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어도비 플래시에 또 태클?

일반입력 :2010/04/12 15:29

플래시를 놓고 애플과 어도비시스템즈가 또 다시 충돌하게 됐다.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플래시 애플리케이션을 올라오는 것을 차단해왔고 어도비는 차선책으로 플래시를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으로 전환시켜주는 크리에이티브 스위트(CS)5로 아이폰 생태계에 거점을 마련하려 했다. 그러나 이것도 쉽지 않게 됐다. 애플이 최근 변경한 SW개발 약관에서 어도비 CS5 플래시 개발툴 기능을 금지했기 때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12일(현지시간) 애플이 최근 다른 플랫폼과 언어로 개발된 SW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애플리케이션으로 변환해 쓸 수 없다는 약관을 발표함에 따라 어도비 CS5 일부 기능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CS5는 아이폰과 아이팟터치용 개발언어와 개발툴을 쓰지 않고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개발자들이 다른 개발언어가 아닌 플래시만 써서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업데이트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변경된 애플 SW개발 약관은 변환기술을 쓰지않고 원래부터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프로그램으로 개발된 SW만 허용한다. 어도비로선 애플 휴대용 단말기에서 플래시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투입할 가능성이 봉쇄당한 셈이다. 애플 대변인은 "어도비 플래시 기술은 폐쇄적인 독점기술"이라며 "애플은 표준 기술을 장려한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같은 애플 움직임이 자사 하드웨어용 SW를 강력하게 통제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어도비 CS5 변환기술을 계속 쓸 수 있다면 개발자들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뿐 아니라 구글 안드로이드 단말기 등 다른 하드웨어에서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다. 외신들은 "애플과 타사 단말기에서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쓸 수 있다면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독점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차별화 효과를 얻지 못한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자기 플랫폼에서만 쓸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확보해 경쟁사 플랫폼보다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고 한다는 얘기다.

애플 정책 변경으로 어도비 CS5 출시 일정이나 시장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분석업체 IDC 애널리스트 알 힐와는 "어도비는 CS5 제품을 디자인툴이자 SW개발툴로 자리매김하려 했는데 애플이 관련 정책을 변경해 분명히 문제를 일으켰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도비 매출 자체에 타격을 주지는 않을 거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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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린치 어도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블로그를 통해 어도비가 여전히 CS5에 변환기능을 포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CS5 제품이 어도비 최대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WSJ은 "(CS5는) 몇 년 동안 어도비가 지내온 힘든 환경에서 재도약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며 "CS 제품군은 어도비 매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