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이탈리아 인터넷 규제도 거부할까?

일반입력 :2010/03/01 16:10    수정: 2010/03/01 17:28

남혜현 기자

지난해 한국에서 인터넷 실명제를 시행하며 불거진 '표현의 자유' 논쟁이 유럽에서 재현되고 있다.

美 지디넷은 25일(현지시간) 구글이 한국내 유튜브 사용을 차단한 것처럼 이탈리아에서도 '서비스 차단'이라는 강수를 둘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25일 이탈리아 밀라노 법원은 자폐증에 걸린 소년을 집단으로 괴롭히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구글 웹사이트에 게재된 사건과 관련, 기소된 구글 임원 3명에 사생활 침해 혐의로 집행유예 6개월을 선고했다.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제품 마케팅 매니저는 무죄판결을 받았다.

이에 앞서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달 블로그나 온라인 뉴스미디어를 포함, 유튜브 같은 온라인 사이트에 사용자들이 올리는 음란 또는 폭력적 내용에 대한 심의를 의무화하는 법령안을 내놓았다.

법원의 결과를 놓고 구글측은 "인터넷의 기본원리인 자유를 공격하는 결정"이라는 입장.

지디넷은 일련의 상황을 놓고 구글이 지난해 한국 인터넷 실명제를 거부하며 사업을 철수한 절차를 이탈리아에서도 밟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구글은 한국에 제공되는 서비스를 해외서버로만 제공하고 있는 상태. 따라서 한국 사용자들은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기 위해 외국 계정을 이용해야만 한다.

지디넷은 "한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구글은 이탈리아에서 동영상을 업로드 하는 것을 막을지도 모른다"면서 "그렇더라도 이탈리아 사용자들 역시 한국처럼 외국계정을 이용해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터넷에는 국경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국가가 법으로 제한을 한다고 해도 실제 사용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유튜브는 한국진출 2년만에 동영상 공유 사이트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르는 등 크게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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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구글이 이탈리아 법정과 싸움을 선택할 때는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는 내용도 덧붙었다.

지디넷은 "한 나라의 법을 어기는 것이 정당화될 만큼 충분한 명분이 있는가를 신중히 판단할 필요가 있어보인다"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