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몸값 비싼 애플 스티커!"

일반입력 :2011/02/03 14:19    수정: 2011/02/04 11:28

남혜현 기자

나는 예쁘다, 고로 존재한다.

액세서리 절대 기본 수칙 하나, '아름다움'이다. 여기에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가미된다면 일석이조. 스마트폰 액세서리라고 예외는 없다. 나만의 개성을 드러내기 위해선 남들과 똑같은 케이스만으로 만족하기는 어렵다.

이 스티커는 그쪽이 생각하는 그저 그런 스티커가 아니야

스마트폰, 태블릿, 모바일PC. 신천지를 감각있는 디자이너들이 가만둘리 없다. '케이스'로는 성이 안차는 욕심꾸러기 소비자들을 겨냥한 아이디어 스티커는 이미 장안의 화제다. 이탈리아 장인이 한 땀…한 땀… 은 아니지만, 소비자들이 원하는 모양을 재미나게 디자인하는 '주문 제작 방식'을 채택했다.

반응도 뜨겁다. 지난해 2월 문을 연 원조 애플 스티커 전문 사이트 '크리애플'은 오픈 1년만에 월 매출 1천500만원을 기록하며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이후 애플레이 등 재밌는 디자인을 앞세운 전문 사이트들도 잇따라 문을 열었다.

■'애플'먹는 백설공주?

사과를 들고 새초롬한 표정을 짓는 백설공주. 한 마디로 '이 한장의 스티커'다. 매킨토시 컴퓨터와 아이폰, 아이패드 소유자라면 지름신을 불러일으키는 저 표정!

크리애플(대표 김낙근)은 지난 2월 온라인 사이트에 깃발을 꽂으며 '애플 전용 스티커'의 시대를 열었다. 예상보다 좋은 반응에 자체 온라인몰을 넘어 교보문고나 영풍문고, 인천공항 등 오프라인 매장에도 입점했다.

김낙근 대표는 애플 스티커 창업 아이디어로 지난해 미국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2010 글로벌 학생 기업가 경진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가하기도 했다.

광고전문가들이 의기투합해 만들어진 사이트인만큼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스티커 아이디어도 갖가지다. 김 대표에 의하면 사과를 들고 있는 백설공주 모양을 비롯해, 스티브 잡스 스케치, 사과 전구 모양에 불이 들어오는'씽크 디퍼런트(Think different)' 등이 가장 사랑받는 아이템이다.

크리애플이 유명한 이유는 닉네임에도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 이메일 등에 '스티커잡스'라는 유머러스한 이름을 도입한 것.

김 대표는 해외에도 판매하다 보니 외국인이 좋아하는 유머코드를 찾게 됐다며 애플 관련 제품을 판다는 것을 한 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스틱' 메시지를 이용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가격은 '스티커'라는 품목에 비해 다소 비싼 편이다. 아이폰같이 작은 제품에 들어가는 것은 9천800원부터 맥북용 스티커는 1만9천800원까지 책정됐다.

이같은 지적에 크리애플 측은 '특수 재질 스티커'를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항변한다. 스마트폰이든 PC든 열이 많이 발생하는 전자제품이다 보니 일반 스티커를 사용하면 금새 떨어지는 등 오래 사용하긴 힘들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단순한 스티커가 아닌 디자인을 파는 것이라며 디자인에 따라 서로 다른 재질을 사용하는 등 여러 부문에서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스티커도 한 장 한 장, '가내수공업'

크리애플보다는 다소 늦게 출발했지만 '애플레이(대표 김동섭)' 역시 아는 사람들은 아는 재밌는 스티커 샵이다. 스티커를 판매하는 자체 온라인몰은 물품 구매는 둘째 치고 들어와서 놀다가라고 눙치는 분위기다. 주인장 맘이 내키면 무료로 캐리커처를 그려 이메일로 보내주기도 하고, 사연을 통해 스티커를 무료 증정하는 이벤트를 열기도 한다.

애플레이가 꼭 애플 제품 전용 스티커만을 판매하는 것도 아니다. 갤럭시탭 스티커 등도 판매 된다. 이미 수많은 '비 아이폰' 사용자들도 자신의 제품에 맞는 스티커를 구매해 사용 중이다. 2~3주 간격으로 새로운 디자인이 올라오는 만큼, 충성도 높은 기존 이용자들이 꾸준히 사이트를 방문해 새 스티커를 사가는 횟수가 많다고 애플레이측은 설명했다.

다소 비싼 가격에 대해 애플레이 측은 '가내수공업'임을 강조한다. 김동섭 애플레이 대표는 규모가 작은 벤처기업인만큼 디자인과 제작, 커팅 등 모든 공정을 직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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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만화가 이말년 씨도 애플레이와 함께 한다. 애플레이가 이 작가의 캐릭터를 스티커로 사용하는데 든 계약금은 '돼지갈비-XX치킨-양꼬치' 등 고기 3연타.

이 작가는 최근 애플레이가 주최한 스티커 증정 이벤트에 추첨인 자격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만화가와 디자이너. 이들이 만들어내는 장난이 스티커 속 캐릭터의 미소에 배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