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플래시 가격인하에 삼성전자 역할 큰 이유

넷앱, TLC 메모리 기술 협력 필요 강조

컴퓨팅입력 :2015/09/09 14:24    수정: 2015/09/16 16:04

글로벌 스토리지 업체 넷앱이 자사 플래시 스토리지에 주류인 멀티레벨셀(MLC) 메모리 대신 트리플레벨셀(TLC) 메모리를 활용하려면 기술 파트너인 삼성전자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밝혀 주목된다.

김백수 한국넷앱 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넷앱의 기업용 플래시스토리지 제품에 "TLC를 도입하려면 현재 (삼성전자와의) 기술분야 협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백수 한국넷앱 지사장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데이터입출력속도, 안정성, 내마모성이 높지만 용량당 가격이 비싼 싱글레벨셀(SLC)과, 비교적 저렴하면서 어느정도 속도와 안정성을 보완 가능한 MLC와, 아주 저렴하지만 성능과 신뢰성이 보편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TLC로 나뉜다.

스토리지 제조사에겐 플래시 제품에 가격이 훨씬 저렴한 TLC메모리를 쓰는 게 제조원가 측면에서 훨씬 유리해 이익이다. 다만 기업용 스토리지 장비엔 MLC메모리가 통용되고 있는데, 아직 TLC는 기업 시장에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속도, 안정성, 내마모성 보장이 어려워서다.

김 대표는 "엔터프라이즈 영역 스토리지에 TLC를 쓰려면 (플래시미디어의 수명을 보호하고 성능을 최적화하는) 소프트웨어 기술로 데이터 안정성이 확보돼야 한다"며 "현재 협력 중인 삼성 메모리사업부에서도 이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 넷앱은 올플래시스토리지 제품 '플래시레이'와 그 스토리지 운영체제(OS) '마스(MARS)'를 정식 공개했다. 당시 넷앱은 설계 초기부터 삼성전자와 협력해 왔다고 밝혔고, 삼성 측에서도 플래시레이와 짝을 이루는 플래시메모리가 기업 데이터센터의 경제성을 높여줄 것이라 강조했다. (☞링크)

넷앱은 한국을 비롯한 일부 시장에서 플래시레이를 시범 공급해 왔다. 이로써 최근 스토리지업계 관심이 집중된 올플래시스토리지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면서도, 당장 올인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플래시와 디스크 저장매체를 혼용함으로써 올플래시보다 효율적인 데이터 관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크리쉬나 아라니 넷앱 한국 및 아시아지역 총괄 부사장

넷앱 본사의 한국 및 아시아지역 총괄 임원, 크리쉬나 아라니 부사장은 지난주 김 대표와 동석한 자리에서 "기업에겐 성능뿐아니라 총소유비용도 중요한 고려사항"이라며 "사용 빈도에 따라 데이터를 가장 효율적인 저장소에 둘 수 있는 이동성이 지원되는 하이브리드 기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넷앱이 올플래시스토리지 플래시레이를 제쳐 놓고 SAN장비 E시리즈의 올플래시버전인 EF시리즈, 유니파이드장비 FAS시리즈의 올플래시버전인 AFF시리즈 성과를 강조하는 이유는 이렇게 요약된다. 단일 제품의 성능보단 전체 운영 환경의 통일성과 관리 효율성이 핵심이라는 얘기다.

관련기사

올플래시스토리지는 성능이 우선시되는 특정 업무에 걸맞는 해법이지만, 넷앱 고객사 비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여러 기업들처럼 갈아엎을 수 없는 '레거시' 인프라를 보유한 조직 입장에선 단독으로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없다는 게 아라니 부사장의 지적이다.

그는 "기업에는 사일로 저장소, 성능이 상이한 저장매체, 관리 인력이 구별된 NAS와 SAN을 넘나드는 데이터 이동성이 필요하다"며 "넷앱도 뛰어난 플래시 기술을 갖췄지만, 이걸 모든 워크로드에 적용하기보단 기업의 하이브리드 환경에 알맞은 '데이터패브릭'과 관리 역량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