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TV 시대 활짝 제조사 마케팅 ‘올인’

초고화질(UHD) 원년, 어디까지 왔나(下)

일반입력 :2014/07/06 07:40    수정: 2014/07/07 11:40

정현정 기자

가전 분야에서도 올해 상반기는 UHD 대중화의 원년이라고 불릴 만큼 급격한 변화가 이뤄졌다. 중국을 중심으로 UHD TV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국내외 TV 제조사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UHD TV 보급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국내에서 UHD 상용 방송이 시작되고 동계올림픽과 월드컵 등 스포츠 특수가 겹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제품 라인업이 다양해지고 가격을 확 낮춘 보급형 제품도 줄줄이 출시되면서 UHD TV 시장 규모는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2년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던 TV 업계에 UHD TV가 활력을 불어넣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일본과 중국 TV 업체들에 뺏겼던 주도권을 회복하면서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UHD TV 열풍 대중화 속도↑

올해는 4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동계올림픽에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스포츠 행사가 한꺼번에 열리는 해로 UHD TV 보급에 절호의 기회가 됐다. 통상적으로 대형 스포츠 행사는 대화면에 선명한 화질로 경기를 감상하려는 소비자들의 TV 교체 수요를 자극한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 3월 전 세계 UHD TV 패널 출하량이 110만대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00만대를 넘어섰다. 15만대도 채 되지 않았던 지난해 3월과 비교하면 증가율이 가파르다. 삼성전자는 UHD TV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당초 올 하반기 국내 예정됐던 105인치 커브드 UHD TV 출시 일정을 지난 4월로 앞당기기도 했다.

UHD TV 판매량이 예상보다 빠르게 늘면서 시장조사업체들도 분기마다 UHD TV 출하량 예상치를 상향조정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TV 시장에서 UHD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불과했지만 2018년에는 28%로 늘어날 전망이다. 대부분의 UHD TV가 40인치 이상 대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면적기준으로는 2018년 전체 TV 시장에 40% 정도를 UHD TV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UHD TV 제품 라인업이 다양해지고 이에 따라 가격도 하락하면서 대중화가 급속도로 이뤄지게 됐다. 그동안 UHD TV 가격이 소비자들이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할 만큼 비쌌기 때문에 수요가 더디게 증가했지만 제조기술이 향상되고 이에 맞춰 제조사들도 마케팅 공세를 펼치면서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UHD TV 가격은↓ 라인업은↑

40인치 보급형 UHD TV 제품의 경우 가격이 10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중국 TV 제조사 TCL은 50만원대 UHD TV를 중국 시장에 선보이기도 했다. 같은 크기의 발광다이오드(LED) TV와 비교해도 가격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수준으로 소비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보급형 UHD TV인 HU7000 시리즈 40·50·55인치 제품을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40인치 제품의 경우 가격이 189만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50인치와 55인치 제품의 가격도 각각 249만원과 379만원으로 낮아지면서 가격으로 인해 UHD TV 구매를 망설였던 소비자들을 끌어당기는 요인이 됐다.

LG전자도 올해 상반기 출시한 49인치과 55인치 UHD TV의 가격을 290만원과 390만원으로 크게 내려 판매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49인치 제품 판매 비중이 전체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 확대에 선봉장 역할을 맡고 있다.

보급형과 함께 프리미엄 라인업도 다양하게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출시된 UHD TV 중 최대 크기인 105인치와 78인치 커브드 UHD TV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105인치 제품의 경우 가격이 1억2천만원으로 초고가지만 예약판매 전부터 사전주문이 들어올 정도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LG전자도 79인치와 84인치 초대형 프리미엄 UHD TV를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LG 자존심 회복 글로벌 점유율↑

한국 제조사들이 UHD TV 마케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잃어버렸던 UHD TV 시장 점유율도 점차 회복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2012년 세계 최초로 UHD TV를 출시하며 시장을 열었지만 초대형 프리미엄 제품 위주의 전략을 고수하는 사이 일본 소니와 중국 TV 업체들이 보급형 제품으로 시장 공략을 강화하면서 주도권을 잃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전 세계 UD TV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 21.6%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며 사상 처음으로 일본 소니를 제치고 UHD TV 시장 정상에 등극했다.

LG전자의 약진도 돋보인다. LG전자는 1분기 UHD TV 시장에서 10.6%의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4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4분기까지만해도 6.9%의 점유율로 8위에 그쳤지만 처음으로 점유율이 두 자릿수로 늘면서 순위가 4계단이나 상승했다.

특히 최근의 점유율 확대에는 보급형 UHD TV 라인업으로 공격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이 주효했다. 군더더기 기능을 빼고 저가형 패널을 적용한 보급형 제품이 시장 확대에 주도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IHS에 따르면 올해 판매되는 UHD TV 중 40인치대 보급형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52%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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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에 UHD TV용 패널을 공급하는 디스플레이 제조사들도 중국 시장 선점을 위해 보급형 패널 라인업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전자는 각각 ‘그린(Green)’ 패널과 ‘G플러스(G+)’라고 이름 붙인 저가의 보급형 패널 라인업을 내놓으면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린다 린 IHS 책임연구원은 “처음 UHD TV 패널이 소개된 지난 2012년부터 지금까지는 UHD 패널을 이용한 TV 가격이 쉽게 엄두를 못 낼 만큼 비쌌기 때문에 수요가 매우 느리게 증가해왔다”면서 “하지만 UHD 기술이 발전하고 패널 제조업체들이 마케팅 공세를 펼치면서 UHD TV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