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온의 시대' 인텔, 고성능 서버칩 전략 변화하나

일반입력 :2010/03/31 14:16    수정: 2010/04/01 15:37

황치규 기자

인텔이 코드명 네할렘EX로 알려진 제온7500 시리즈 프로세서를 공식 발표했다. 유닉스가 틀어쥔 고성능 서버 시장에 제온을 집중 투입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고성능 서버용으로 판매하는 자사 아이테니엄칩과의 충돌을 일정 부분 감수하더라도 제온 생태계 확산을 선언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인텔의 서버칩 전략이 제옵칩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인텔은 그동안 고성능 서버는 RISC(reduced instruction set computer) 아키텍처에 기반한 아이테니엄, 중저가 시장은 x86칩인 제온에 집중하는 전략을 펴왔다.

■이제 안정성으로 승부하겠다

인텔은 31일 제온7500시리즈 출시 간담회에서 성능 보다는 안정성을 강조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성능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는 x86칩의 단점으로 지적돼온 안정성을 강조해, 성능과 안정성 모두를 요구하는 유닉스 고객을 파고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인텔에 따르면 제온7500시리즈에는 신뢰성, 가용성, 서비스 용이성 등 안정성과 관련한 새로운 기능 20개가 추가됐다. 머신 체크 아키텍처(MCA)가 대표적이다. 복구 기능을 제공하는 MCA는 가상 머신과 함께 동작해 치명적인 시스템 오류를 복구할 수 있다. 에러가 어디서 발생했는지 운영체제(OS)에 알려준 뒤 수정되지 않은 에러는 분리시켜 자동으로 리세팅시켜줘 사용자는 시스템을 끄고 다시 부팅할 필요가 없다는게 인텔 설명.인텔 아태지역 제품마케팅 총괄 아담 킹 이사는 MCA는 그동안 아이테니엄 등 유닉스 서버에 쓰이는 RISC프로세서에만 적용돼왔다면서 x86칩에 사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강조했다.

확장성 측면에서는 퀵패스테크놀로지(QPI)가 전진배치됐다. QPI는 소켓 모듈로 8소켓 플랫폼을 구축해 비용 효율적이면서 확장성 높은 시스템 구성이 가능하게 해준다. 시스템을 연결하기 위해 외부 업체가 제공하는 특수 노드 콘트롤러칩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인텔은 재무분석, 기상수치예보, 유전자 배열(시퀀싱) 처럼 높은 대역폭이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는 고성능 컴퓨팅 슈퍼노드를 위한 최대 256소켓, 16테라바이트 메모리 지원 등 초대형 시스템 구축을 위해 시스템 업체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온7500 시리즈는 데이터베이스와 가상화 환경에 적합한 플랫폼으로 4, 6, 8코어 버전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인텔 하이퍼 쓰레딩 기술을 기반으로 쓰레드도 두배로 활용할 수 있다. 기존 제품에 비해 성능은 3배 높아졌다.

인텔코리아는 IT관리자들은 최대 20대의 노후된 싱글코어, 4소켓 서버를 제온7500기반 서버 한대로 통합하면서 성능은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전력 및 냉각비용, 운용체제 비용은 최대 92%까지 절감할 수 있어, 1년안에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유닉스 서버와 전면전 예고

세계 서버 시장은 매출 기준으로 유닉스 시스템 등 x86칩을 탑재하지 않은 서버 비중이 40%에 이른다. 판매 대수로 치면 x86서버는 90%가 넘는 점유율을 가졌지만 매출 측면에선 유닉스 서버는 아직 기반이 탄탄하다. 한국은 유닉스로의 쏠림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국내 기업들은 안정성과 호환성 그리고 신뢰성을 이유로 x86서버를 고집하는 경향이 강했다. 북미와 유럽은 물론 같은 이웃나라 일본과 비교해서도 한국에서 유닉스 점유율은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인텔은 제온7500을 앞세워 이같은 판세를 흔들겠다는 전략. 아담 킹 이사는 신뢰성과 가용성이 강화된 제온7500을 통해 기업들에게 비용 절감 효과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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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은 그동안 고성능 서버 시장은 아이테니엄을 강조해왔다. 제온칩 성능이 계속 좋아지는 가운데서도 인텔은 아이테니엄에 대해 최고 용량에 대한 최고의 솔루션이란 수사학을 구사했다. 그러나 제온7500으로 넘어오면서 입장이 달라졌다. 제온7500이 아이테니엄에 필적할만한 성능을 갖췄다는 메시지를 공식적으로 내보낸 것이다. 아이테니엄과 시장이 중복되는 것을 감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에 따라 아이테니엄과 제온의 역학 관계가 어떻게 달라질지 주목된다. 이위크 인터넷판에 따르면 인텔의 커크 스카우젠 부사장은 시간이 흐르면 많은 중대형 서버들이 제온으로 전환할 것이다면서도 지금은 아이테니엄도 여전히 매력적인 비즈니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