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제조분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12부 - 아디다스 스피드 팩토리

김은입력 :2019/11/26 13:59    수정: 2019/12/12 21:49

김은 (사)한국ICT융합네트워크 상근부회장
김은 (사)한국ICT융합네트워크 상근부회장

[11부]에서 애플리케이션 시나리오에서는 인더스트리 4.0의 가능한 미래 시나리오 선행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소개했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인더스트리 4.0 구현을 위해 공급기업 및 수요기업의 미래 업무처리절차를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한 기본적인 참조 모델이 될 수 있다. 또한 [9부]에서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소개했다. 그러나 새로운 미래 시나리오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

독일에서 인더스트리 4.0이 가장 먼저 성공적으로 구현되었다고 소개된 사례 가운데 하나가 아디다스의 스피드 팩토리이다.

[그림 1] Adidas Speedfactory robot. (사진=https://encrypted-tbn0.gstatic.com)

독일 안스바흐의 스피드 팩토리에서는 초기에 3D 프린터를 이용해 개인 발에 맞춘 밑창을 포함해 24시간 내에 개인 맞춤형 운동화를 고객에게 전달하는 게 목표였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에게 가까운 곳에서 제조해야 하며, 짧아진 운송 거리보다 낮은 재고 관리 비용을 강조했다. 아디다스의 스피드 팩토리는 자동화, 분권화, 유연 생산을 기반으로 가까운 미래에 상점에서 개인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혁신성을 인정받아 2018년 4월 13일에 독일 이노베이션 상(deutsche innovation preis)을 수상한 바 있다. ☞참고

이러한 독일 안스바흐와 미국 애틀랜타의 아디다스 스피드 팩토리가 늦어도 2020년 4월까지는 문을 닫고, 미래에는 납품업체의 현대화 및 신발 제조에 있어서 4D 기술 도입에 보다 더 강력하게 집중한다고 2019년 11월 11일 자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참고


※4D 프린팅 기술: 다중적 3D 프린팅을 통해 복합 물질을 만들고 자가 변환(self transformation)이라는 새로운 기능을 삽입하는 기술로, 인간의 개입 없이 가열, 진동 및 중력부터 공기역학까지 각기 다른 에너지 원천에 의해 자극을 받아 자가 조립이 가능한 기술.


독일 Herzogenaurach(헤르조게나우라흐)에 본사를 둔 아디다스는 2015년 12월에 독일 안스바흐에 있는 스피드 팩토리를 처음 소개했으며, 그동안 독일 안스바흐와 미국 애틀랜타 두 곳에서 운영하고 있었다.

안스바흐에 있는 스피드 팩토리에서는 2016년 9월에 첫 번째 모델인 Futurecraft M.F.G.(Made for Germany)가 생산되었고, 일 년 후에는 Adidas Made for(AM4) 프로젝트가 뒤를 이었다. AM4 운동화 시리즈는 영국에서 처음 출시했고, 2018년에는 로스앤젤레스, 뉴욕, 도쿄, 상하이 등으로 확대되었다. 동시에 추가로 스포츠 행사에 맞춘 AM4 모델인 AM4NHL가 스탠리 컵 2018 승자인 아이스하키팀 워싱턴 캐피탈을 위해 개발되었다. 2018년 4월에는 미국 애틀랜타 공장이 문을 열었다.

안스바흐와 애틀랜타 두 스피드 팩토리에서는 각각 50만 켤레 제조가 목표였으며, 이는 각각 2018년에 4억9백만 켤레 제조하도록 한 아디다스 총 생산량의 약 0.122%에 해당한다. 아디다스 신발의 97%는 아시아, 그 가운데 42%는 베트남에서 제조된다.

아디다스의 스피드 팩토리에서는 로봇을 이용한 원가 절감을 통해 낮은 비중의 인건비가 소요된다. 따라서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신발 제조의 작은 일부분이라도 인건비가 낮은 아시아 국가로부터 독일로 가져오고자 했던 목적도 있었다고 독일 매체는 전했다. 온라인 매체 Schuhmarkt(☞참고)에서 Bayrischen Rundfunks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독일 안스바흐에서는 270명의 직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아디다스의 협력 파트너인 Oechsler Motion GmbH는 이번 조치로 약 100명의 일자리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디다스가 아시아에서 대량생산을 독일이나 미국으로 옮기는 것은 프로젝트의 목적이 아니었으며, 대부분의 신발은 여전히 아시아에서 손으로 접착해서 제조한다고 독일 매체들은 강조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안스바흐 공장이 문을 열기 전까지 샤인펠드 공장에서 최상급 선수용 맞춤형 제품 제작을 제외하고는 30년 이상 제조하지 않았다.

아디다스는 스피트 팩토리에서 개발한 기술을 아시아의 두 납품업체에 이관하여 활용하며, 이는 짧은 상품 개발 시간다양한 유형의 신발을 제공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매체에 의하면 짧은 제조 시간은 스피드 팩토리에서 만들어지는 모델이 18주에서 2주로 감소되는 생산 시간을 의미한다.

스피드 팩토리 기술 개발은 합성수지 전문 기업인 Oechsler가 담당했으며, 개발된 기술을 자동차, 의료 및 혁신적인 솔루션 등 다른 사업 분야의 제조에 활용했다.

아디다스는 향후 상품의 다양화에 기여할 Boost 기술이 적용된 신발 밑창, 축구화 밑창 생산 및 4D 밑창의 출력을 위해 Oechsler와 계속 협력할 예정이며, 제작 프로세스의 개발, 개선, 테스트는 1959년부터 운영된 독일 샤인펠드 adilab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디다스는 리복을 포함해 2019년 현재 5만7천명의 직원이 종사하고 있으며, 2018년에 약 220억 유로(약 28.6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Boost 기술의 목적은 부드러우면서도 반작용하는 두 가지 서로 반대되는 특성을 가진 완충을 개발하는 것임.


아디다스는 보도자료에서 짧은 시간에 더 많은 모델을 제공하기 위해 아시아의 납품업체에게 기술을 이전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인더스트리 4.0과 관련하여 아디다스에서 밝힌 중요한 초기 의도는 개인 맞춤형 운동화를 고객 가까운 곳에서 24시간 내 제공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서 향후에도 개인 맞춤형 운동화를 계속 제공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아디다스의 이번 조치에 대해 스마트제조혁신포럼(Smart Manufacturing Innovation Forum, SMIF)에서 활동 중인 전문가들 사이에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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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제조는 생각보다는 복잡하다. 따라서 공정관리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럴 줄 알았다. 패션 산업에서는 그런 쇼를 많이 한다. 그러나 양산은 쉽지 않다.” 이런 부정적인 평가도 있는 반면 “아디다스의 스피드 팩토리는 홍보 차원에서 엄청난 성공이다. 그렇지 않았으면 스포츠 용품 1위 업체인 나이키와 큰 격차가 있었을 텐데 격차가 많이 줄어들었다. 아디다스의 혁신 노력은 계속될 것이고 조만간 의미 있는 성과를 낼 것이다.” 이와 같은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듯 아디다스의 주가는 2015년 이후 꾸준히 상승해 2019년11월 주가(약 270유로 이상)는 2015년 12월 (90.91유로/2015년12월4일) 주가의 약 3배 정도다. ([그림 2] 참조). 아디다스의 스피드 팩토리가 향후 아시아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어떻게 발전될지,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추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그림 2] 아디다스의 주가 변화. (사진=구글)

아디다스의 스피드 팩토리가 향후 어떻게 진화하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및 미래 시나리오는 다양하게 테스트될 필요가 있고, 실험이 끝난 이후 성공적일 경우 애플리케이션 시나리오는 데모 시스템으로 활용될 수 있다. 본 연재의 다음 [13부]에서는 인더스트리 4.0 데모 시스템과 테스트 시스템의 의미 및 현황에 대해 알아본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은 (사)한국ICT융합네트워크 상근부회장

(현) 스마트제조혁신포럼(SMIF) 사무총장, 울산과기원(UNIST) 겸임교수. SAP 코리아 상무, 독일 프라운호퍼 포커스 연구소Fraunhofer FOKUS 한국 대표, 삼일회계법인/PWC 상무, 카이스트 소프트웨어대학원 초빙교수, 독일 뮌스터대학교 객원연구원, 한국정보사회진흥원 IT성과관리단장,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초빙연구원을 역임했다. 독일 쾰른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주요 저서로는 'Enterprise Solution', '이제 SAP ERP로 성공을 열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