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D, 비수기에 희비 엇갈린 이유

일반입력 :2014/04/30 11:34    수정: 2014/04/30 11:34

정현정 기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지난 1분기 비수기 여파로 주력 사업인 TV용 패널 출하량과 단가가 하락하며 전 분기 대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다만 LG디스플레이는 고부가 제품 확대와 원가절감 활동을 통해 시장전망치를 뛰어넘는 실적으로 선방한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비수기 가동률 하락을 피해가지 못하면서 지난해 4분기 엇갈렸던 양사의 실적 격차도 더 벌어졌다.

삼성전자가 29일 발표한 1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0분의 1 수준으로 급락한데 이어, 지난 분기에는 8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지난 23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LG디스플레이가 지난 분기 시장 컨센서스를 400억원 가까이 상회하는 94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선방한 것과 대조적이다.

양사 모두 비수기 영향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2%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9%와 37.7% 감소했다.

TV 시장이 비수기에 진입하면서 주력사업인 TV용 패널 출하량이 줄었고 1분기까지 패널 가격 하락도 계속되면서 평균판매단가(ASP)가 하락해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또 비수기 태블릿 판매량이 주춤하면서 그동안 IT용 패널 중 높은 수익성을 안겨줬던 태블릿용 패널 판매도 줄어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

다만 LG디스플레이는 비용 축소와 원가 절감 활동으로 8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는데 성공한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지난해 4분기 역전됐던 양 사의 영업이익 격차가 1천470억원에서 지난 1분기에는 1천743억원으로 늘어났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그동안 수익성을 방어해주던 중소형 OLED 생산량 증가로 가격 하락이 발생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스마트폰 판매 부진과 재고조정으로 인한 가동률 하락도 영향을 미쳤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중소형 OLED 공장 가동률은 지난 분기 50~60%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 LCD 사업부문에서는 지난 분기 2천억 정도 적자가 발생했고 OLED 사업부는 1천억원 초반의 이익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며 “지난해 3분기까지 OLED 부문 이익률이 20%가 넘었지만 4분기 10% 초반으로 떨어진 후 지난 분기에는 4~5%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상대적으로 시황의 영향을 적게 받아 시장 전망보다는 좋은 실적을 냈지만 절대적으로는 양사 모두 연간대비(YoY) 실적이 부진했다”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LG디스플레이에 비해 인력이나 비용구조 측면에서 높은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어 수익성이 더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양사는 2분기 이후 중국 노동절 연휴와 브라질 월드컵 특수로 TV 시장이 성수기에 진입하면 떨어진 이익률을 회복하고 실적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락세가 지속되던 패널 가격도 이미 지난 분기 말부터 상승세로 전환됐다.

여기에 더해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OLED 사업부 향후 이익률 회복이 향후 실적에 관건이다. 2분기부터 갤럭시S5 등 신제품 출시 효과가 본격화되고 기어핏 등 플렉서블 응용제품 출시가 이뤄지는 것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그동안 하이엔드 스마트폰에 주로 채택됐던 OLED가 갤럭시노트3 네오나 갤럭시S4 미니 등 보급형 제품과 태블릿까지 확대되는 것도 매출 확대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창훈 삼성디스플레이 상무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부터 신규 하이엔드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보급형 스마트폰 라인업도 강화하고 웨어러블 기기, 태블릿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으로 OLED 판매 다변화를 꾀할 것”이라며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신제품 출시와 웨어러블 제품 추가 방안도 고객사와 협의 중”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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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대비 LCD 매출 비중이 높은 LG디스플레이의 경우 경기 회복세와 TV 대면적화 추세에 따른 디스플레이 수요의 증가에 2분기 이후 실적 개선이 달렸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전체 TV 매출에서 UHD 패널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대 9%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1분기 실적설명회에서 “선진국 중심으로 경기회복세가 나타나고 있고 대면적화 추세가 예상됨에 따라 하반기 면적기준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공급 측면에서는 자사 광저우 공장 외에 특별한 증가요인이 없어 올해 디스플레이 면적수요 증가세가 공급증가를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