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피인수설 왜 자꾸 터지나

일반입력 :2012/02/15 11:09    수정: 2012/02/15 16:00

전하나 기자

지난 14일 컴투스 주가는 장중 한 때 전일 대비 13.2% 오른 2만2천250원까지 치솟았다. 이유는 갑자기 터진 삼성 인수설. 그러나 이는 곧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컴투스와 삼성전자가 즉각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기 때문이다.

사실 삼성전자의 컴투스 인수설은 뜬금없는 것이라곤 볼 수 없다. 컴투스는 물론 게임빌 역시 삼성전자가 눈독들이고 있다는 소식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증권가에서 흘러나왔다. 이 때마다 삼성전자 뿐 아니라 게임업계에서 현금동원력이 뛰어난 엔씨소프트와 넥슨 등도 번갈아가며 인수주체로 언급됐다.

그렇다면 이처럼 모바일게임사의 피인수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이유는 뭘까. 현대증권 김석민 연구원은 “이번 경우와 같은 모바일게임사 피인수설은 인수주체가 중요한 게 아니다”며 “모바일게임을 자사의 성장동력 포트폴리오로 편입하려는 주류 사업자들이 많아졌음을 반증한다는 것이 주목할 대목”이라고 했다.

실제로 현재 모바일게임 시장은 스마트폰 보급 확산과 함께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국내 모바일게임 업계의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컴투스와 게임빌은 지난해 각각 362억원과 426억원을 벌어들였다. 특히 지난해 분기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는 성적표를 사이좋게 받아들기도 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두 회사의 실적 갱신 행진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김 연구원은 “모바일이라는 신규 게임 플랫폼의 중요성이 대두된 이상 컴투스, 게임빌과 같은 전문 개발사들의 전략적 가치는 앞으로도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컴투스와 게임빌도 지난해 실적 호조에 힘입어 올해 목표 매출을 546억원과 650억원으로 높이 잡았다. 이를 달성하면 두 회사는 비주류 설움을 딛고 당당하게 게임업계 10위권 내 진입할 수 있게 된다.

컴투스, 게임빌 외에도 몸집을 불리고 있는 국내 모바일게임사들은 또 있다. 오렌지크루, 모비클, 엔타즈 등이 이미 100명 이상의 개발 인력을 확보하며 대규모 스튜디오로 발돋움했다.

모바일게임 ‘룰 더 스카이’로 지난해 실적 개선 효과를 톡톡히 본 중견 온라인게임업체 JCE도 최근 관련 조직을 재정비하고 인력을 대폭 강화했다. JCE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한 이 게임은 현재까지 누적 매출이 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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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한국 모바일게임시장의 양적 팽창에 외국 게임사의 이목도 쏠렸다. 피처폰 시절부터 모바일 왕국이라 불렸던 일본의 디엔에이(DeNA)와 그리(GREE)는 지난해부터 국내 시장에 진출해 사업 파트너를 물색해왔다. 디엔에이는 다음과 손잡고 모바일게임플랫폼 공동 개발 중이며 그리는 모비클의 지분을 인수한데 이어 픽토소프트 등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 이슈가 불거지고 있긴 하지만 스마트폰 보급 확대와 더불어 모바일 네트워크 속도 개선, 오픈마켓 활성화 등 모바일게임업계가 연달아 호재를 맞을 것”이라며 “올해 시장에 더 많은 플레이어들이 생겨나면서 경쟁이 본격화되고 규모가 급속히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