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스토리지-네트워크 칩 정조준

SW정의데이터센터로 영토 확장 본격화

일반입력 :2014/09/11 15:58    수정: 2014/09/11 16:33

인텔이 포화된 서버 프로세서 시장을 넘어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를 위한 칩 공급을 가속하기 위해 소프트웨어(SW) 정의 데이터센터 비전을 강조하고 나섰다.

인텔은 11일 국내에 출시한 제온E5-2600 및 1600 프로세서 3세대(v3) 시리즈를 올해 32가지 범용 모델과 35가지 주문형 모델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W정의인프라는 사람의 관리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여러 하드웨어(HW)가 유기적으로 제어되는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가리킨다.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와 그 자원을 묶어 관리하며 데이터센터 전체 운영방식을 SW로 수렴되게 하는 SW정의데이터센터(SDDC) 비전을 인텔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인텔은 서버 두뇌 역할을 맡던 제온 프로세서를 스토리지와 네트워크 장비에도 활용한다면 기업 고객들이 SW정의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일부 x86 프로세서를 탑재한 네트워크 및 스토리지가 있지만, 인텔 칩이 일반적인 데이터센터 인프라에서 서버 이외의 장비에 널리 쓰이진 않고 있다.

SK텔레콤은 인텔코리아 제온E5 v3 프로세서 출시 간담회에서, 차세대 기지국에 이같은 운영모델을 적용하기 위해 인텔과 협력중이라고 공개했다. 인텔칩 기반 HW, 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 기술을 비롯한 가상화SW로 인프라를 설계해 통신서비스에 고성능과 유연한 자원 할당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다.

SK텔레콤 네트워크기술원 김영락 매니저는 현재 네트워크 인프라는 HW종속성, 배타성이 커 여러 제조사 기술을 아우르기 어렵고 평시 가동률이 낮아 효율성도 떨어진다며 인텔칩과 가상화SW에 기반한 '차세대 기지국(vRAN)'은 설계 단순화, 개발운영비 절감, 자원배분 효율화, 다중 업무 처리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희성 인텔코리아 대표는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에 공통된 (제온 프로세서 기반) 아티텍처 도입시 단순한 운영모델로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인프라 관리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며 이런 관점에서 SK텔레콤과 같은 통신사들도 제온 프로세서 기반의 개방형 아키텍처 도입에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인텔 측은 SW중심인프라 구축시, 과거 서버 가상화만 적용된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고질적인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 주장한다. 기존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문제가운데 하나로 가상머신(VM) 동작시 일부 애플리케이션에 과도한 자원이 몰려 성능을 낼 수 없는 현상을 예로 들 수 있다.

이 대표는 이 문제는 IT 관리자가 전체 시스템 가동률을 파악할 수는 있지만 개별 VM의 실상을 확인하지 못해 생긴다며 제온E5 v3에는 '캐시모니터링'이란 기능이 탑재돼 있는데, 관리자가 HW통합계층을 통해 명령을 내려 문제를 일으킨 VM에 적절한 조치를 가해 전체 인프라의 동작 효율을 되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인텔이 지향하는 SW정의인프라의 HW통합계층에 대한 직접관리는 이 회사가 노드당 라이선스 방식으로 판매 중인 설치형 데이터센터 관리 솔루션을 함께 써야 완성되는 모양새다. 인텔 서버를 쓰던 기업이 네트워크와 스토리지까지 인텔 기반으로 전환해 나간다면 이 관리 솔루션의 역할도 그만큼 커질 전망이다.

인텔의 SW정의인프라 메시지가 일반적인 SDDC 비전과 완전히 일치하는 건 아니다. x86 프로세서 기반의 HW를 가상화해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 모두 통합 자원 풀로 만들고 유연하게 활용한다는 총론은 같지만, 인텔은 자사 프로세서가 돌아가는 개별 장비의 물리적인 동작 상태 역시 중요한 관리 대상으로 바라본다.

즉 인텔은 SW정의인프라 구축시 필요한 효율성을 달성하기 위한 시스템 모니터링 정보에 온도, 전력, 시스템로그 등 기존 데이터를 넘어 공기유량, 출구온도, 프로세서 사용효율, 메모리효율, I/O효율, 초당 자원사용 효율 등 22개 측정 지표를 파악해 데이터센터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데이터센터 관리시스템이 보안, 위치정보, 서비스 품질, 전력 등 인프라 속성에 대한 기본 정보를 갖고 있어야 관리 효율화가 가능하다는 게 인텔의 메시지다. 이는 제온E5 v3 프로세서의 펌웨어를 통해 제공되는 기능으로 인텔의 '로드매니저'라는 자원 모니터링 및 관리툴로 활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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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인텔은 제온E5 v3가 ▲델, 레노버, 명인이노, 시스코, 오라클, 이트론, 인스퍼, 콴타, 크레이, 화웨이, 히타치, 후지쯔, IBM, NEC, SGI 등의 서버 ▲여러 서버 업체와 넷앱, EMC 등의 스토리지 ▲몇몇 서버 업체와 노키아, 머큐리, 어드밴텍, 에릭슨, 에머슨, 주니퍼, 필립스, F5 등의 네트워크 제품군에 활용된다고 예고했다.

이 대표는 인텔은 광범위한 제온E5 v3 플랫폼 파트너 생태계를 구축해 이를 탑재한 제품이 1개월 안에 77개, 2개월 안에 250종의 시스템으로 추가될 예정이라며 전통적인 인텔칩 파트너들은 서버 제품군 공급업체였지만 향후 스토리지와 네트워크 제품군에도 인테칩이 다양하게 쓰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