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DI용 스토리지 숨은 논쟁 '외장 VS 내장'

일반입력 :2012/08/01 11:24    수정: 2012/08/01 11:37

가상데스크톱인프라(VDI)가 확산되던 시절, 미국에서는 스토리지를 둘러싼 논쟁이 벌어졌다. FC SAN이냐 NAS냐를 둘러싼 논쟁이 존재했다면, 한쪽에선 외장형 공유(SAN) 스토리지를 사용하느냐, 서버 내장(Local) 스토리지를 쓰느냐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블로거 사이에 벌어졌던 한 논쟁은 2년 전인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브라이언 메이든이란 블로거는 VDI 스토리지로 반드시 내장 스토리지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론 오글레스비란 블로거는 브라이언 메이든의 주장은 틀렸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2년이 흐른 지금 VDI는 국내는 물론 전세계에 걸쳐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논쟁이 벌어진 당시는 VDI 기술발전과 함께 여러 중요한 문제점들이 노출되던 시점이다. 2년이 지난 지금도 일부 내용은 유효하다.

■VDI '부트스톰' 없애려면 내장 스토리지

브라이언 메이든은 VDI 구축 시 OS 등을 공유 스토리지에 두는 것은 일시에 여러 사용자가 몰렸을 때 지독한 병목현상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아침에 직원들이 출근해 동시에 VDI 클라이언트를 작동했을 때 한꺼번에 OS 이미지를 읽어내는 입출력(I/O)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VDI 시스템 전체를 사용할 수 없게 되는 '부트스톰'을 설명한 것이다.

그는 근본적인 해법을 OS 이미지를 각 사용자에 할당된 가상머신(VM) 호스트 서버의 내장 디스크에 저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SSD와 같은 빠른 저장장치를 공유 스토리지로 사용하는 방법도 VM호스트 서버 외부에 OS 이미지를 저장해 공유한다는 점은 같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VM 호스트 서버에 가상 데스크톱을 저장하지 않고 외장형 스토리지를 쓴다면, SAN이든 NAS든 VDI 환경은 하나의 OS 이미지를 여러 사용자가 공유한다. 모든 사용자가 동일한 OS 환경을 이용해야 하므로 OS는 수정할 수 없는 마스터 디스크로 존재하게 된다.

브라이언 메이든은 이런 상황에서 VDI 성능 저하를 야기하는 요인은 디스크의 용량이나 성능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초당입출력(IOPS)이 문제란 지적이다. I/O가 한 곳에 집중되고, 결과적으로 시스템 자체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외장 스토리지를 사용해선 안되는 결정적 이유란 것이다.

결국 VDI 성능을 제대로 끌어내기 위해 사용자의 VM을 배치한 서버에 OS 마스터 이미지를 각각 둬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버 내장 디스크는 여유가 없다

론 오글레스비는 서버의 내장디스크는 충분하지 않으며, 재해복구(DR) 및 복제, 장애 허용 및 백업(페일오버), 전원 관리 및 로드 관리, 빠른 프로비저닝과 매립 등을 들어 내장 스토리지를 사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VDI 도입 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아이템을 스토리지라 지목하면서, 실제 구축을 고려하는 회사들도 비용을 줄이고 I/O를 관리하는 것에 막연히 디스크 문제 해결로 접근한다고 밝혔다. 브라이언 메이든이 스토리지에 주목한 것에는 동의한 것이다.

하지만 서버의 내장 스토리지를 사용하는 것이 비용을 줄여준다고 해도 사실상 적용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가장 먼저 내세운 이유는 서버에 내장된 디스크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2소켓 블레이드서버는 2개의 디스크 드라이브를 장착할 수 있다. 대체적으로 약 20~30명 수준의 VDI 사용자를 수용할 수 있게 된다. 사용자가 생산하는 데이터를 저장하고, 동시에 OS 영역까지 감당한다면 많은 용량이라 할 수 없다.

여기에 재해복구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 유사시에 대비해 가상머신(VM)을 복제하게 되는데, 내장 스토리지에 이를 저장하게 되면 디스크 가용 용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디스크 자체적인 복제를 적용하면 용량은 더 줄어든다. 만에 하나 서버가 장애를 일으켜 다운되면, 그에 속하는 사용자는 스토리지마저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

론 오글레스비는 이같은 제약사항으로 VDI 스토리지를 서버에 내장하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할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내장을 원하는 기업은 없다”

두 블로거의 논쟁은 2년전 벌어진 일이다. 시간이 흐른 지금은 어떻게 됐을까. 결과적으로 기업들 가운데 서버 내장디스크로 VDI를 구축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작년부터 국내에도 VDI 구축이 불붙었다. 시트릭스, VM웨어 등 가상화 솔루션업체들과 EMC, 넷앱, HP 등 스토리지업체들은 VDI 프로젝트에 다량의 솔루션을 공급했다.

이들 회사의 관계자들은 “국내 기업 중 내장 디스크를 VDI용 스토리지로 활용하는 사례는 없었다”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동시에 내장 디스크로 VDI를 구축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도 설명했다.

오경 시트릭스코리아 팀장은 “서버의 디스크를 VDI용 스토리지로 활용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며 “전적으로 고객의 도입 계획과 여러 상황 그리고 선택에 달린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효 VM웨어코리아 이사는 “최근 출시된 최신 성능의 서버라면 가능하지만, 예전 서버로는 구현하기 어렵다”라며 “또한 단순한 업무라면 가능하겠지만 전문가 수준으로 PC를 사용하는 국내 이용자들을 만족시키기에 내장 디스크를 사용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정리하면 내장 디스크를 VDI에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며 고객선택에 달린 문제고, 실제 상황에서 내장 디스크를 고려하는 경우는 없었다는 것이다.

일단 업계관계자들은 내장 디스크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100명 미만의 소규모 사용자를 위한 VDI는 내장 디스크를 사용해도 상관없지만, 수천명 규모로 커지면 문제가 있다는 설명이다.

서버가 죽으면 저장된 데이터 전체를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데이터 보존에 민감하지 않은 경우에만 추천할 만하다는 것이다. 이는 시트릭스나 VM웨어나 동일하게 설명했다.

■“IT에 정답은 없다”

미국 지디넷 블로거 켄 헤스는 2년전 논쟁을 소개하면서 “브라이언 메이든이나 론 오길스비나 둘 다 틀렸다”라며 “기업 IT에 있어 무엇을 콕 집어내 ‘맞다, 틀리다’라고 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만약 VDI 사용자가 MS오피스, 인터넷익스플로러(IE) 정도의 애플리케이션만 사용한다면 내장 디스크에 VDI 이미지를 저장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현실 속의 PC 사용자는 더 많은 업무를 할 수 있는 더 큰 데스크톱을 원한다. 회사 직원들은 더 많은 RAM, 더 많은 저장공간, 더 좋은 CPU, 더 빠른 네트워크를 요구한다.

이런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VDI 솔루션이 고정된 해법을 제공할 수는 없다. 표준화된 솔루션으로 개인별로 제각각인 요구사항과 기대치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SAN과 NAS를 적절히 혼합하고, 하드디스크와 SSD를 혼용하는 개별적인 접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논쟁에 한마디 더 한다. VDI에 있어 부트스톰과 같은 현상은 디스크 I/O의 문제로 볼 게 아니라 네트워크 밴드위스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VLAN으로 사용자에게 별도 네트워크를 할당하거나, 트래픽 균형을 맞춰주는 여러 네트워크적인 해법이 고려돼야 한다는 점이다.

어디에 저장하느냐가 아니라 부트스톰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시간이 흐르면서 다양하게 도출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SSD를 메모리 캐시로 사용하는 방안이다. 넷앱은 외장 스토리지 영역과 서버 영역 사이에 500G~1TB의 SSD를 사용하는 플래시캐시란 영역을 둔다. 플래시캐시는 OS 이미지를 비롯해 빈번하게 사용되는 데이터를 저장해 스토리지로 향하는 대용량 트래픽을 줄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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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에 SSD를 장착해 OS 이미지를 저장하고, 나머지 사용자 데이터는 외장 스토리지에 저장하는 방안도 나와있다.

시트릭스의 경우 셰어 파일이란 기능으로 기업 대상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를 연동하는 방안도 내놓고 있다. 이밖에 하이퍼바이저를 설치한 서버의 디스크를 가상으로 묶고 스토리지 컨트롤러 단계에서 서버 디스크를 메모리로 인식하는 방법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