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희망퇴직 업계 파격…직원 반응은?

일반입력 :2012/06/26 17:58    수정: 2012/06/26 18:09

김동현

엔씨소프트의 사내 통신망에 ‘희망 퇴직 프로그램’에 대한 공지가 올라오자 업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구조조정이 현실화가 됐다는 점과 함께 파격적인 대우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26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이날 오후 사내 전산망을 통해 퇴근 시간을 앞둔 정직원들에게 희망 퇴직 프로그램 신청자 모집에 들어갔다.

희망 퇴직 프로그램은 최근 엔씨소프트에서 진행하는 조직 개편의 일환이다. 희망 퇴직을 하면 근속년수에 따라 6개월에서 12개월 월급을 퇴직금과 함께 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다만 인원이나 규모 등은 언급되지 않았다.

나쁘게 생각하면 대규모 구조조정의 시작, 좋게 말하면 파격 대우를 통한 상생이다. 최근 언론들의 비관적인 구조조정 기사로 인한 부담을 덜기 위한 시도로도 볼 수 있다.

사실상 엔씨소프트가 제시한 퇴직 위로금 수준은 국내 게임 업계에서는 전례 없는 최고 예우다. 퇴직금과 함께 12개월의 월급이 나왔을 경우 퇴직 이후 부담이 현저히 줄어든다.

퇴직한 후 곧바로 직장을 구해도 한번에 모든 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번 희망 퇴직자 모집에 예상외로 많은 신청자가 몰릴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물론 개발자들이 엔씨소프트라는 대형 네임밸류를 버릴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다. 특히 엔씨소프트 특유의 탄탄한 복지부터 여러 혜택 등을 고스란히 버리면서까지 다시 살벌한 게임 인력 시장에 뛰어드는 일이 쉬운 선택은 아니다.

현재 국내 게임 인력시장은 포화다. 이미 다수의 업체에서 퇴직자가 쏟아지고 있고 이직자도 넘친다. 하지만 고액 연봉의 개발자를 흡수할 정도의 개발사는 많지 않다.

국내 한 중소 개발자 인사팀 관계자는 “5~10년차 개발직 연봉 수준은 작은 규모의 개발사들이 감당하기엔 너무 크다”며 “특히 대부분 과차장급 이상 인력 이동이 많다 보니 신생 기업은 엄두도 낼 수 없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때문에 안정적인 생활이 보장되는 엔씨소프트를 떠나 이직이라는 모험을 선택하는 개발자들이 많을지 업계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관련기사

현재 엔씨소프트 내부 분위기는 의외로 담담하다. 엔씨소프트 R&D 센터 옆 흡연 장소에 모여 희망 퇴직 공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개발자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평소처럼 업무를 마치고 퇴근을 서두르고 있다.

한편 이번 공지로 인해 엔씨소프트는 퇴직금 사후 처리에 따른 막대한 자금 지출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해당 발표가 블레이드&소울 상용화를 앞두고 나온 것이라 향후 엔씨소프트 사운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