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투자축소 불똥 장비업계로

일반입력 :2011/11/22 11:10

송주영 기자

LCD패널 업계의 부진이 반도체 장비업계로 옮아갔다.

지난 해 상반기에 부진하고 하반기에 호조였던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계의 영업실적이 올들어 지난 3분기까지의 상반기 부진 하반기 호조에서 그 정반대로 드러나고 있다.

22일 장비업계에 따르면 에스에프에이, 주성엔지니어링, 탑엔지니어링, 디엠에스, 에스엔유프리시젼 등 반도체장비 상위업체의 올 3분기까지 실적을 살펴보면 3분기 매출이 1, 2분기에 비해 뚜렷한 감소성향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와는 완연하게 상황이 바뀐 것이다. 지난해 이들 장비업체는 3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장비업계는 그 원인을 특히 LCD 패널제조업체의 투자 축소에서 찾는다. 국내 장비업계 중 다수가 반도체보다는 디스플레이 부분 투자에 많이 의존하는 구조다. 반도체 대비 LCD 국산화 비중이 높은 탓이다.

3분기, 전기 대비 매출 축소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3분기 1천532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다르다. 올 3분기 매출은 618억원으로 2분기 1천80억원 대비 대폭 줄었다.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에스에프에이도 3분기 매출액 1천520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27.3% 감소한 실적을 나타냈다. 지난해 1천852억원과 비교해서도 줄었다. 에스에프에이는 3분기 실적설명회에서 “우리나라 시장이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해 해외 고객사에 대해서는 선택적 수주를 했지만 예상보다 3분기 매출액이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탑엔지니어링 실적도 3분기 399억원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328억원에 비해 늘었지만 2분기 459억원과 비교하면 감소했다. DMS 역시 마찬가지로 2분기 715억원이던 매출은 3분기 456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상황이 많이 다르다. 앞서 언급된 장비업체는 주성엔지니어링 외에도 대부분 지난해 최대 분기매출을 3분기 또는 4분기에 올렸다.

내년에도 믿을 곳은 중국 뿐

올해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패널 업계는 공급과잉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에 따른 투자 축소가 이어지면서 하반기 장비업계도 예상 외의 부진을 겪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5조원 이상 투자를 계획했으나 지난 7월 4조원대 규모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LCD 투자를 줄였다.

중국 투자 역시 마찬가지다. LG디스플레이 광저우 8세대 공장 투자는 해를 넘길 전망이며 삼성전자 쑤저우는 지난 5월 기공식 이래 사업 진척이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장비업계 관계자는 “삼성 AMOLED 투자를 제외하고는 4분기도 LCD 분야 호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문제는 내년이다. 삼성전자나 LG디스플레이 모두 국내 LCD 신규 팹 투자를 크게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장비업계는 중국시장만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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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E, 티엔마, CSOT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주고 여기에 우리나라 중국 팹 투자까지 가세한다면 내년 장비 시장이 크게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 다른 장비업계 관계자는 “내년 실적이 급증하거나 급감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올해 일부 이월된 수주액에 중국 투자가 더해진다면 올해와 비슷한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