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팔라·스파크·티볼리 '쾌속 질주'

판매 호조에 내수시장 활기

카테크입력 :2015/09/04 16:19    수정: 2015/09/04 18:17

정기수 기자

최근 국산 완성차 업체들이 내놓은 신차들이 잇따라 판매 호조세를 보이며 모처럼 국내 자동차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달이 휴가철인 '비수기'임에도 불구, 신차 효과로 판매량이 크게 확대됐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자동차,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5개 국내 완성차 업체의 지난달 국내시장 판매량은 12만400대로 전년동월 대비 13.6% 급증했다.

특히 한국GM '임팔라'와 '신형 스파크', 쌍용차 '티볼리 디젤' 등 신차들이 내수 실적을 견인했다.

쉐보레 임팔라 주행 모습(사진=한국GM)

■임팔라, 흥행 넘어 판매 '광풍'

한국GM 임팔라는 최근 한 달여간 5천여대가 넘는 계약이 이뤄졌다. 지난달 31일 하루에만 1천여대에 가까운 계약이 몰렸다. 경쟁차종으로 꼽히는 현대차 '그랜저'의 지난달 판매량은 6천62대로 전월(7천44대) 대비 13.9% 감소했다. 대수로 따지면 공교롭게도 1천여대 줄었다.

임팔라의 계약물량이 그랜저의 수요를 잠식했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다만 업계에서는 그랜저의 노후화와 임팔라의 신차효과를 감안할 경우 임팔라의 공식 판매가 집계되는 다음달에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임팔라의 국내생산도 시간 문제다. 한국GM은 임팔라가 월 평균 1천대 이상 판매되면 경기도 부평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은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임팔라의 사전계약 물량이 예상의 두 배"라면서 "이 속도로 판매되면 국내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에 충분한 물량 확보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임팔라는 GM의 미국 디트로이트 공장에서 생산돼 국내에 수입, 판매된다. 현재 국내 도입 물량은 월 1천~1천500여대 정도다. 현재 계약물량인 5천여대를 고객들에게 실제 인도하려면 약 2~3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파노라마 선루프를 탑재한 2.5L LTZ 차량은 당장 계약해도 차량을 받기까지 4개월이 소요되며, 검은색이나 흰색이 아닌 은색을 선택하면 내년에나 차량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국GM은 폭주하는 주문량에 맞춰 도입 물량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최근 한국GM은 GM 본사에 임팔라의 추가 공급을 요청하고 'OK' 사인을 받았다. 현지 추가 생산을 협의 중이다.

호샤 사장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임팔라의 출고 지연 문제는 근거없는 얘기"라며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일축했다.

임팔라는 1958년 미국에서 첫 출시된 GM(제너럴모터스)의 준대형 대표 세단으로 누적 판매량이 1천600만대에 달한다. 국내에 선보인 임팔라는 2013년 완전 변경된 10세대 차량이다. 이 모델 역시 지난해 미국에서만 14만280대가 팔린 베스트셀링카다.

국내에는 동급 최대 출력(309마력)과 토크(36.5kg·m)를 발휘하는 3.6리터 6기통 직분사 엔진과 동급 최대 토크(26.0kg·m)에 기반한 199마력의 성능을 지닌 고효율 2.5리터 4기통 직분사 엔진의 라인업으로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입차 브랜드의 판매 확대와 소비심리 정체, 세단시장의 부진 등 내수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임팔라의 초반 돌풍은 놀라운 수준"이라며 "해외시장에서 검증된 품질에 합리적인 판매 가격과 부품가 책정을 위한 회사 측 노력이 주효한 결과"라고 말했다.

임팔라의 가격은 3천409만~4천191만원이다. 미국 현지 판매가 대비 최대 500만원가량 저렴하다.

주요 경쟁모델로 지목되는 현대차 그랜저(3천24만~3천875만원)와 비교하면 임팔라가 300만~400만원가량 비싸지만 풀 옵션 모델은 오히려 임팔라가 30만원 정도 더 저렴하다.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과 후측방 경고 시스템 등 그랜저의 상위트림에만 적용된 사양도 전 모델에 기본 제공한다.

보험료 역시 국산차인 그랜저 수준으로 낮췄다. 임팔라는 최근 보험개발원이 실시한 RCAR(세계자동차 수리기술 연구위원회) 테스트에서 수입차 국내 평균보험 등급(5등급)을 웃도는 12등급을 책정받았다.

등급은 1∼26등급으로 구분되는데 등급이 높을수록 보험료가 저렴해진다. 수입동급 모델 중에서는 최저 보험료다. 특히 대부분의 수입 동급 모델 평균 등급이 최저 등급인 1등급인 것과 비교할 때 임팔라가 받은 12등급은 최대 76만원의 자차보험료를 낮춘 결과를 가져온다는 게 한국GM 측 설명이다.

임팔라의 경우 수입차이지만 동일한 AS 혜택을 받는 점도 장점이다. 전국에 있는 한국GM 서비스센터의 혜택과 국내 생산차와 동일한 수준의 공임, 부품가격을 적용받는다. 여기에 한국GM은 임팔라 고객을 위해 특별 고객 케어 서비스 '임팔라 프리미엄 케어'도 선보였다. 임팔라 프리미엄 케어는 '카 케어(Car Care)' 프로그램과 '라이프 스타일 케어(Life Style Care)'로 구성된다.

업계 관계자는 "임팔라의 경우 수입차를 원하는 고객들이 망설였던 부분이 해소됐다"며 "국산차에 비해 비싼 부품가격과 서비스망이 부실해 수입차 구매를 꺼렸던 동급 차종의 수요가 임팔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국GM 신형 스파크(사진=지디넷코리아)

한국GM이 지난달 선보인 '신형 스파크'도 국내 경차 시장에서 7년 8개월 만에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탈환했다. 스파크는 지난달 6천987대가 팔려 기아차 모닝을 33대 차로 제치고 경차 부문 판매 1위에 올랐다. 스파크의 지난달 판매량은 전년동월 대비 53.3% 늘어난 수준이다.

신형 스파크는 안전제어 시스템, 전방충돌 경고 시스템,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 등 경차 수준을 넘는 첨단 안전사양을 갖추고도 주력인 LT트림의 가격은 26만원 인하했다.

여기에 RCAR 테스트에서 최종 19등급에 선정돼 총 15%의 자차 보험료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티볼리, 디젤 가세로 승승장구

쌍용차의 경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의 주문이 폭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쌍용차는 지난달 티볼리를 앞세워 내수시장에서 7천517대를 팔아 전년동월 대비 45.7% 신장했다. 내수에서만 올해 2만6천대가 판매된 티볼리는 디젤 모델이 추가된 가운데 월 계약 대수가 7천대 수준에 달한다. 현재 대기물량만 6천대를 넘어서고 있다.

티볼리 디젤(사진=쌍용차)

쌍용차는 내년 1월께 티볼리의 롱바디 버전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고객 선택 폭을 넓혀 수요를 한층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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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는 오는 15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27일까지 열리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티볼리 롱바디의 양산형 콘셉트카 'XLV(eXciting smart-Lifestyle Vehicle)-Air'를 세계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이번 모터쇼에서 공개되는 XLV-Air를 통해 내년 초 선보일 티볼리 롱바디 버전의 스타일과 상품성을 미리 살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