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CES서 '스마트카' 자존심 싸움

각종 행사서 '미래 자동차 사업' 중요성 강조

카테크입력 :2016/01/06 17:47    수정: 2016/01/06 17:56

<라스베이거스(미국)=조재환 기자>올해 CES 2016에 나란히 참석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향후 미래 자동차 산업을 놓고 한치의 양보 없는 자존심 싸움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CES 2016의 큰 화두는 바로 차세대 자동차다. 자율주행차, 전기차 등을 아우르는 스마트카 산업의 발전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CES 2016을 주최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올해 자동차 전시 규모를 지난해 행사에 비해 25% 키웠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 CES 2016에서 자동차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전시는 하지 않는다. 혁신과 프리미엄을 모티브로 담은 가전 전시와 사물인터넷(IoT)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방침이다. 하지만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 사장, 안승권 LG전자 CTO 사장 등이 자동차 산업 발전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는 등 CES를 기점으로 두 회사 간 물밑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동차 언급 많은 LG "폭스바겐과 새 전기 콘셉트카 협력 논의 중"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호텔에서 열린 LG전자 글로벌 컨퍼런스는 LG전자의 향후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날 글로벌 컨퍼런스 무대에 오른 안승권 사장은 LG전자가 최근 개발하고 있는 파노라믹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Panoramic Information Display) 기술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또 TV, 모바일, 가전 사업 등에서 축적한 디스플레이, 센서, 카메라, 통신, 모터, 컴프레서 등의 기반 기술들을 자동차에 적용하는 사례를 소개했다. LG전자가 최근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을 강화해나가고 있는 움직임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CES 2016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에 모습을 보인 안승권 LG전자 CTO(사장) (사진=지디넷코리아)

안 사장의 발표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폭스바겐은 LG와 기술적으로 협력한 전기차 ‘BUDD-e'를 공개했다.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깜짝 발표다. 폭스바겐은 LG의 기술을 활용해 차량 실내에서 스마트 냉장고의 실시간 정보를 파악할 수 있고, 주행 도중에도 집 안 에너지 절약 모드를 실행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기능은 LG전자 내 스마트홈/IoT 기술의 최고 전문가인 최성호 LG전자 전무가 폭스바겐 기조연설 현장에서 직접 발표했다.

LG전자의 이같은 움직임은 향후 자동차 관련 산업 확장 가능성과 연관될 수 있다. 해가 지날수록 CES에서 자동차 관련 전시 비중을 높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폭스바겐과 LG는 지난해 3월 폭스바겐 그룹 자회사 이탈디자인과의 협력을 시작해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협력을 해왔다“며 ”새롭게 공개된 전기 콘셉트카 프로젝트의 공식 사업화에 대해 논의중이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5일 오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16 기조연설 행사에 공개된 폭스바겐 'BUDD-e' 전기 콘셉트카(사진=폭스바겐)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車 산업은 사물인터넷 가치 창출하는 마지막 단계"

LG전자와 달리 삼성전자는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자동차와 관련된 이야기를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라는 성격에 맞게 IoT와 가전 분야 소개에 집중한 모습이다.

CES 2016에 참석한 저널리스트,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가 이번 행사에서 자동차 관련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윤부근 사장은 이같은 예상을 뚫고 5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자동차 산업의 가능성과 IoT를 직접적으로 연관지어 설명했다.

5일 오후 미국 라스베이거스 아리아 호텔에서 열린 CES 2016 삼성전자 간담회에 참석한 윤부근 사장. (사진=지디넷코리아)

윤 사장은 “자동차 관련 산업은 사물인터넷의 가치를 창출하는 마지막 단계며 붐을 일으키고 있다"며 ”CCTV 위치나 다른 사고 데이터를 종합하는 IoT 기술이 발달되면 사고 가능성이 줄어들어 보험업계 변화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삼성전자의 자동차 전장사업의 향후 운영 방안 중 하나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전장사업팀은 지난해 12월초 조직개편에 따라 신설됐다. 자체적으로 높은 성장을 기록한 스마트폰 등을 활용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초기 목표다. BMW 신형 7시리즈 뒷좌석용 태블릿, 르노삼성 T2C 태블릿 등이 삼성전자의 전장사업 진출의 대표모델이다. 향후 BMW가 삼성전자 기술을 활용한 첨단 기능을 선보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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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사업팀은 윤 사장의 담당 부서가 아니다. 하지만 윤 사장이 수 없이 강조한 IoT 기술이 스마트카에 적용된다면 큰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CES 2016은 6일부터 9일까지 열리며, 자동차 전문 전시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노스홀에서 진행된다.

QM3에 탑재되는 태블릿 내비게이션 'T2C'(사진=르노삼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