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400만 시대, 홀로서기 과제는...

일반입력 :2011/08/23 10:37    수정: 2011/08/23 18:15

정현정 기자

실시간 IPTV 가입자가 400만을 돌파했다. 지난 2009년 1월 IPTV 상용서비스가 시작된 지 2년 8개월 만의 성과로 국내 유료방송 사상 최단 기록이다.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는 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등 IPTV 3사의 실시간 가입자 수가 지난 19일을 기준으로 4백만2천441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IPTV 가입자는 내년 상반기 중 5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400만 가입자 돌파의 원동력으로 ▲방송통신 융합형 서비스 ▲양방향 콘텐츠 제공 ▲VOD 중심의 능동적 시청 트렌드 견인 ▲개별화된 서비스 등을 꼽았다. 특히, 실시간 중심의 콘텐츠에서 시청자가 원하는 시간에 고화질 디지털 콘텐츠를 직접 선택해 볼 수 있는 VOD 중심의 시청 트렌드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IPTV 상용화 당시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됐던 콘텐츠 부족 문제도 상당부분 해소됐다. 지상파방송을 포함해 채널수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올 초부터는 채널CGV, 엠넷, tvN 등 CJ E&M 인기채널들을 수급하면서 향후 다양한 PP채널들이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400만 가입자 돌파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시킬 수 있는 소비자 집단을 확보하면서 광고시장 활성화도 기대된다. IPTV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 광고 유형뿐 아니라 목표 고객을 대상으로 개인화된 광고 제공이 가능할 것”이라며 “간접광고와 프로그램 연동형 T커머스 신유형 광고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IPTV가 유료방송 시장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 위한 과제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IPTV 자체 콘텐츠나 상품 경쟁력 보다는 통신 3사의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마케팅의 결과물이라는 지적이 뼈아프다. 각종 결합상품을 통해 IPTV를 통신상품의 끼워팔기 상품으로 전락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를 위해 지속적인 콘텐츠 경쟁력 강화는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IPTV 서비스는 번들링 상품 전략을 중심으로 주로 가입자의 확대나 가입자 유출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제공된 게 사실”이라면서 “향후에는 차별화된 콘텐츠 제공을 통해 핵심적 융합형 서비스로 성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IPTV를 서비스하는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서 치열한 가입자 유치 경쟁을 벌이는 통신3사다 보니 내부적으로 적절한 경쟁과 협력을 통해 힘이 모아지지 않는 것도 문제다.

사업자 간 격차가 크다. KT는 IPTV와 위성방송 결합상품인 ‘올레TV스카이라이프(OTS)’를 앞세워 약 240만명으로 각각 76만과 78만명 수준인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를 압도적으로 따돌리고 있다.

IPTV 업계에서는 규제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요금 승인 제도의 개선이다.

현행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은 사업자가 IPTV 이용요금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에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IPTV는 신규 사업자로 유료방송시장에서 지배력을 남용할 우려가 거의 없으므로 이용요금에 대한 승인 제도는 과잉규제”라고 주장한다.

직사채널와 T커머스 등 다양한 비대칭 규제 개선도 업계의 요구사항이다. 지역채널을 운용하는 케이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달리 전국사업자인 IPTV는 직사채널 운용이 금지돼 있다.

N스크린 시장 선점을 위해 사실상 이동통신망에서 IPTV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도록 규정한 현행 IPTV법을 개정해 모바일 IPTV 제도화를 이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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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사업자간 차별적인 수직적 규제보다는 수평적 규제 모델이 적합하다”면서 “향후 개방형 서비스가 확대됨에 따라 새로운 법률체계로서 통합방송법이 조속히 통과돼야한다”고 강조했다.

IPTV 업계에서는 500만 가입자를 임계점으로 보고 있다. 임계점을 넘긴 이후에 가입자 증가가 가속화되는 미디어 상품의 성장 특성을 볼 때 IPTV가 목표로 기간 내에 500만 가입자를 무난히 돌파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