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서버 시장, x86의 반란 시작됐다

일반입력 :2010/03/29 15:41    수정: 2010/04/01 15:37

황치규 기자

인텔 프로세서에 기반한 x86서버가 유닉스 시스템이 장악한 중대형 컴퓨터 시장을 빠른 속도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x86 서버의 질주는 최근들어 더욱 급물살을 타는 양상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x86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신뢰성이 개선되면서 유닉스 대신 x86을 대안 플랫폼으로 고려하는 기업들도 부쩍 늘었다.

한국HP 관계자는 "한국은 그동안 세계 시장은 물론 아시아권에서도 유닉스 서버가 많이 보급된 국가에 속했지만 최근에서는 고성능 x86서버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예전같은 유닉스만 썼던 기업들이 이제는 비용 절감을 위해 유닉스와 x86시스템을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구성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었다.

국내 엔터프라이즈 서버 시장에서 유닉스 서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 이상으로 윈도나 리눅스 기반 서버를 압도해왔다.

수년전부터 x86프로세서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면서 성능면에서는 유닉스와 견줄만한 수준에 이르렀음에도 국내 기업들은 안정성과 호환성 그리고 신뢰성을 이유로 x86서버를 고집하는 경향이 강했다. 북미와 유럽은 물론 같은 이웃나라 일본과 비교해서도 한국에서 유닉스 점유율은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한국도 세계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는게 업계 설명. 유닉스 서버가 갖고 있던 지분의 일정 부분을 x86시스템이 대체하게 될 것이란 얘기다.

한국HP 관계자는 "유닉스에서 x86으로 모두 바꾸는 사례는 많지 않다"면서도 "대형 프로젝트를 보면 비용 절감을 위해 유닉스와 x86 서버를 섞어쓰는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은 x86서버가 이제 성능은 물론 가용성과 안정성에서도 고객들에게 호소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텔도 31일 발표하는 고성능 x86프로세서 제온7000시리즈(코드명 네할렘EX)와 관련해 안정성과 가용성에 대한 기능이 대거 추가했음을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서버 업계의 행보도 분주해졌다. 고성능 시스템을 겨냥한 x86서버 신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한국IBM은 최근 차세대 eX5 서버 아키텍처를 채용한 4소켓 x86서버 '시스템5x3850 X', '블레이드센터 HX5, 시스템 x3690 X5'를 발표했다. 이들 제품은 대용량 데이터나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주요 핵심 업무에 어울린다. 데이터베이스(DB)와 ERP는 그동안 유닉스의 아성으로 불렸던 대표적인 인프라였다.

롤랜드 헤이건 IBM 본사 시스템x 플랫폼 담당 부사장은 "2010년은 x86 서버의 변화와 혁신으로 인해 서버 시장에서 게임의 법칙이 바뀌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x86 서버 진보를 이룬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 eX5는 x86 서버의 한계를 뛰어넘어 서버통합, 가상화, 대용량 데이터베이스 및 주요 핵심업무를 위한 엔터프라이즈 서버로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국HP도 유닉스에 주력하는 BCS 사업부에 고성능 x86서버를 배치했다. 중대형 컴퓨터 시장에 유닉스와 x86서버를 모두 투입하는 것이다. 델코리아도 네할렘EX 기반 서버 출시를 계기로 유닉스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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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공식 출시되는 네할렘EX는 2소켓 서버에만 적용 가능했던 네할렘EP와 달리 8소켓 서버까지 탑재가 가능하다. 프로세서당 8개 코어가 탑재된 만큼, 네할렘EX를 통해 64코어급 x86서버를 구현할 수 있게된 셈이다.

AMD도 4월1일 12코어 기반 옵테론 프로세서를 공식 발표한다. 흥미로운 점은 AMD가 파격적인 가격 공세를 예고하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x86서버의 중대형 컴퓨터 시장 진입은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