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30km 떨어진 데이터센터도 잇는다"

ACI에 관련 기능 추가

일반입력 :2015/02/24 17:41

시스코시스템즈가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 흐름에 대응해 내놓은 애플리케이션중심인프라(ACI) 기술을 개선해 이제 멀리 떨어진 데이터센터 간 연결까지 지원한다고 강조해 주목된다.

라비 발라크리시난 시스코 데이터센터솔루션 사업부 수석 제품마케팅 매니저는 지난 15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ACI 기술을 탑재한 스위치 '넥서스9000' 시리즈의 '애플리케이션정책인프라컨트롤러(APIC)' 소프트웨어(SW) 새버전 '1.0(3f)'의 특징을 소개했다. (☞링크)

APIC SW는 넥서스9000 장비에서 ACI모드를 쓰기 위한 SW다. 이번에 출시된 APIC SW 1.0(3f) 버전은 '스트레치드패브릭(Streched Fabric)' 기능을 지원한다. 이걸로 30킬로미터(km) 떨어진 데이터센터를 서로 잇는 'ACI패브릭'을 만들 수 있다.

발라크리시난 매니저에 따르면 ACI패브릭은 통상적으로 한 곳에 구축된다. 스트레치드패브릭 기능으로 만들어진 ACI패브릭은 물리적으로 떨어진 데이터센터를 아우르는 가상화된 네트워크 환경을 제공한다. 한 장소에 구축된 것처럼 단일 패브릭으로 작동한다.

시스코는 이 단일 패브릭을 위해 '스파인-리프 구조'로 불리는 넥서스9000 시리즈의 그물형(full-mesh) 토폴로지를 살짝 바꿨다. 각 데이터센터 '리프스위치' 중 일부를 건너편 데이터센터 '스파인스위치'와 통신하는 '환승(Transit)' 리프스위치로 쓰는 방식이다.

원래 각각의 리프스위치는 상위 장비인 스파인스위치와 연결된다. 각각의 스파인스위치 역시 하위 장비인 리프스위치에 연결된다. 이게 그물형 토폴로지다. 그런데 물리적으로 떨어진 두 데이터센터는 모든 리프스위치와 스파인스위치를 서로 연결하기가 어렵다.

발라크리시난 매니저는 다중 데이터센터 시나리오에선 풀 메시 연결이 불가능하거나 이를 구현하는 비용이 비싸진다면서, 원격 데이터센터를 연결할 때 그물형 토폴로지 구성을 일부 제한하고 환승 리프스위치를 도입하기 위한 조건과 그 이점을 설명했다.

다중 데이터센터 시나리오에선 같은 장소에 있는 리프스위치와 스파인스위치끼리만 그물형 토폴로지를 구현한다. 이 상태에서 건너편 데이터센터에 있는 스파인스위치와 연결되기 위해 일부 리프스위치의 역할이 확장된다. 이게 환승 리프스위치의 개념이다.

즉 환승 리프스위치는 같은 장소의 스파인스위치와 접속할 뿐 아니라, 건너편 데이터센터의 스파인스위치에도 접속한다. 이로써 물리적으로 떨어진 두 데이터센터에 배치된 리프스위치들이 서로 간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게 해준다.

시스코는 APIC SW 업데이트를 통해 ACI패브릭의 편의성을 강조하고 있다. 발라크리시난 매니저의 설명에 따르면 넥서스9000 시리즈 고객들은 환승 리프스위치를 쓰기 위해 특별한 설정이나 부가 조치를 할 필요가 없다는 식이다.

그는 또 워크로드 이식성, 가상머신(VM) 이동성도 스트레치드패브릭의 이점에 포함된다며 일반적인 ACI패브릭과 스트레치드패브릭 기능을 적용한 ACI패브릭은 동일한 방식으로 작동하며 온전한 VM관리(VMM) 통합 기능을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가상화SW업체 VM웨어의 v센터로 스트레치드패브릭을 적용한 ACI패브릭 구축 인프라 전체를 아울러 관리한다든지, 양쪽 데이터센터의 ESXi 하이퍼바이저 호스트를 v센터와 분산가상스위치(DVS)로 똑같이 관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스코의 ACI패브릭 구축에 필요한 건 ACI모드를 지원하는 스위치 장비, 넥서스9000 시리즈 뿐이다. 넥서스9000은 지난 11일 공개된 시스코의 회계 2분기 실적에서 매출 성장의 1등공신으로 등극, 회사 성장을 견인한 상징적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관련기사)

SDN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네트워크 장비 업체에 종속되지 않는 개방형 인프라를 원하는 시장 수요가 확산 추세다. 이에 시스코는 현업 인프라에 즉시 적용 가능한 ACI를 자사 하드웨어 사업 핵심 제품에 녹여 경쟁 우위를 갖기 위해 노력 중이다. (☞관련기사)

관련기사

지난 21일 IT미디어 이위크(☞링크)는 이 소식을 전하며 업계 관계자들은 화이트박스같은 저가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를 얹어 SDN을 실현하려는 움직임이 시스코와 주니퍼같이 비싼 네트워크 장비를 파는 회사의 핵심 사업을 위협한다고 말하곤 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위크는 이 진단에 대해 화이트박스는 (네트워크 장비 수요처의 요구사항 중) 관리와 통합 분야에 숙제를 안고 있다며 델, 주니퍼, HP처럼 타사 소프트웨어를 구동 가능한 개방형 스위치를 만드는 OEM의 등장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