터 서버 D램과 고용량 모바일 기기가 D램 수요를 끌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서버 고객사들이 올 1분기 보수적인 D램 구매 움직임을 보였지만 2분기부터 재고 수준이 낮아지면서 수요가 소폭 회복, 올 3·4분기에는 계단 형태로 크게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모바일 기기는 6기가바이트(GB)에서 12GB에 이르는 고용량 신제품 출시가 늘어나 D램 수요가 확대된다는 설명이다.

차 부사장은 “올 2분기는 서버용 D램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 모바일용 D램은 완연한 회복이 예상된다”며 “대만의 서버 제조업자 개발생산(ODM) 업체들도 2분기부터 서버 빌드 작업이 플러스로 전환된다. 서버 세트 관련 부품업체들의 전망도 3분기부터 본격 반등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부터 회복되는 수요에 맞춰 D램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웨이퍼 투입 증가 없이 미세공정 전환에 힘을 싣는다. 1분기 30% 중반 비중을 차지하는 1세대 10나노급(1X) 비중을 점진적으로 더 키우고 하반기부터 2세대 10나노급(1Y)도 컴퓨팅 제품 위주로 판매를 시작한다. 고용량 D램 채용을 지원하는 신규 서버용 칩셋 출시에 맞춰 고용량 64GB 모듈 제품 공급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미세 공정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생산능력 감소는 최근 중공한 중국의 우시팹으로 보완할 계획이다.

차 부사장은 “SK하이닉스는 2분기부터 서버와 모바일 기기 등 분야별 수요 강도에 맞춰 제품 믹스도 조정 중”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완제품 생산 비중을 조정하면서 재고 내 서버와 모바일 기기, 기타 분야별 비중 맞추기도 하고 있다. 올 하반기까지 수요 전망에 따라 웨이퍼 투입 비율도 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 낸드플래시, 하반기 안정적 재고 수준 예상

SK하이닉스가 개발한 4D 낸드 구조의 96단 512기가비트(Gb) 트리플 레벨셀(TLC) 낸드플래시.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가 올 1분기까지 1년 이상 가격 하락이 지속됐지만 2분기부터 수요가 탄력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PC의 SSD 채용 비율 확대와 정보기술(IT) 기기에 탑재되는 낸드플래시 용량 증가 속도도 빨라져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이미 중국 모바일시장에서는 낸드플래시 수요가 견조하게 회복되는 추세다. SK하이닉스는 고용량 낸드플래시로 적극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는 2분기부터 모바일용 MCP(D램과 낸드플래시의 복합제품)에서 128GB 채용이 늘고 256GB 채용도 시작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PC에서는 512GB 제품을 채용한 SSD 비중도 늘어 30%에 이를 것이란 시각이다.

차 부사장은 “2분기부터는 D램과 유사하게 전 분야에서 낸드플래시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며 “2분기 말 낸드플래시 재고량은 소폭 증가할 수 있겠지만 변동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는 3·4분기 재고가 줄어 연말에는 안정적 재고 수준을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낸드플래시는 지난 1분기 가격 하락률이 가장 컸지만 2분기는 가격 하락폭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 하반기에는 낸드플래시 수급 불안정이 완화되면서 원가 이상의 하락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업황 회복과는 별개로 낸드플래시의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최소화하는 작업에 집중한다. 우선 원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3D 낸드 초기 제품인 2세대(36단)와 3세대(48단) 생산을 중단했으며 72단 비중을 늘린다. 96단 4D 낸드로 하반기 SSD 시장과 모바일 시장에서의 입지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제품 믹스도 당분간 고용량 모바일 제품에 집중하면서 기업향 SSD 판매 비중도 늘릴 계획이다.

청주 신규 M15 공장에서의 양산 전개는 수요 상황을 고려해 당초 계획보다 속도를 늦춘다. 올해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도 지난해보다 10% 이상 줄어들 예정이다.

차 부사장은 “낸드플래시도 공정 전환과 수익성 있는 제품 판매 확대로 수익성 제고에 나선다”며 “현재 96단 생산 일정은 계획대로 진행 중이다. 2분기에 인증과 협업 판매를 진행하고 3, 4분기부터 본격 판매해 원가와 제품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메모리 반도체 시장, 장기적으로 성장 확신

SK하이닉스는 현재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수요 가시성이 확실하지 않아 우려와 기대감이 공존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5G와 폴더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새로운 폼팩터 등장, 클라우드 기반 게임 서비스 등 시장 변화 요인이 등장하면서 장기적으로 메모리 시장 수요 성장에 확신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다운턴(하락국면)을 최대한 수월하게 넘어갈 수 있도록 단기적으로는 원가 절감과 품질 확보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장기적으로는 차세대 공정 기술과 생산 역량 확보에 매진한다. 특히 서버 시장이 지속 성장하면서 D램의 품질이 중요해진 만큼 고용량화를 비롯한 10나노 이하 공정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성능적 제한 등에 대한 기술적 대비도 진행한다.

차 부사장은 “2017, 2018년에 데이터센터 고객사들이 경쟁적으로 투자를 하면서 메모리 시장에서 구매 과잉이 있었다. 그 여파로 올해는 고객사들이 구매를 지연하고 재고 소진에 집중하고 있다”면서도 “올해 인텔의 새로운 CPU 등장이나 5G,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등이 준비 과정을 거쳐 내년부터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센터 고객사들의 3~4년 서버 교체 주기도 겹치면서 큰 폭의 활용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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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3~4년 주기의 투자 변동성이 고객사와 부품사에 어려움을 주고 있어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객사들과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메모리 수요 둔화에 따른 출하량 감소와 메모리 가격 하락으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SK하이닉스의 매출은 6조7천727억원, 영업이익은 1조3천665억원, 당기순이익은 1조1천2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 영업이익은 69%, 당기순이익은 65% 감소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