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없는 게임주…모바일 게임사 ‘울상’

일반입력 :2013/08/25 10:33    수정: 2013/08/25 17:04

국내 게임주들이 전체적인 증권시장 불안의 영향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전문 모바일 게임사들의 약세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게임빌과 컴투스의 주가가 몇 달 사이 기존의 절반 이상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주식시장이 불안한 요인뿐 아니라 모바일 전문 게임주에 대한 기대감과 거품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위메이드, CJ E&M 넷마블 등 기존 온라인 게임사들의 모바일 게임 사업 활개로 전통 모바일 게임사의 전문 영역이 좁아진 탓도 크다.

컴투스의 지난 2분기 실적은 매출 203억원, 영업이익 20억원, 당기순이익 3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 69%, 46% 감소한 수치로, 이는 주력 게임들의 매출 감소와 신작들이 당초 목표보다 적게 출시된 이유가 컸다.

영업이익 감소폭이 컸던 주원인은 ‘카카오톡 게임’ 입점에 따른 수수료 증가와 인력 보충에 따른 인건비 상승 때문이다.

컴투스의 실적 하락은 주가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3달 전까지만 해도 5만5천원 정도 하던 주가가 지난 23일 기준 2만8천원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거의 절반이 3달 사이 날아간 셈이다.

또 컴투스의 부진한 실적은 증권사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을 낳았다. 많은 증권사들이 목표가를 하향하며 3, 4분기에도 컴투스의 실적 개선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다.

이트레이드증권은 지난 23일 컴투스의 3분기 실적을 부정적으로 전망하며 목표가를 4만5천원에서 3만6천원으로 내렸다. 같은 날 신한금융투자 역시 컴투스의 목표가를 4만4천원에서 3만4천원으로 1만원 하향 조정했다. 이 증권사는 “경쟁 과열로 국내 시장에서 흥행 게임을 내놓기 쉽지 않다는 우려감 때문”이라고 목표가 하향 이유를 설명했다.

게임빌 역시 시장 기대치를 밑돌며 부진한 2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2분기 매출은 205억원, 영업이익은 35억원, 당기순이익은 40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5% 크게 올랐지만 정작 중요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8.7%, 32.3% 낮아졌다.

이는 컴투스와 마찬가지로 카톡 게임 출시에 따른 수수료 증가와,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가 큰 원인이 됐다.

게임빌의 주가도 3개월 사이 큰 낙폭을 보였다. 5월 중하순 12만원 까지 갔던 주가는 23일 현재 5만7천원을 간신히 넘은 정도다. 1분기 사이 게임빌의 주가는 반토막 이상 떨어져 나갔다.

게임빌의 경우 지난 6월 대규모 유상증자에 대한 부정적인 이슈로 큰폭의 주가 하락과 증권사들의 목표가 하향을 경험했다. 실탄을 마련하기 위한 게임빌의 전략적 판단이었지만 시장은 이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당시 삼성증권은 게임빌의 목표주가를 13만1천원에서 9만7천원으로 하향조정했다. 대규모 유상증자에 따른 시너지 발생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그나마 지난 7월 유상증자 청약률이 호조를 보여 게임빌 주가는 반짝 상승을 보이기도 했지만, 거액을 조달했음에도 부진한 실적이 나오자 투자자들의 불만으로 게임빌 주가는 내리막을 걸었다.

컴투스와 게임빌 외에도 전체적인 게임 주식 시장은 불안한 모습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세계적인 경제 불황에도 끄떡없던 국내 게임 주식 시장이 이제는 외부적인 요인에도 쉽게 흔들리는 양상이다.

게임 업계 대장주로 통하던 엔씨소프트 한 주 사이 주가가 3.85% 하락했으며, 주력 타이틀계약 종료와 합병 무산 이후 계속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던 네오위즈게임즈도 같은 기간 주가가 6.12% 감소했다.

이 외에도 플레이위드, 한빛소프트, 라이브플렉스, 액토즈소프트 등도 불안한 주식시장에 직격탄을 맞아 큰 낙폭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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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관계자는 “세계가 불황일수록 오히려 상승하던 게임주들이 이제는 장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분위기”라며 “전문 모바일 게임사들의 경우 카톡 플랫폼 진출에 따른 수수료 증가가 영업이익 상승에 발목을 잡는 모양새가 됐다”고 말했다.

또 “모바일 게임 분야가 이제는 전문 영역이 아닌 대기업부터 1인 창업자까지 뛰어든 모두의 전쟁터가 돼버린 이유도 모바일 게임사들에게 불리한 요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