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용량 25% 늘리는 기술 나왔다

KIST, 실리콘 음극재 기술 개발…주행거리 최소 100Km ↑

과학입력 :2020/06/02 12:00    수정: 2020/06/03 12:58

국내 연구진이 리튬 배터리의 용량을 최대 25%까지 늘릴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전기차 배터리에 이 기술을 적용할 경우, 주행거리가 최소 100Km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2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청정신기술연구소의 에너지저장연구단 공동연구팀이 기존 배터리에 사용되는 흑연계 음극 소재보다 전지 용량이 4배 이상 큰 실리콘 기반 음극 소재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최근 배터리의 용량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실리콘을 음극 소재로 사용하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실리콘 음극 소재는 기존 리튬 배터리의 음극 소재인 흑연보다 에너지를 4배 이상 저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논문 커버 이미지.(사진=KIST)

그러나 실리콘계 음극이 포함된 배터리는 생산 후 첫 번째 충전 시 전력저장에 사용되어야 할 리튬 이온이 20% 이상 손실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손실될 리튬을 미리 추가하는 ‘사전 리튬화’ 방법이 연구되고 있지만, 기존에 제시된 리튬 분말을 이용한 방법은 폭발 위험성 및 높은 비용이 걸림돌이었다.

이에 공동연구팀은 분말이 아닌 용액을 활용해 ‘사전 리튬화’를 위한 전처리 기술 연구에 나섰다. 그 결과, 새롭게 개발한 용액에 전극을 5분 정도 담그기만 해도 전자와 리튬이온이 음극 구조 내부로 들어가는 사전 리튬화에 성공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용액을 활용한 전처리를 거친 실리콘계 음극은 첫 충전 시 리튬 손실이 1% 이내로 감소하여 99%를 상회하는 높은 초기 효율을 보였다. 이러한 방식으로 처리한 음극을 이용해 배터리를 제작한 결과 상용 배터리 대비 25% 높은 에너지밀도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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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를 주도한 이민아 KIST 박사는 ”간단한 방법으로 고용량 실리콘계 음극의 효율을 크게 향상할 수 있어 기존 업계의 전지 제조 설비를 활용한 양산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공동연구자인 홍지현 KIST 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전처리 기술을 활용하면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현재보다 평균적으로 최소 100km 이상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Angewandte Chemie : International Edition’ 최신호에 게재됐고,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출판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