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e게임] 마블 얼티밋얼라이언스3, 캐릭터 게임과 액션 게임의 경계에 서다

충실한 IP 재현, 아쉬운 캐릭터 액션

디지털경제입력 :2019/07/26 12:29

지난 2006년 출시된 액션게임 마블얼티밋얼라이언스 시리즈의 최신작인 마블얼티밋얼라이언스3: 블랙오더(이하 마블얼티밋얼라이언스3)가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됐다.

일련의 영화가 흥행을 거두며 마블의 세계관과 캐릭터에 대한 인기와 관심이 지난 2006년과 비할 바 없이 높아졌기에 마블얼티밋얼라이언스3에 대한 기대도 함께 높아졌다. 어벤져스와 엑스맨 등 영화로 잘 알려진 마블 캐릭터뿐만 아니라 디펜더스, 인휴먼스, 노바군단 등 마니아들이 좋아하는 캐릭터까지 대거 등장한다는 소식은 원작 IP팬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원작 IP 팬뿐만 아니라 액션 게임 마니아들의 관심도 더해졌다. 닌자가이덴, 인왕, 데드오어얼라이브 등 다수의 게임에서 독특하고 깊이 있는 액션을 선보인 팀닌자가 개발에 참가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때문이다. 특히 마블얼티밋얼라이언스2가 다소 밋밋한 액션이 단점으로 지적 받은 바 있어 전작을 즐겨봤던 이용자들의 기대는 더욱 컸다.

결론부터 말하면 마블얼티밋얼라이언스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IP 활용작 혹은 캐릭터 게임 측면에서는 매우 만족스럽지만 액션게임으로 이 게임을 바라본다면 큰 아쉬움이 남는다.

플레이 할 수 있는 마블 캐릭터만 38종에 달하며 NPC를 포함한 전체 캐릭터는 이보다 많다. 히어로 뿐만 아니라 타노스, 베놈, 매그니토 등 주요 빌런도 직접 사용할 수 있어 즐거움을 더한다.

한 팀을 이룰 4명의 멤버를 어떻게 구성하냐에 따라 각기 다른 버프가 주어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여러 개의 버프를 중첩할 수 있는 등 이용자가 자신의 입맛에 맞는 드림팀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도 재미있는 점이다.

특히 과거에는 어떤 구성으로 팀을 꾸려야 버프가 발생하는지 알기 위해 일일이 캐릭터를 조합해야 했지만 이제는 각 조합의 예와 그 효과를 사전에 알 수 있게 해 편의성을 강조했다. 또한 굳이 4인의 캐릭터를 모두 한 팀에 넣지 않아도 약간의 버프를 얻을 수 있게 해 팀 구성의 자유도를 보장했다.

이런 류의 게임에서 중요한 점은 캐릭터의 특징을 얼마나 잘 구현했느냐인데 마블얼티밋얼라이언스3는 각 캐릭터의 특징을 적절하게 구현했다. 캐릭터마다 사용할 수 있는 4개의 스킬과 영웅들의 시너지 스킬이 원작을 최대한 반영하고 있어 각 캐릭터 콘셉트에 맞는 전투를 경험할 수 있다.

보스전 역시 단순하게 달려들어서 체력을 깎는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고 각 빌런의 특징을 살린 기믹을 스테이지에 구현하고 이런 장애물을 피해가며 공략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면 닥터 옥토퍼스와 대결에서는 스테이지에 넓게 펼쳐진 4개의 기계팔을 하나씩 무력화 한 후에 본체를 공격할 수 있는 식이다. 다양한 보스전 대부분이 각기 다른 패턴과 기믹을 갖추고 있어 빌런과 싸우는 히어로의 기분을 체험할 수 있다.

다만 액션성에는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불편하고 어색한 시점과 너무나 간소화 된 캐릭터 액션 때문이다.

게임 내 카메라 시점은 탑뷰 방식의 기존 시점과 TPS와 유사한 시점 등 두 가지가 존재한다. 문제는 탑뷰 방식은 캐릭터가 너무 작게 보여서 피아식별조차 어려운 경우가 생기고 TPS 시점은 없는 방향을 바라보게 되는 일이 잦다는 점이다. 공격을 이어가기 위해 오른손가락으로 버튼을 연타하면서 시점을 변경하기 위해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을 조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경우를 보완하기 위해 대부분의 게임은 특정한 적으로 시점을 고정하는 락온 기능을 지원하지만 마블얼티밋얼라이언스3에는 락온 기능이 없다. 특히 넓은 범위를 움직이면서 적을 공격하는 일부 캐릭터의 경우는 대부분의 공격을 적이 아닌 허공에 허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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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캐릭터가 펼칠 수 있는 액션의 폭이 넓지 않다는 점도 아쉽다. 마블얼티밋얼라이언스의 공격은 약공격, 강공격, 스킬로 구분되는데 약공격과 강공격을 어떤 순서로 누르냐에 따라 각기 다르게 발동하는 콤보 시스템이 구현되어 있지 않다.

90년대 벨트스크롤 액션게임을 하듯이 버튼을 누르면 정해진 동작을 순서대로 반복할 뿐이다. ‘약강약’, ‘약약강’ 등 버튼 조합에 따른 콤보 시스템을 갖추거나 진삼국무쌍 시리즈에서 활용한 연차 시스템과 같은 단순하지만 효율적인 콤보 시스템을 담아내 액션게임 본연의 재미를 강조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