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장비업계, “내년에는 좋아지려나”

일반입력 :2011/10/25 10:49

송주영 기자

올해가 이제 두달 남짓 남은 시점에서 장비업계 시름이 깊다. 지난해 매출 수준을 채우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주기에 따라 한두번 겪는 일이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있지만 대부분이 상장사인 장비업계는 다음달로 마감이 다가온 3분기 실적 발표가 부담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부 LCD, 태양광 장비업체 올해 실적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이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OLED나 해외 시장 개척으로 올해 큰 폭의 성장을 한 업체도 있지만 LCD 매출 비중이 높거나 LCD, 태양광 장비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는 관련업계 투자 축소의 직격탄을 맞았다.

■일부업체 지난해 대비 매출 축소 전망 

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지난해 대비 매출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주성엔지니어링이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광 장비로 매출 다각화를 이룬 대표적인 장비 기업이지만 LCD, 태양광 등이 모두 경기 불황의 영향을 받았다.

증권가는 최근 주성엔지니어링 올해 실적이 지난해 대비 낮을 것이란 보고서를 발표했다. 동부증권, KDB대우증권 등은 각각 올해 주성엔지니어링 매출 예상치로 3천248억원, 3천574억원을 제시했다. 지난해 4천233억원 대비 대폭 낮아진 수치다.

중장기 성장 가능성은 높지만 당장 올해는 역성장을 각오해야 할 판이다. 동부증권 강정호 연구원은 주성엔지니어링에 대해 “중장기 성장 가능성은 변함없지만 모로코, 미국 태양광장비 수주건 등이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화될 예정으로 하반기 신규 수주는 대부분 중국 수요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이번 3분기에는 부진한 실적 탓에 오는 25일 실절발표회 때는 기업설명회도 별도로 열지 않기로 했다. 

■“내실 다져야 할 때”

주성엔지니어링 뿐만이 아니다. LCD 장비 업계 일부는 올해 수주가 지연되면서 지난해보다는 못한 매출이 나올 것이란 예상이 속속 나온다.

지난해 600억원 매출을 넘긴 한 LCD 장비업체는 올해 매출을 30% 감소한 400억원대로 예상했다. 이 업체도 태양광 장비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지만 아직 이 분야에서는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한 데 더해 주력 분야인 LCD 장비 시장마저 삼성, LG의 투자 축소 탓에 매출이 줄었다.

삼성전자에 앞서 실적발표를 한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기업설명회서 내년에는 “LCD 추가 투자가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LCD 공급과잉 현상이 지속되면서 물량에 부담을 느낀 탓이다. 문제는 내년 시장도 낙관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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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LCD 장비업체 관계자는 “올해 매출 목표는 물론 지난해 실적을 달성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내실을 다져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에는 파나소닉 등 일부 업체가 디스플레이 분야를 포기하면서 업계가 정리되면 상황이 나아지지 않겠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