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 휘청이는 모바일 명가

플랫폼에 밀린 개발업체...전망도 '암울'

일반입력 :2013/08/26 11:09    수정: 2013/08/26 11:35

남혜현 기자

주도권 확보 실패, 투자 심리 위축, 하반기 불투명한 성장성

원조 모바일 게임주 컴투스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컴투스 주가가 계속 내리막을 걷는 가운데, 하반기 성장도 불투명한 것으로 전망된다.

컴투스 주가는 지난 19일 3만2천500원으로 시작해, 23일 오후 2만8천300원으로 장마감했다. 닷새간 12.92%가 빠졌다. 26일 오전 2만9천100원으로 소폭 올랐으나, 한 시간만에 2만8천700원까지 떨어졌다.

2분기 성적이 뼈아팠다. 컴투스는 지난 2분기 매출 203억원, 영업익 20억2천400만원을 기록했다. 회사 경영 실적 바로미터인 영업익만 놓고 본다면 전년 동기 65억4천500만원 대비 3분의 1 토막이 났다.

가장 암울한 것은 증권가 전망이다. 성종화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지난 23일 발간한 기업 분석 리포트에서 3분기 상용화한 4개 게임의 매출이 모두 미미하고, (향후 발표될) 나머지 6여개 게임의 흥행 수준 및 매출 기여도 또한 예측하기 어렵다라고 분석했다.

목표 주가도 4만5천원에서 3만6천원으로 20% 하향 조정했다. 성 연구원은 실적 절대규모가 작고, 기존 라인업 매출 정체·감소 상황이라, 분기별 성장성은 1~2개 히트 신작 출현 여부에 좌우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 입점 수수료, 충원 등 컴투스가 밝힌 영업익 하락 원인은 어떻게 보면 표면적 요소들이다. 이보다 중요한 것은 컴투스로 대표되는 모바일 게임주들이 시장에서 기대를 잃었다는 점이다.

최훈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모바일 게임주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25배 수준이었다면 올해 컴투스 등의 PER은 15배 수준으로 많이 낮아졌다며 주가는 굉장히 불안할 수 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기대 하락은 지난 1년 사이 급변한 모바일 환경 때문이다. 시장 패권이 개발사에서 카카오, 구글 같은 플랫폼 보유 업체로 넘어간 가운데,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쓸 수 있는 대형 게임 업체들이 상반기 히트 게임을 잇달아 배출했다. 모바일 게임 수명이 온라인 대비 짧아 대형 업체들의 집중적 마케팅은 게임 성공의 필수 요소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모바일 게임 전반을 봤을 때 산업 내에서 누가 위너(승리자)가 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관점에서 수익 안정성이나 성장성을 예측하기 쉬운 플랫폼 업체에 투자가 쏠릴 것이란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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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 연구원은 투자 우선 순위는 첫번째가 플랫폼이며 두번째가 플랫폼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대형 개발사, 그리고 마지막이 모바일 게임 업체라며 카카오가 현재 고성장하지 않는 상황에서, 대형 개발사들이 단기간 흥행하는 게임에 자원을 집중 배치하기 때문에 중소 업체 입장에선 더 기회가 없어지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희망은 있다. 중국 시장에 대한 대응이다. 중국이 그간 문제로 지적 받았던 결제 시스템, 블랙 마켓 등을 빠르게 정상화 하는 상황에서 중소 개발업체들이 게임을 성공시킬 수 있다면 주가를 환기시킬 가능성도 크다. 최 연구원은 현지 퍼블리셔, 앱 마켓에 얼마나 잘 대응하느냐가 문제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