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는 MS 블록체인·AI 기술 어떻게 쓸까

블록체인에 원두 산지정보 추적…지역맞춤형 추천 서비스도

컴퓨팅입력 :2019/05/07 15:16    수정: 2019/05/07 15:16

[시애틀(미국)=임민철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다국적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에서 애저 클라우드 기반의 블록체인 서비스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하는 방식을 자세히 소개했다.

이 소식은 스타벅스 미국 본사가 지난 3월 연례 주주총회에서 '디지털로 추적할 수 있는 커피(digitally traceable coffee)' 서비스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계획의 배경에 해당하는 MS 기술 활용 사례를 구체화한 것이다. [원문보기 ☞ Greener cups, fewer straws and tracing your coffee’s journey via app]

당시 스타벅스 발표엔 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매장에서 판매하는 커피 원두의 생산지와 운송 이력을 보여주는 기능을 시범 제공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앱을 통해 커피 원두 포장재에 부착된 신호를 인식하면, 그 속에 담긴 원두 가운데 80%가 콜럼비아, 20%가 브라질 농장에서 생산됐다는 정보를 알려 주는 식이다. 당시 스타벅스는 믿을 수 있는 출처 기반으로 커피 원두의 산지 정보를 제공한다는 설명을 보탰는데, MS나 블록체인 관련 언급은 빠졌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빌드2019 기조연설 중 스타벅스의 애저 클라우드, AI, IoT, 블록체인 기술 활용 사례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마이크로소프트]

MS는 이날 사례 공개를 통해 스타벅스의 원산지 정보 기록에 애저 클라우드 기반의 블록체인이 활용됐다고 밝혔다.

6일(현지시간) MS 공식 뉴스 사이트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지난해에만 세계 각지 38만곳의 커피농장에서 원두를 사들였다. 이 가운데 소비자에게 커피 원두 정보를 더 많이 제공하기 위해 디지털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판매된 원두가 어디서 왔는지를 알게 함으로써 커피농가에게도 잠재적으로 이익이 된다는 판단에서였다. [원문보기 ☞ Starbucks turns to technology to brew up a more personal connection with its customers]

스타벅스는 이를 위해 MS의 '애저 블록체인 서비스(Azure Blockchain Service)'를 사용했다. 이 블록체인 기술은 산지에서 커피의 이동 경로와 최종 포장에 담기기까지의 변천 과정을 추적케 해준다. 각 단계별 상태가 모든 이해당사자에 의해 공유되고 변조될 수 없게끔 블록체인에 기록된다.

빌드2019 쇼케이스 현장에서 스타벅스의 드라이브스루 매장 디지털사이니지 메뉴추천 시나리오를 소개하고 있는 아니타 라오 MS 프로그램 매니저. [사진=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가 단순히 MS의 블록체인 기술만 도입한 건 아니다. 이날 MS 임직원들은 미국 시애틀 워싱턴스테이트컨벤션센터 '빌드2019' 컨퍼런스 현장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한 커피 생산지 이력 추적 시스템뿐아니라 애저의 AI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스타벅스의 강화학습 모델 기반 지능형 메뉴 추천 시스템 '딥브루(Deep Brew)'와 사례도 함께 설명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기조연설을 통해 "스타벅스의 상징적인 경험과 디지털 전반에 걸쳐 블록체인과 지속가능성, IoT와 커피 기계, 또한 인공지능(AI)을 통한 모든 것을 완전하게 하고자 그들의 비즈니스영역 동료 그리고 제품 매니저와 마케팅과 협력하는 스타벅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의 야심은 현시점에 볼 수 있는 흥미로운 모습 가운데 하나"라고 평했다.

나델라 CEO의 기조연설 한 대목으로, 올리비아 버지스 MS 애저 스피어 파트너 마케팅 리드와 아니타 라오 MS 프로그램 매니저가 빌드2019 쇼케이스장에서 딥브루를 포함해 스타벅스가 구축해 활용하고 있는 MS 애저 클라우드와 AI 기술 기반 IoT 서비스 시연을 진행했다.

빌드2019 쇼케이스를 통해 스타벅스의 애저 스피어, 커스텀 MCU 등 활용 사례를 설명하고 있는 올리비아 버지스 MS 애저 스피어 파트너 마케팅 리드. [사진=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는 강화학습 모델 기반 지능형 추천시스템 딥브루를 개발했다. 딥브루를 사용해 스타벅스는 드라이브스루 매장같은 환경에서 초기 시범운영을 통해 더 소비자에게 맞춤형 응대를 수행하는 식의 서비스를 실험할 수 있다. 딥브루는 모든 스타벅스 매장에 적용할 게 아니라 특정 연월일시에 어느 매장이 인기있는가, 현재 어느 매장이 이용가능한가, 현재 날씨같은 조건은 어떤가와 같은 여러 요인을 통해 딥브루가 선별한 매장에 맞춤형 주문을 제안한다는 설명이다.

시연은 딥브루의 기술을 사용 중인 디지털사이니지를 설치한 산타모니카의 드라이브스루 스타벅스 매장 환경을 가정하고 진행했다. 사이니지의 화면에선 소비자 역할로 클라우드마끼아또 메뉴를 주문한 라오 매니저에게 딥브루의 AI 추천을 통해 현시점에 비슷한 조건에서 다른 소비자가 선택했다고 파악된 추가 메뉴를 보여 줬다. 이 추가 메뉴의 추천은 다른 매장 환경일 경우 해당 지역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이뤄진다.

라오 매니저는 "개인별 (메뉴) 주문 내역과 딥브루의 인사이트를 활용해 스타벅스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더 개인화된 추천을 생성할 수도 있다"면서 "딥브루는 확장성을 갖춘 최신 머신러닝 기술로 스타벅스가 혁신과 실험을 수행케 해주는 새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버지스 리드는 스타벅스가 세계 3만개 매장에서 관리하고 있는 커피 로스팅 기계를 IoT 기술로 연결해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설명했다.

스타벅스가 애저 IoT 센트럴에 연결해 기존 커피머신을 유지보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외장 기기 시큐어 엣지 모듈. [사진=마이크로소프트]

그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애저 클라우드서비스를 사용해 '커넥티드 커피 장비'를 관리한다. 이는 애저 기반의 IoT 솔루션을 위한 플랫폼 '애저IoT센트럴(Azure IoT Central)'을 활용한 결과다. 스타벅스는 커피 기계의 수온, 압력, 추출시간을 지켜볼 수 있고, 매장의 '마스트레나2'라는 플래그십 장비가 바리스타가 매시간 고품질 음료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스타벅스는 마스트레나2 장비를 애저IoT센트럴에 연결함으로써 예지정비(predictive maintenance) 모델로 장비 운영 효율을 높였다. 장비의 잠재적 문제를 원격으로 측정하고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했고 그 파트너들이 고객들과 연결될 수 있는 시간을 늘려 고객만족도를 더 높일 수 있게 했다.

스타벅스는 애저를 사용해 커피 장비를 연결할 IoT 솔루션으로 '애저 스피어(Azure Sphere)'를 선택했다. 애저 스피어는 MS 시큐어 아키텍처를 사용한 마이크로컨트롤러(MCU)와 리눅스 기반 커스텀 운영체제(OS)와 클라우드 시큐리티 서비스를 결합한 솔루션이다. 스타벅스는 애저 스피어의 커스텀 MCU를 새로운 장비에 탑재할 수 있고 기존 장비에는 외장형 모듈을 연결함으로써 애저 스피어를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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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 매니저도 스타벅스가 애저 블록체인 서비스 기반의 원두 산지정보 추적 서비스를 구축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내 폰을 사용해 (원두) 포장의 코드를 읽으면 애저 블록체인 서비스에 저장된 커피의 이력을 불변 기록으로 볼 수 있다"면서 "고객들은 이 정보로 그 커피 원두가 어디서 자랐는지와, 스타벅스가 해당 지역 농부를 지원한다는 점과, 원두가 언제 어디서 로스팅되고 테이스팅됐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MS의 애저 블록체인 서비스는 허가된 노드만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는 '컨소시엄 블록체인'을 구축케 해준다. 네트워크 구성과 관리 부담을 줄이고 편의성을 지원하는 매니지드 블록체인 서비스다. 애저 블록체인 서비스가 지원하는 블록체인 원장은 JP모건이 개발한 이더리움 기반의 '쿼럼(Quorum)'이다. MS는 지난 2일 애저 블록체인 서비스 출시 소식을 내놓으며 스타벅스도 쿼럼을 사용 중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 마이크로소프트, 블록체인 개발자 전방위 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