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루션 유통혁명”…KT, 기업 앱스토어 '주목'

채종진 KT 기업프로덕트 본부장

일반입력 :2011/07/26 08:33    수정: 2011/07/26 13:03

김태정 기자

회사 규모는 작지만 기술력은 자부하는 기업 솔루션 개발업체 A사. 나름대로 참신한 솔루션을 수개월 밤샘 작업 끝에 만들어 호평 받았지만 판매 실적은 영 부진하다. 경쟁 대기업들이 만든 진입 장벽이 상상 이상이었다.

고객관리 시스템 교체를 준비 중인 B사. 저렴하고 쓸 만한 중소 개발사 솔루션을 찾아봤지만 정보가 부족해 고민이다. ‘앱스토어’처럼 솔루션도 ‘온라인 마켓’이 없을까.

KT가 이 같은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기업 고객 부문 노하우를 결집, 솔루션 온라인 마켓을 10월에 개장할 계획이다. 통신 자원을 총 동원해 대형 생태계로 키우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주인공은 판매자와 구매자

중소기업들의 관심은 이미 뜨겁다. 뚜껑을 조심스럽게 열어보자는 기업 사장들 200여명이 25일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열린 KT ‘기업용 온라인 마켓’ 사업 설명회에 모였다. 기자도 설명회를 찾아 채종진 KT 기업프로덕트 본부장을 만났다.

“우리가 생태계를 주도하니 따라오라는 뜻이 아니에요. 장터의 주인공은 판매자와 구매자임을 분명히 하겠습니다.” 거룩하기만 한 얘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구체적 내용은 치밀하다. KT가 ‘파격’이라는 표현을 붙인 것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 애플 앱스토어 생태계의 기업 솔루션 버전으로 설명된다.

우선, KT는 애플처럼 온라인 마켓을 만든다. 개인용 애플리케이션이 아닌 기업 솔루션을 거래하는 마켓이다. KT ‘판매사지원센터(market.oaasys.com)’에 회사 정보를 입력하면 심사를 거쳐 입점이 가능하다.

고객사들은 태블릿이나 스마트폰 등으로 온라인 마켓에 접속, 쇼핑하듯이 다양한 솔루션을 검색해 비교한 후 구매하는 시스템이다.

■통신 API 개방…KT 플랫폼 노하우 집결

이 과정에서 KT는 개발사들에게 ‘응용프로그램 환경(API)’를 개방한다. 개발사들이 이 API를 기반으로 솔루션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는 뜻.

“저도 개발자 입장에서 말해보겠습니다. KT API를 활용하면 제작 가능한 솔루션의 폭이 풍성해질 것이 당연합니다. KT 플랫폼 활용이 자유로워진다는 뜻이니까요. 기업용 통신 사업 10년 노하우를 담은 API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KT는 이달 중 PSTN망 기반의 통화 API 서비스팩을, 내달에는 KT 망내 교환기(IP-Centrex), 고객사 건물 내 교환기(IP-PBX) 등 기업용 서비스 관련 API를 제공한다. 3G 무선망은 10월, 부동산·금융·광고 등 통신 외 타 분야 관련 API는 연말 공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등록 개발사들이 이미 보유한 API를 기반으로 만든 솔루션도 마켓에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 그만큼 개발 방법이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익 배분 체계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 일반적인 애플리케이션 마켓처럼 판매 수익을 개발사와 KT가 7대 3으로 배분하지만 오는 9월말까지 등록하는 솔루션은 판매 수익 100%가 개발사 1년간 개발사 몫이다. 초기 시장 활성화를 겨냥한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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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는 채 본부장이 세운 시나리오의 시작 단계일 뿐이다. 향후 솔루션 뿐 아니라 중소기업들이 제품까지 사고팔며 상생하는 마켓을 구상 중이다. 채 사장이 직접 뛰며 만난 예비 고객사들 대부분 매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현재는 생명이 막 잉태한 단계입니다. 300만 중소기업이 모두 예비 고객입니다. KT 통신 인프라와 노하우를 총 동원해 새로운 상생 모델로 키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