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도 모바일게임 대세…빅 키워드는

일반입력 :2012/01/02 11:22    수정: 2012/01/02 12:08

전하나 기자

세계 게임산업의 메이저리그 무대가 모바일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10년 전 비디오게임이 온라인게임에 패권을 넘겨주던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모바일게임은 많은 사람들에게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 최초 매출 1조원 돌파를 앞둔 넥슨의 김정주 회장이 “사람들이 PC를 외면하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열광하니 매일 두려워 잠이 오지 않는다. 그들이 곧 넥슨을 무너뜨릴 회사를 만들 것”이라고 말한 것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올해 모바일게임 업계를 관통할 핵심 키워드를 정리했다.

■4G, 임베디드

2G서비스가 폐지되고 4G시대가 본격 개막함에 따라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게임이 핵심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이폰을 필두로 한 스마트폰 혁명이 가져온 결과다.

이제 제조사, 통신사들은 너나할 것 없이 게임업체를 VIP로 모시고 있다. 예전 2G시절, CP가 전형적인 ‘을’ 노릇을 하던 때와 달라진 양상이다.

더군다나 초고속 인터넷 유선망 서비스와 거의 같은 데이터 전송 속도를 갖춘 LTE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최적의 맞춤형 콘텐츠가 게임이라는 평가다. 아직 단말기 보급이나 망 구축, 서비스 안정화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지만 게임업계도 변화에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특이한 점은 2G때와 같이 임베디드(내장형) 형태의 게임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JCE의 ‘프리스타일2’와 CCR의 ‘포트리스2 레드’ 등이 LG유플러스 LTE 단말기에 탑재돼 서비스되고 있다. 그라비티의 자회사인 네오싸이언 역시 올해 출시하는 모든 게임을 해당 단말기에 내장 형태로 제공할 계획이다.

■모바일 플랫폼

지난해에는 모바일게임만큼이나 게임 전용 모바일 플랫폼이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게임허브’와 ‘게임박스’를 내놓는가 하면 네오위즈인터넷은 ‘피망플러스’를, 컴투스와 게임빌이 ‘컴투스 허브’와 ‘게임빌 라이브’를 일찍이 선보였다. 엔씨소프트와 한게임도 최근 ‘위모’와 ‘스마트 한게임’을 통해 스마트폰 게임 전략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올해는 이동통신사, 제조사, 게임업체, 포털 등의 플랫폼 전략이 보다 가시화되면서 우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다음이 올해 1분기 중 선보일 안드로이드용 ‘다음 모바게’에 업계의 시선이 쏠렸다. 다음 모바게는 다음이 일본 디엔에이(DeNA)와 제휴해 개발 중이다. 다음 이용자들이 기존 로그인 방식으로 쉽게 접속할 수 있고 다음 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일본 모바게가 보유하고 있는 게임 가운데 1천5백개종을 엄선해 한글화해 선보일 예정이다. 양사는 새로운 모바일 게임 플랫폼도 공동 구축, 애플 앱스토어 시장에도 순차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플랫폼은 게임을 중심으로 한 유저풀을 확대하고, 모바일 광고 유인책을 찾거나 콘텐츠를 부각시킬 수 있는 마케팅 툴로써 기능을 다하면서 업계의 새로운 수익모델이 되고 있다.

■HTML5

HTML5(HyperText Markup Language5)는 IT업계의 최대 현안 중 하나다. 이를 사용하면 스마트폰 기기에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지 않고도 PC와 동일한 환경의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기 때문에 혁신적인 기술로 일컬어진다. 게임업계도 보다 손쉬운 이용자 접근성과 개발환경을 가능케 하는 HTML5에 높은 관심을 보내고 있다. 보안 등 여전히 개선해야할 점이 지적되지만 많은 업체들이 준비해야 할 필수 차세대 기술로 꼽고 있음은 분명하다.

전세계적으로 6억건에 달하는 다운로드를 기록하면서 모바일게임 열풍을 불러일으킨 ‘앵그리버드’를 간편하게 PC로도 즐길 수 있는 것 역시 HTML5 기술을 활용한 ‘웹앱(Web App)’으로 제작된 덕분이다.

세계 최대 소셜게임회사인 미국의 징가 또한 HTML5 기반 웹 앱 게임에 대한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 밖에도 HTML5 기반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장르의 웹 앱 게임 사례는 ‘www.html5games.net’라는 사이트에서 한눈에 찾아볼 수 있다.

국내에선 아직 HTML5 기술 보급이 초기 단계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에서도 다양한 장르의 웹 앱 게임이 쏟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에서 해당 기술에 강점을 보이는 업체로는 ‘타우인사이트’, ‘팬갈로어’ 등이 대표적이다. 타우인사이트는 네오위즈인터넷의 벤처기업 투자프로그램인 네오플라이가 투자를 단행한 곳이기도 하다. 현재 HTML5 기반 액션 게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소셜게임

페이스북용 게임으로 대변되던 소셜게임이 모바일로 넘어오고 있는 것 또한 놓칠 수 없는 흐름이다. 현재 업계 관계자들은 PC웹 기반 소셜게임 시장이 정체기라는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때문에 소셜게임이 웹 플랫폼에서 모바일로 점차 영역을 넓히는 모습이다.

이미 좋은 성공사례도 나왔다. 한국판 위룰로 불리는 JCE의 ‘룰 더 스카이’의 경우 하루 사용자수(DAU)가 40만명에 달하며 월 10억 단위의 매출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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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인기 있는 웹 소셜게임들이 모바일 버전으로 나오는 추세도 이어지고 있다. 싸이월드 앱스토어 인기 게임 ‘에브리타운’이 대표적 예다. 이 게임은 ‘에브리팜’으로 명칭을 바꿔 한게임을 통해 모바일 앱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에브리팜’은 최단기간 최다 다운로드를 달성, 출시 직후부터 앱스토어 매출 순위 상위권에 꾸준히 올라 있다. 페이스북서 인기를 끌고 있는 ‘트레인시티’ 역시 모바일 버전으로 제작되고 있다. 해당 게임 제작에는 개발사에 지분투자를 한 게임빌도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타이니팜’, ‘더비데이즈’ 등 2종의 소셜게임을 선보인 컴투스는 올해 20여종의 소셜게임으로 물량공세에 나선다. 출시하는 게임 40여종 가운데 절반이 소셜게임인 셈이다. 지난해 LBS를 접목한 ‘헬로, 씨푸드’ 등의 소셜게임을 내놓으며 시장에 반향을 일으켰던 KTH도 헬로 시리즈의 6종 게임을 추가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오렌지크루,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플레이빈, 선데이토즈, 노리타운 스튜디오 등도 올해 적극적으로 모바일 소셜게임 시장에 뛰어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