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인앱 결제 도입...뷰티·패션커머스 시장 삼킬까

"외산 플랫폼 공격에 위기감 느낀다"

인터넷입력 :2019/03/21 17:31    수정: 2019/03/21 17:32

최근 인스타그램이 앱을 떠나지 않고 결제할 수 있는 기능을 출시한 가운데, 뷰티·패션 분야 쇼핑 판도가 인스타그램으로 넘어올지 주목된다.

홈페이지나 별도 결제 플랫폼을 통하지 않고도 쉽게 물건을 팔고 살 수 있기 때문에 온라인 전자상거래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반면 한편으로는 이커머스 시장이 외산 플랫폼으로 쏠릴 수 있다는 우려와 위기감이 엿보인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은 최근 앱 안에서 결제할 수 있는 '체크아웃' 기능을 출시했다. 이 기능은 현재 미국 일부 브랜드 대상으로 적용됐으며, 추후 지역이 확대될 예정이다.

인스타그램 결제 기능 체크아웃

체크아웃 기능을 도입하면 사진속 태그를 통해 결제까지 인스타그램 앱 안에서 이뤄질 수 있게 만들 수 있다. 계정 운영자가 걸어둔 별도 사이트로 이동하지 않아도 돼 매끄러운 결제가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인스타그램은 해당 기능을 사용하는 브랜드 회사에게 판매수수료를 부과해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수수료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인스타그램은 지난해 게시물 내 제품 가격과 정보를 노출시킬 수 있는 쇼핑 기능을 출시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수잔 로즈 인스타그램 프로덕트 마케팅 디렉터는 한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쇼핑 기능은 소비자가 좀 더 구매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상품 구매 페이지로 연결되는걸 도와주는 기능"이라며 "인앱 결제 기능 추가 계획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외신은 인스타그램이 광고 포화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수수료 매출을 낼 수 있는 결제 기능을 선보인 것으로 분석했다.

회사 측은 아직 미국 이외에 지역에 체크아웃 기능을 확대할 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인스타그램의 이같은 행보에 국내 커머스 플랫폼 업체들은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미 제품 판매 마케팅에 필수적인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인스타그램이 광고시장뿐 아니라 쇼핑시장까지 장악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인스타그램 결제 기능 체크아웃

특히 최근 SNS 팔로워 수가 많은 인플루언서들의 뷰티·패션 관련 상품 판매가 증가함에 따라, 인스타그램의 결제 기능 추가가 국내 커머스 시장에 파장을 일으키기 충분하다는 견해도 있다.

인스타그램에 따르면 매일 1억3천만명 이상의 사용자가 쇼핑 관련 피드에서 제품 태그를 누르고 있다. 결제 기능 추가로 태그를 누르는 행위가 결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유추가 가능하다. 인스타그램 이용자의 80%가 비즈니스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다는 것도 이같은 예상을 뒷받침 한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상품 판매 시 별도 결제 플랫폼이 필요없기 때문에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 보다는 네이버나 홈쇼핑 구축을 도와주는 플랫폼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며 "물건을 판매한다는 허들이 인스타그램으로 낮아질 수 있어 온라인 커머스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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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자 입장에서는 인스타그램으로 마케팅도 하고 결제까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결제 기능을 굳이 넣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다. 인스타그램은 간편결제 사업자인 페이팔과 협력해 결제 기능을 서비스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결제 기능은 쇼핑 흐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인스타그램 쇼핑 기능의 파급력은 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커머스 플랫폼 사업자 입장에서는 외산 플랫폼의 공격에 위기감을 느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