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올플래시스토리지, 저렴한 낸드플래시 각광"

일반입력 :2014/10/23 16:56    수정: 2015/04/22 08:58

올플래시스토리지 전문업체 퓨어스토리지가 기업 데이터센터 환경을 위한 저장매체로 비교적 저렴한 낸드플래시메모리가 각광받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삼성전자와 인텔 같은 반도체 제조사 입장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기업용 플래시보다 가격이 더 저렴한 소비자용 플래시를 더 많이 공급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마이클 콘웰 퓨어스토리지 아태일본(APJ) 지역담당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 21일 이같은 전망을 포함한 올플래시스토리지 시장 동향과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퓨어스토리지의 기술 전략 및 경쟁력에 대해 밝혔다.

플래시로 디스크를 대체하는 흐름의 주요 변수인 플래시의 경제성이 자사 기술로 크게 늘어났다고 강조하면서다.

퓨어스토리지는 2012년 첫 제품을 출시하면서 플래시의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 멀티레벨셀(MLC)을 사용했다. 중복제거와 압축 기능을 지원했다. 이후 플래시스토리지 업체들이 모두 우리 움직임을 뒤따르고 있고, 경쟁사들은 신규 업체를 인수하기도 했다. 현재 데이터센터에 플래시가 널리 쓰인다. 1계층 메인스토리지에 플래시가 들어간다.

MLC는 싱글레벨셀(SLC)에 비해 같은 값에 더 많은 용량을 쓸 수 있어 널리 쓰이는 낸드플래시메모리 소자다. 생산방식이나 안정성은 동일한데 기록을 반복할 때 자료를 지켜줄 수 있는 '내마모성' 수준에 따라 '기업용(e)MLC'와 '소비자용(c)MLC'로 나눌 수 있다.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어떤 MLC로 만들었느냐에 따라 가격차가 크다.

퓨어스토리지는 자사 스토리지 장비에 가격 부담이 덜한 cMLC 기반 SSD를 사용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고객사들에겐 경쟁사 제품에 비해 더 나은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비싼 eMLC 기반 SSD를 쓰지 않고도 기업내 데이터센터 스토리지 장비에서 필요로하는 수준의 기록 안정성과 보존성을 실현했다는 이유에서다. 사실이라면 그 비결이 뭘까.

5년 전 플래시란 저장매체를 경제적으로 만드는 소프트웨어(SW))를 개발했다. 올플래시스토리지 제품은 단순히 SSD를 스토리지 박스에 담은 게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접근법을 녹여낸 것이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기반 스토리지에서 출발해 이제 플래시를 도입하려 하는 전통적인 장비업체의 접근 방법보다 차원이 높은 것이다.

그에 따르면 퓨어스토리지는 새로운 SW를 개발하고 스토리지 사용자 경험을 고도화하기 위해 시장에서 원하는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기능과 툴을 갖추는 데 주력해 왔다. 최근 출시한 4세대 제품은 온전한 엔터프라이즈 기능 세트를 갖춘 모델로, 흔히 '직렬부착SCSI(SAS)'라 불리는 데이터센터용 고사양 디스크도 대체할 수 있다고 한다.

콘웰 CTO에게 물었다. 기업들이 비싼 1계층 스토리지의 고성능 디스크 장비를 대신해, 일부러 좀 저렴한 낸드플래시를 골라 만든 퓨어스토리지의 올플래시스토리지 장비를 도입하겠다고 결정할 수 있을까? 이런 기업들 입장에서, 올플래시스토리지에 저렴한 cMLC SSD를 활용하는 게 플래시의 경제성 실현에 도움이 되는 요인의 하나일까?

제조 과정상의 테스트 방식과 안정성을 위한 최적 값 설정이 다를 뿐 cMLC와 eMLC 낸드플래시에 큰 차이는 없다. eMLC가 기업 환경에 알맞다고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cMLC든 eMLC든 신뢰성은 근본적으로 같다고 봤다. eMLC가 유일하게 더 낫다고 여겨지는 내마모성 측면의 불리함은 우리가 SW로 해결했다.

콘웰 CTO는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이렇게 말을 이었다.

퓨어스토리지의 메모리 공급 파트너인 삼성전자의 경우, 초기 낸드플래시 제조 과정에서 쌓아 온 노하우와 모든 기술력이 기업용 제품뿐아니라 그 모든 생산 라인의 낸드플래시에 반영돼 있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썬 재직 당시 삼성과 함께 1세대 플래시 부품을 개발한 경험도 있는데, 삼성은 당시부터 그런 일을 하고 있었다.

사실 cMLC 기반 올플래시스토리지는 퓨어스토리지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23일 한국지사 설립에 이어 사업 전략을 제시한 경쟁사 솔리드파이어나 글로벌 스토리지 전문업체 넷앱이 최근 야심차게 개발해 출시를 앞둔 올플래시스토리지 '플래시레이' 모델에도 eMLC가 아닌 cMLC 낸드플래시가 쓰일 수 있다.

퓨어스토리지뿐 아니라 다른 회사들도 eMLC 대신 cMLC 기반 SSD를 넣은 스토리지 장비를 공급할 경우 고객사들에게 비슷한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cMLC라는 저장 매체도 기업 데이터센터 환경에서 충분히 쓰일 수 있으며 기술적으로 부족한 측면이 있더라도 그 스토리지 제조사의 SW 기술력이 보완해 줄 수 있다는 식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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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에게 성능과 안정성, 유지관리에 문제가 없다면 저렴한 cMLC 기반 스토리지 제품이 확산될 것이라 짐작 가능하다. 콘웰 CTO도 퓨어스토리지, 솔리드파이어, 넷앱 플래시레이 외에도 올플래시스토리지 업계서 cMLC 기반 SSD 사용이 유행할 수 있다고 봤다. 향후 용량 단가가 더 저렴한 트리플레벨셀(TLC)이 쓰일 수도 있다고 암시했다.

그렇다. 엔터프라이즈 플래시(eMLC)의 가치는 여타 제품(cMLC 기반 스토리지)들의 내마모성이 강화될수록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플로팅게이트와 차지트랩의 한계를 극복한) 'V낸드' 구조의 낸드플래시가 향후 데이터센터 수요의 중심에 자리잡을 수도 있다. 낸드플래시는 더욱 빠르면서도 저비용과 고신뢰성을 보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