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밸런타인데이 AMD에 한방 먹다

일반입력 :2011/02/15 10:32    수정: 2011/02/15 16:38

이설영 기자

당신이 샌디 때문에 힘들어 한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내가 있다는 걸 잊지 말아 주세요...

씨넷의 댄 애커맨 에디터는 14일(현지 시간) 밸런타인데이에 맞춰 한장의 카드와 선물꾸러미를 받았다.

카드 속에는 언뜻보면 사랑 고백 같아 보이는 문구들이 씌여있었다. 그러나 사실 이 카드와 선물꾸러미는 인텔과 칩셋시장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AMD의 작품이었다.

에커맨에 따르면 밸런타인데이 오전 씨넷 사무실에 선물꾸러미가 배달됐다. 선물꾸러미에는 모탈컴뱃 사탕이 들어 있었는데 이 사탕은 초컬릿으로 만든 박스에 들어 있었다. 선물꾸러미가 사무실로 배송되자 뒤이어 근처 꽃집에서 직접 한송이의 장미꽃을 전해줬다.

이 장미꽃은 거의 블랙에 가까운 다크레드 빛깔을 띠고 있었으며, 묘한 향기를 풍겼다. 장미꽃에 첨부된 메모는 기묘한 분위기의 소설로 유명한 에드거 앨런 포의 시 '까마귀'의 한 구절로 채워져 있었다.

어둠 속을 뚫어지게 응시하며,

나는 오랜 시간 거기 선채

공포와 의문에 사로잡혀

누구도 이전에 꾸지 못한 꿈을 꾸었다.

-에드거 앨런 포

'모탈컴뱃'의 경우 잔혹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유명 격투게임이지만, 그 외 아이템들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매우 미스테리한 상황. 특히 다크레드빛의 장미꽃은 확실히 밸런타인데이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마지막 선물로 이번 밸런타인데이 이벤트의 의미가 명확해졌다. 'I♥APU'라는 로고가 찍힌 머그컵과 카드가 배달된 것. APU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합쳐진 AMD의 가속프로세스유닛이다. 카드내용이 특히 재미있다.

댄에게

당신이 샌디(Sandy B.) 때문에 힘들어 한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내가 있다는 걸 잊지 말아줘요. 아, 그리고 저에게는 텍사스주 라노에스터카도(Llano)에서 온 사촌도 있어요. 곧 당신에게 소개시켜 주겠어요. 당신 둘은 정말이지 환상의 짝꿍이 될거라 생각해요.

-사랑을 담아 AMD 퓨전 APU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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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카드 중 '샌디'는 인텔의 샌디브릿지를 의미한다. 인텔이 지난 1월 발표한 최신 칩셋 샌디브릿지는 최근 결함이 발견돼 오류를 수정 중이다. 샌디브릿지가 생기를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됐던 PC 시장은 혼란이 야기된 바 있다. '라노'는 AMD가 곧 출시할 예정인 노트북용 퓨전 APU이다.

AMD는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인텔이 주도하는 칩셋 시장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를 위해 매우 재미있는 이벤트를 마련했으나, 에커맨 에디터는 소름이 끼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