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LG유플러스, 중소기업 협력 강화…"상생도 경쟁"

KT·LG유플러스, 산업 에코시스템 구축에 승부수

일반입력 :2010/07/12 11:14    수정: 2010/07/12 14:14

통신사들이 경쟁적으로 중소기업 상생을 외치고 있다.

과거처럼 중소기업에 갑(甲)으로 군림하던 모습을 떨치려 애쓰는 모습이다. 협력사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탄탄한 에코시스템을 구축해야 시장 주도권을 유지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에코노베이션, 탈통신 등 표현은 다르지만 그 방향은 결국 '함께 가자'는 것으로 요약된다.

KT(대표 이석채)는 12일 중소기업이 대기업과의 협력 관계에서 갖는 태생적 불안 요소 해소를 위해 '3不정책'을 선언했다.

3不이란 ▲중소기업의 자원이 KT로 인해 낭비되지 않게 하고 ▲기술개발 아이디어를 가로채지 않으며 ▲중소기업과 경쟁환경을 조성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같은 날 LG유플러스(대표 이상철)도 중소기업과 핵심장비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자금지원을 강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상생방안을 내놓았다.

■KT, 협력사 비밀보호 강화하고 아이디어 보상제 도입

먼저, KT는 수요 예보제를 신설해 시장·기술 트렌드와 단기, 중기 사업 전망에 따른 구매 수요를 미리 공개하기로 했다. 또한 KT의 개발 계획을 사전 공개하고, 개발 협력 시 KT 신고를 통해 지속 관리하되 사업화되지 않을 경우에도 자원 투입에 대한 적정 수준의 보상을 제공할 계획이다.

상호 협력 관계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방안도 추진한다. 비밀유지계약(NDA, Non-Disclosure Agreement)을 맺어 제안 사항의 타 업체 유출을 방지하고 KT 내부에서 아이디어 제안 사항을 유출할 경우 관련자를 엄중 처벌할 방침이다.

‘아이디어 보상 구매 제도’도 신설해 제품 개발 없이 상용화가 가능한 경우 제안 협력사 최대 50%까지 구매물량을 우선 배정하고, 별도의 개발이 필요한 경우는 개발 성공시 일정 기간 동안 구매를 보장하기로 했다.

투자펀드를 활용한 방안도 내놨다. IT 핵심 솔루션 분야의 550억원 규모 신규 펀드를 조성하고, 모바일앱·콘텐츠 분야에는 기존 450억원 규모의 펀드를 활용해, 중소기업의 개발비용을 선지원, 후분배하는 방식으로 중소기업 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KT는 중소기업 동반성장 전담 조직을 신설해 단계별 프로세스를 최적화하고 분야별 전문 인력을 배치해 적극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석채 KT 회장은 이날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넘어 동반성장으로 나아가는 것은 결국 고객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터를 닦는 일”이라며 “지속적인 오픈 정책으로 중소기업과 함께 의미 있는 성장을 이루고 IT 산업의 장밋빛 미래를 열어가는데 KT가 밑거름이 되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핵심 장비기술 중소기업과 공동개발

최근 통합LG텔레콤에서 사명을 바꾼 LG유플러스도 중소기업과의 공동 기술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협력업체와 수탁사의 상생을 위한 교육을 대폭 강화하는 등 동반 성장을 위한 폭넓은 상생협력을 전개하고 있다.

우선 LG유플러스는 유무선 장비에 대한 전략적 핵심 기술과제를 선정하고 중소기업과의 공동 기술개발을 위한 행보를 이어왔다. 성과로 장비 소형화, ‘디지털 광중계기’ 개발, 대용량 라우터 장비인 ‘대용량 L3 스위치’ 개발 등이 나왔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5월부터 중계기 전문업체인 ‘피플웍스’와 공동으로 4세대 이동통신 시장을 선도하고 전국망을 조기에 구축하기 위해 ‘디지털 광중계기’ 개발에 착수했다.

대용량 스위치 장비의 경우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유비쿼스’와 손잡고 초당 데이터 처리용량을 400기가까지 지원하는 ‘대용량 L3 스위치’ 개발에 성공했다.

아울러 컨버전스 시장의 선점을 위해 다양한 중소 IT솔루션 및 콘텐츠 업체들과 공동으로 보안, 결재 등의 서비스도 적극 발굴해 새로운 고객가치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협력사 교육제도도 강화된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안에 100여개 유무선 협력업체와 수탁사 직원 860명을 대상으로 40여차례에 걸쳐 상생을 위한 교육체제를 구축한다. 

향후에도 산학 교육프로그램 개발, 정보통신 기술분야 현장 연수, 실습 교육을 지원하고 시설 및 실험·실습 자재를 공동으로 활용하는 등 다각적인 협력을 마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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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지난 5월 국내외의 유망 신기술 및 기업 발굴을 위해 매년 150억원 규모의 ‘탈통신 투자 펀드’를 조성했다.

탈통신 투자 펀드는 유무선 통신 분야는 물론 미디어·광고와 교육, 유틸리티, 자동차, 헬스케어 등 다양한 탈통신 영역의 산업군과 IT분야의 신규사업 부분에 집중적인 투자가 이루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