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어도비를 사야하는 이유

일반입력 :2010/03/21 14:34    수정: 2010/03/21 20:14

애플이 어도비시스템즈를 사야할 이유가 있을까? 애플과 어도비는 요즘들어 점점 껄끄러워지고 있는 관계인데...아이폰에 이어 아이패드에서도 플래시가 블로킹당하면서 어도비에게 애플은 참으로 얄미운 그대가 됐다.

이런 가운데, 애플이 어도비를 왜 사야하는지를 다룬 도발적인 칼럼이 등장했다.

미국 지디넷 블로거 로빈 해리스는 18일(현지시간) "애플이 어도비를 사야 하는 이유"라는 글을 통해 애플이 어도비를 사야하는 이유를 제시했다.

해리스는 "300억달러가 넘는 현금 자산을 보유한 애플은 어도비를 완전히 사버릴 수도 있다"며 "애플 시가총액은 어도비 10배쯤 된다"고 말했다. 애플은 덩치가 작은 기업을 인수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는 물리적 통합도 어렵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두 회사 차로 이동하면 15분밖에 안 걸리고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두 회사를 모두 관리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해리스는 또  "어도비의 수익성이 애플 실적에 기여할 것"이라고덧붙였다. 개인사용자용이 아니라 전문가용 제작프로그램 포트폴리오를 폭넓게 갖춘 어도비인 만큼, 애플이 사업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얘기였다.

■ 애플, 뭘 기대하나

어도비를 인수함으로써 애플은 어도비 자산과 제품군을 확보,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다. 애플 하드웨어에 탑재될 SW도 다양화할 수 있다.

이를테면 아이패드에 기본으로 들어가는 이미지편집툴 '터치'나 동영상관련 프로그램 '비디오' 처럼 인기를 끈 SW에 어도비 기술을 접목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해리스는 "동영상 관련 기술은 하드웨어 의존성이 크다"며 "어도비는 문제가 많은 기업이긴 하지만 좋은 기술을 갖고있다"고 말했다.

■ 어도비, 뭐가 힘든가

어도비는 이미지, 동영상, 웹사이트, 플래시 등 콘텐츠 제작 및 출판 SW 부문의 강자다. 해리스는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인디자인 등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며 "어도비는 이 부문에서 더 성장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분야를 개척하지 않으면 정체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어도비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 '애프터 이펙트' 등도 다른 SW보다 덜하지만 시장점유율이 높은 편이다. 나머지 일부를 애플 SW인 '파이널컷' 등 다른 업체가 차지한다.

해리스는 성장 잠재력 문제를 극복하려면 애플이 어도비SW를 전면적으로 혁신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어도비 프로그램들은 무겁고 버그가 많은데다가 전문가용과 구분되는 일반용 프로그램들이 기능만 적었지 똑같은 문제를 갖고있다고 비판했다.

플래시 콘텐츠는 향후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플래시는 현재 동영상 전송을 위한 플러그인과 리치 인터넷 애플리케이션(RIA) 환경을 주도하는 플래폼이다. 그러나 해리스는 플래시의 미래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해리스에 따르면 어도비 콘텐츠 제작툴들이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피스같은 문제를 겪는 중이다. 분야별 제품들이 이미 해당 시장을 장악했기 때문에 기존 사용자들을 상대로 업데이트된 버전을 팔 수 밖에 없는데, 사용자 대부분은 구형 버전 기능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구조적으로 성장의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