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e게임] 리그오브레전드, 오토배틀러 이용자까지 품었다

재미는 확실하지만 밸런스 개선은 시급

디지털경제입력 :2019/07/18 10:57    수정: 2019/07/18 11:27

라이엇게임즈가 지난달 29일 리그오브레전드의 새로운 게임모드 전략적 팀 전투를 업데이트하며 도타 오토체스 이후 게임시장에 불고 있는 오토체스 바람에 합류했다.

라이엇게임즈는 오토전투 장르라 칭하는 오토체스 류 게임은 이용자가 무작위로 주어지는 유닛을 매 라운드마다 구매하고 체스판처럼 생긴 말판에 배치하한 후 자동으로 진행되는 전투를 거쳐 승패를 결정하는 장르다.

기존 MOBA 이용자의 컨트롤 능력이나 동체시력이 아닌 어떤 유닛을 어느 자리에 올릴 것인지, 현재 자신이 택할 수 있는 유닛 중 최적의 조합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능력이 크게 작용하는 점이 오토체스 장르의 인기 원인이다. 리그오브레전드의 전략적 팀 전투 역시 이런 규칙을 따른다.

오토체스 장르는 빠르게 입지를 다지고 있다.

게임의 구성요소 역시 기존에 출시된 도타 오토체스나 도타 언더로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국내 이용자에게는 도타 IP보다 상대적으로 더 친숙한 리그오브레전드 IP를 사용하기 때문에 유닛이 어떤 특성과 스킬을 가지고 있는지, 각 유닛에 어울리는 아이템이 무엇인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리그오브레전드 이용자에게는 지금까지 출시된 모든 오토체스 장르를 통틀어 가장 낮은 진입장벽을 지닌 게임인 셈이다.

매 라운드마다 유닛을 배치해 전투를 진행하고 이 과정에서 캐릭터를 육성하고 아이템을 획득해 조합할 수 있다. 모든 캐릭터는 1부터 5까지의 등급으로 구분된다. 같은 1등급 캐릭터 3개를 합쳐 2등급 캐릭터로 키우고 다시 동일한 2등급 캐릭터 3개를 합쳐 3등급 캐릭터을 만드는 식이다. 초반에는 1등급 캐릭터만 주어지지만 라운드가 진행될수록 높은 등급의 캐릭터가 무작위로 주어진다.

전략적 팀 전투에는 기본 아이템 8개가 존재하며 이를 어떻게 조합하냐에 따라 각기 다른 성능을 지닌 상위 아이템이 만들어진다. 주의해야 할 점은 아이템 성능과 조합식은 리그오브레전드 본편에 기반하지만 완벽하게 동일하지는 않다는 점이다.

공격속도와 치명타 확률, 이동속도를 높이는 공격형 아이템 유령무희가 전략적 팀 전투 모드에서는 모든 치명타를 회피하는 방어 아이템으로 구성되고 마법대미지와 물리대미지를 동시에 주는 마법공학총검은 유닛이 주는 대미지의 33%를 회복하는 회복형 아이템으로 변경되는 식이다. 본편에서 파생된 게임이지만 어느 정도는 공부를 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라운드가 진행되면 본편 못지 않은 치열한 대결이 진행된다

오토체스 장르의 특징을 충실히 따르고 있지만 리그오브레전드 전략적 팀 전투만의 특징도 있다. 게임을 시작할 때 중앙에서 빙빙 돌고 있는 캐릭터 중 내가 사용할 캐릭터를 빠르게 선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과 게임 내에 등장하는 유닛의 총량에 제한이 있다는 점이다.

특히 게임 내 등장할 수 있는 유닛 총량에 제한이 있다는 점은 이용자가 다른 이용자가 어떤 유닛을 쓰고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하게 만드는 요소다. 예를 들어 같은 게임 내에서 니달리를 사용하는 이용자가 만다면 내가 니달리를 구매할 수 있는 확률이 낮아지는 식이다.

한 게임에 쓸 수 있는 니달리의 수가 한계에 달하면 이용자 중 누군가의 니달리가 쓰러지기 전까지는 누구도 니달리를 구매할 권한조차 얻을 수 없다. 모든 이용자가 특정 유닛만 사용하는 상황을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라이엇게임즈의 이런 노력이 무색할 정도로 현재 전략적 팀 전투의 밸런스는 심각하게 한 쪽으로 치우쳐 있다. 게임 아이템의 성능과 효율 차이가 심하게 벌어졌기 때문이다. 무작위로 획득할 수 있는 기본 아이템 중 좋은 아이템의 재료 아이템을 얼마나 빨리 획득하냐가 승패를 가리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는 전략적 팀 전투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이용자의 전략이 게임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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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오브레전드의 전략적 팀 전투는 경쟁작에 비해 국내 이용자에게 더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와 빠르게 그 입지를 다지고 있다. 출시 첫 주말에는 리그오브레전드 전체 이용자의 30% 이상이 전략적 팀 전투를 즐겼을 정도다. 라이엇게임즈에게는 본편만큼이나 중요한 핵심 메뉴가 될 여지가 있다.

하지만 문제로 지목되는 한 쪽으로 치중된 밸런스를 해결하지 못 하면 결국 이용자의 실력이 아닌 운에 의존하기만 하는 게임이라는 이미지가 씌워질 수 있다. 이를 조속히 해결해야 하는 것이 라이엇게임즈가 지닌 숙제다. 전략적 팀 전투가 또 하나의 핵심 메뉴가 될 것인지 아니면 가끔 즐기는 정도에 만족해야 하는 별미에 그칠 것인지는 라이엇게임즈의 개발과 운영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