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1분기 실적, 단통법에 울고 웃다

마케팅 비용 줄었지만, 가입자당 매출은 떨어져

일반입력 :2015/05/06 14:48    수정: 2015/05/06 14:53

단말기유통법이 시행된 이후 두 번째 분기 실적을 내놓은 이동통신3사 모두 마케팅 비용 감소로 영업이익은 급증한 반면,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은 감소했다.

6일 SK텔레콤을 끝으로 이통3사가 1분기 실적을 모두 발표한 가운데 SK텔레콤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9.5% 늘어난 4천26억원, KT는 135.5% 급증한 3천209억원, LG유플러스 역시 26.7% 증가한 1천547억원을 기록했다.

기존 시장 전망치를 그대로 반영, 단말기유통법 시행 이후 마케팅 비용이 대폭 줄어들어든 결과다.

약정 가입자가 꾸준하게 매출 등 수익을 발생시키는 반면, 규제가 강화되면서 신규 가입자 유치에 쓰이는 단말기 지원금과 같은 영업비용은 감소해 실질적인 영업익이 늘어나는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실제 전년 동기와 비교해 SK텔레콤은 지급수수료와 판매수수료는 17.2% 감소했다. KT와 LG유플러스 역시 8.6%씩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었다.

이처럼 극단적으로 마케팅 비용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 1분기 이통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된 탓이 크다. 전년동기 대비 증감폭 수치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렵는 뜻이다.

지난해의 경우 연초부터 이통3사가 타사 가입자를 빼오고 자사 가입자 이탈을 방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높게 책정했다. 전체 가입자 대상이 아니라 신규 가입자에만 재원을 쏟아부으며 비판 여론이 거셌던 시점이다.

즉, 이처럼 극단적인 시장 상황과 단말기유통법 시행 이후를 비교할 경우 영업익이 크게 부풀려 보일 수 있다. 그럼에도 실질적으로 신규 가입자 확보 비용이 줄어들면서 수익성은 호전됐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아울러, 마케팅 비용 감소로 영업익이 늘어난 반면, 이통3사 모두 직전분기 대비 가입자당 월 평균수익(ARPU)이 하락한 점도 눈에 띈다.

SK텔레콤의 경우 지난해 4분기 3만6천673원였던 ARPU가 1분기 3만6천313원으로 1% 하락했다. KT는 1분기 ARPU(무선 기준)는 3만4천389원으로 전분기 대비 2.5% 떨어졌고, LG유플러스도 3만5천792원으로 이통사 가운데 가장 큰 폭인 4.4% 감소했다.

그간 저가 ARPU 가입자가 알뜰폰(MVNO)으로 빠지고 LTE 가입자 비중 확대, 데이터 이용 증가 등으로 ARPU는 떨어지기 어렵다고 예상됐지만 이통3사 모두 단말기유통법의 유탄을 맞은 셈이다.

ARPU의 하락 이유로는 정부가 단말기유통법 시행 효과라고 강조하고 있는 저가 요금제 가입자의 증가가 꼽힌다. 과거처럼 단말기 값 할인을 위해 고가 요금제를 강요하는 판매 행위가 엄격하게 금지됐고, 불필요한 부가서비스 가입도 줄어들어 이통사의 실적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것이다.

ARPU가 높은 LTE 가입 전환이 이통사 모두 60%를 넘어선 가운데 과거처럼 LTE 가입자 증가를 통한 ARPU 증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나아가 단말기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율 20% 적용에 따라 ARPU가 더욱 줄어들 수도 있다는 우려가 업계 내부에서 팽배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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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단말기유통법 누적 효과인 ARPU 하락세가 지속 여부가 향후 이통시장의 판세를 예측할 수 있는 가늠쇠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들은 “연초 목표 ARPU를 맞추기 위한 움직임이 가시화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전반적으로 이동통신 산업의 성장이 정체된 터라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것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