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부순 아이패드 "혼낼수도 없고..."

일반입력 :2013/05/25 19:02    수정: 2013/05/26 09:20

김희연 기자

# 이은진㉜씨의 11개월된 딸 김하은양은 장난감보다 생활용품, 가전제품, 주방용품에 더 호기심을 보인다. 가전제품을 입으로 물고 빨고 집어 던지면서 노는 일이 부지기수다. 이씨는 아이의 위생과 기기고장이 우려돼 뺏어도 봤지만 그럴 때면 아이가 울고 떼를 써 난감할 때가 많다.

# 3살 배기 아들을 둔 회사원 김종훈㊱씨는 아들이 걸음마를 땐 이후 고민이 생겼다. 아이가 어렸을 땐 아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위험한 물건들을 치워뒀는데, 아이가 걸어 다니면기 시작하면 세탁기, 냉장고, TV할 것 없이 낙서하는 일이 다반사가 됐다.

요즘 우는 아이 달랠 때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가 제격이라지만, 손을 많이 타는 제품인 만큼 위생 걱정은 물론 고가 제품이라 고장이나 파손 걱정도 적잖다. 아이들이 쉽게 제품을 조작하면서 생기는 사고 위험도 그 어느 때보다 높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영·유아들이 가전 및 IT 제품을 만지는 과정에서 안전사고를 방지하고 제품 고장을 예방하는 관련 제품이 인기다.

가령 뭐든지 입으로 물고 빠는 아이들에게 아이패드는 좋은 장난감이자 먹잇감이다. 때문에 많은 부모들이 아이패드에 튼튼한 케이스를 씌우기 마련이다. 방수 기능을 가진 아웃도어용 아이패드 케이스는 물을 쏟거나 침을 묻혀도 제품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충격완화에 초점이 맞춰진 케이스도 있다. 말랑말랑한 ‘폼’ 재질로 제작된 이 제품은 아이패드를 전체적으로 감싸주기 때문에 아이들이 던지거나 떨어 뜨려도 제품이 파손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 케이스는 두 다리와 양 팔이 달린 모양으로 디자인됐다. 두 다리가 있어 아이패드를 장착하고도 스스로 서 있을 수 있고 양 팔이 손잡이 역할을 해 떨어뜨릴 위험을 줄여준다.

해당 제품 판매업체 관계자는 “이러한 독특한 디자인은 충격완화 기능도 있지만 인형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이기 때문에 어린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고가의 스마트TV, 3D TV를 보호할 수 있는 보호 필터도 있다. 아이들이 TV액정에 낙서를 하거나 장난감을 던지는 경우 ‘TV 액정 보호 필터’를 설치하면 제품 파손 위험을 줄일 수 있다. 2.5mm의 아크릴 재질로 제작된 이 필터는 TV액정에 흠집이 생기는 것을 막아주는 것은 물론 보드마카로 낙서를 해도 잘 지워져 아이들의 낙서판이나 가족들의 메모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 제품은 32인치부터 55인치까지 다양한 사이즈로 판매되고 있으며 벨트를 이용해 TV와 필터를 고정하기 때문에 TV 두께에 상관없이 설치 가능하다.

아크릴 보호 필터를 직접 사용해본 주부 강석정㉟씨는 “아크릴 가장자리가 매끄럽고 둥글게 커팅되어 있어 아이들에게 위험하지 않아서 좋지만 햇빛이나 형광등에 의해 반사광이 생기는 것은 단점”이라고 평가했다.

아이가 냉장고나 서랍형 김치냉장고 문을 열지 못하게 하는 잠금장치도 인기다. 냉장고 문을 열어 내용물을 끄집어 내는 것도 문제지만 냉장고 문에 손이 끼거나 김치냉장고 서랍장이 빠르게 닫히면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잠금장치는 설치가 쉽고 버클만 누르면 잠금이 해지되는 등 사용법이 간단해 냉장고, 김치냉장고, 오븐은 물론 각종 서랍장에도 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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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제품에 어린이 안전 사고를 예방 기능이 포함된 경우도 있다. 몇 년 전 드럼세탁기에 어린이가 갇혀 질식사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대부분의 드럼세탁기는 세탁조 내부에서도 문을 열 수 있는 구조를 채택해 생산되고 있다. 실수로 어린이가 드럼세탁기에 들어가도 빠져나올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또 세탁 동작 중에는 문 잠김 기능이 자동으로 실행되고 특정 버튼을 오래 누르면 어떤 버튼 조작도 되지 않도록 한 ‘히든’ 기능을 갖춰 어린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