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앱, 삼성 TLC 기반 올플래시스토리지 출시 예고

컴퓨팅입력 :2015/09/16 15:33    수정: 2015/09/16 18:36

삼성전자의 트리플레벨셀(TLC) 기반 3D V낸드 플래시 저장장치가 드디어 기업용 데이터센터 인프라 시장으로 무대를 넓힐 전망이다. 김백수 한국넷앱 대표의 최근 암시(☞관련기사)대로 스토리지전문업체 넷앱이 삼성 TLC 낸드를 적용한 올플래시스토리지 제품을 출시키로 예고했다.

발 베르코비치 넷앱 빅데이터 및 클라우드 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16일 서울 파크하얏트 호텔 간담회에서 "넷앱은 '올플래시FAS'에 삼성전자의 V낸드 TLC를 채택했다"며 "엔터프라이즈급 성능과 용량을 제공해 넷앱 올플래시FAS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플래시FAS는 넷앱의 기존 유니파이드스토리지인 FAS 시리즈에 플래시 저장장치를 위한 특성을 가미해 개발된 제품군이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가 아닌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탑재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이 SSD의 기록매체는 TLC가 아니라 멀티레벨셀(MLC) 낸드플래시였다.

범용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데이터입출력속도, 안정성, 내마모성이 높지만 용량당 가격이 비싼 싱글레벨셀(SLC)과, 비교적 저렴하면서 어느정도 속도와 안정성을 보완 가능한 MLC와, 아주 저렴하지만 성능과 신뢰성이 보편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TLC로 나뉜다.

이런 이유로 TLC기반 저장장치는 애플 아이폰같은 소비자용 기기에 부분적으로 쓰였다. 기업용 스토리지에선 보기 어려웠다. 1년전 퓨어스토리지의 경우 가격경쟁력 관점에서 TLC기반 제품을 '고려 중'이라고만 언급했다. (☞관련기사) 바이올린메모리는 아예 내년까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넷앱은 이제 기업환경을 겨냥한 자사 올플래시스토리지를 삼성전자의 TLC낸드플래시 기반으로 제공할 것을 공언했다. 이는 기존 삼성전자와의 협력에 바탕을 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넷앱은 또다른 올플래시스토리지 '플래시레이' 개발을 위해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와 협력 중이었다. (☞관련기사)

TLC는 용량당 가격만 놓고 볼 때 MLC보다 저렴하다는 점에서 스토리지 제조사와 사용자에겐 이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기업 환경에서 요구하는 내마모성과 데이터안정성, 데이터 입출력속도를 보장하지 못한다는 게 약점이었다. 넷앱과 삼성전자는 이걸 어떻게 극복했을까?

베르코비치 CTO는 "우선 넷앱 플래시레이 개발팀이 올플래시FAS의 TLC의 물리적 기록작업을 제어하는 소프트웨어를 개선했고, 삼성이 엔터프라이즈TLC(eTLC)라는 기술을 개발해, (일반 TLC 저장장치를 품은) 소비자용 휴대전화 단말기보다 더 높은 수준의 내마모성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에 TLC낸드플래시 스토리지를 적용할 경우 용량당 가격 절감 이상의 효과가 생긴다. TLC기반 넷앱 신제품으로 스토리지 구축시 동일 용량에 기존대비 66~75%가량 랙 공간이 절약된다. MLC 대비 TLC 기반 제품의 기록매체 부피와 필요 SSD컨트롤러 댓수가 작기 때문이다.

베르코비치 CTO는 "삼성 TLC 적용 제품은 이제 테스트 단계를 마쳤고, 시점을 밝힐 수는 없지만 곧 정식 출시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며 "eTLC 활용을 비롯해 높은 내마모성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사 대비 '물리적 쓰기' 작업을 훨씬 줄이는 등 기술적 성과를 담은 백서도 내놓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그는 넷앱 본사의 미래 스토리지 비전인 '넷앱데이터패브릭' 비전을 구체화하는 주제강연을 진행했다. 데이터패브릭 비전에 따르면 세계 스토리지 시장은 5년 이내에 기성 하드웨어 공급 중심 체제를 벗어나 클라우드와 차세대 메모리 기술 '3D크로스포인트'를 주축으로 재편된다.

핵심은 데이터가 개별 스토리지 장비를 넘어서 기업내 데이터센터, 여러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퍼블릭 클라우드까지 경계 없이 오갈 수 있는 통합 관리 기술(데이터패브릭)이 기업의 핵심 요구사항으로 대두되고, 3D크로스포인트가 주류 저장매체로 성장해 HDD와 SSD의 존재를 위협할 것이란 관측이다.

넷앱은 소프트웨어를 통해 기업이 특정 클라우드 인프라 솔루션에 종속되지 않으면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의 유연함과 탄력성을 활용할 수 있게 하고, 호환성이 없는 인프라 구조간 연계와 데이터 통합관리를 위한 기술과 솔루션을 제공해 클라우드간의 간편한 데이터 이동을 지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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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코비치 CTO는 "데이터는 서비스 신규 개발 단계와 수요예측이 어려운 상태일 때 하이퍼스케일 환경에서, 예측이 가시화하면 비교적 저렴한 클라우드 환경에서, 경우에 따라 비용 효율적인 상황일 때는 온프레미스 환경에서서 운영되는 등 그때그때 자리를 바꿀 수 있다"며 이동성을 강조했다.

넷앱은 IDC 자료를 인용해 최근 1년간 데이터를 아마존웹서비스에서 다른 클라우드서비스나 온프레미스 환경으로 옮긴 기업이 과반수(52%)이며, 이중 열에 여섯(59%)은 저렴한 클라우드서비스로 옮긴 사례라 전했다. 경제성 때문에 온프레미스로 옮긴 경우도 기업 열에 넷(38%)에 달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