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LG따라 ‘반·디’ 장비·부품도 1Q 실적부진

반·디 신규 투자 중단 영향 커...하반기는 회복 기대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9/04/19 16:42    수정: 2019/04/19 16:43

국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장비·부품·소재 업체들이 올해 1분기에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이는 핵심 고객사인 국내 대기업들이 시황 악화를 고려해 신규 투자를 줄이고, 원가개선 활동에 집중하는 등 수요하락이 이어진 탓이다. [관련기사 ☞ 삼성이어 SK·LG도 1분기 ‘반·디’ 어닝쇼크 예상]

19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국내 반도체 장비 업체 원익IPS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시장평균치)로 매출 1천219억원, 영업이익 96억원을 전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1.47%, 영업이익은 56.56% 줄어든 것이다.

올해 1분기 국내 반도체 업계가 실적 부진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ZDNet)

증권가는 국내 대기업에 증착(PE-CVD) 및 식각(Dry Etcher) 장비를 공급하는 원익IPS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반도체 및 액정표시장치디스플레이(LCD) 시장의 수요둔화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양재 KTB 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지난해 하반기 수요 악화로 재고가 축적되면서 반도체 업체는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원가 절감을 위한 마이그레이션(미세공정) 투자에 주력하는 분위기”라며 “매년 구조적으로 반도체 수요가 점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0년 수요 대응을 위한 반도체 업계 투자는 3분기부터 재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유니셈도 1분기 실적 부진이 예고된다. 유니셈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공정 중에 발생하는 각종 가스를 정제해 배출하는 스크러버 장비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에프앤가이드가 전망한 유니셈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391억원, 영업이익 3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40.66%, 영업이익은 65.45% 감소할 전망이다.

김양재 연구원은 “전방 수요는 여전히 부진하나 올해 하반기 전방 투자 재개와 더불어 정부 친환경 정책으로 유해가스를 저감하는 스크러버 설치 점증이 기대된다”며 “2018년 삼성전자의 경우, 무상할당 배출권은 1천362만톤인데 반해 실제 배출량은 1천642톤을 기록한 바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SK머티리얼즈도 공장가동률 하락 영향으로 1분기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SK머티리얼즈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에프앤가이드를 기준으로 매출 1천955억원, 영업이익 542억원에 달한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37.39%, 영업이익은 59.88% 증가한 수치지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98%, 영업이익은 5.08% 줄어들 전망이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은 시장기대치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부터 이어진 전방 수요 약화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업계 신규 투자가 지연 혹은 취소되고, 일부 기존 팹의 가동률 하락이 겹치면서 소재 수요 성장은 둔화 국면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업계도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1분기 실적 부진이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는 LCD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장비를 생산하는 AP시스템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로 매출 1천361억원, 영업이익 75억원을 예측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7.6%, 영업이익은 29.25% 줄어든 수준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주력 고객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중국 업체들의 신규 장비 발주가 많지 않았던 상황에서 올해 실적은 다소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 중국 업체들의 플렉서블 OLED 설비 투자가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매출 인식이 인도 기준으로 반영되는 회계 기준에 따라 올해 실적 기여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중국 업체들은 약 9만장(월) 규모에 달하는 대규모 중소형 OLED 전공정 설비투자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대부분 양산 기술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투자 집행을 미루거나 지방 정부의 자금 조달 문제로 BOE 를 제외하면 모두 지연된 바 있다”고 전했다.

LG디스플레이 핵심 협력사 중 하나인 야스도 수요 둔화 영향으로 1분기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야스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에프앤가이드 기준으로 매출 437억원, 영업이익 102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213.49%, 영업이익은 779.31% 증가한 수치지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36.08%, 영업이익은 39.43% 감소할 전망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3분기부터 LG디스플레이향 10.5세대 OLED 증착기 수주 전망된다. 이는 8.5세대 대비 요구되는 기술력이 높아 30% 이상의 판가 인상 예상된다”며 “올해 상반기 BOE B11향 증발원(증착재료 가열 장치) 수주 및 신규 고객사 확보가 전망돼 중국의 OLED 투자 확대 시 지속적인 수혜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LG그룹 계열의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업체인 실리콘웍스도 1분기 실적 부진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디스플레이도 생산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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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웍스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에프앤가이드 기준으로 매출 1천851억원, 영업이익 37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4.21%, 영업이익 15.63% 증가한 수치지만, 전분기 대비해서는 매출은 21.57%, 영업이익은 82.3% 감소한 수준이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계절적 비수기로 수요 감소 영향이 실적 부진의 주원인”이라며 “LG디스플레이의 플렉서블 OLED 디스플레이향 구동칩 재고 불용 이슈로 대규모 재고 손실 발생했다. 다만, 재고 손실의 경우 일시적인 부분인데다 손실평가 주원인인 LG디스플레이의 플렉서블 OLED 라인 가동이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향후 분기별 실적 상승 속도 가파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