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가세한 하이브리드 디카 시장 전운

일반입력 :2010/02/23 19:46    수정: 2010/02/23 19:54

남혜현 기자

소니가 하이브리드 카메라 시장에 본격 출사표를 내밀었다. 삼성디지털이미징 역시 하이브리드 카메라 렌즈 라인업 8종을 선보이며, 신수종 사업 추진의지를 확고히 했다.

양사가 비슷한 시점에 하이브리드 디카 시장을 먼저 치고 나선 올림푸스·파나소닉에 견제구를 던진 것이다. 하이브리드 시장 판세가 어떻게 재편될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니, '알파+사이버샷' 액기스만 모아

21일(현지시간)부터 23일까지 미국 애너하임서 열린 '사진영상기기전시회(PMA)'에서 소니는 하이브리드 카메라 카드를 뽑아 들었다.

자사 DSLR카메라(알파)와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사이버샷)의 중간형 모델인 ‘넥스’를 내놓기로 한 것이다.

지금까지 씨넷을 통해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소니가 이번 신제품에서 새로 개발한 ‘엑스모어(Exmor) APS HD CMOS’ 센서를 탑재했으며, 풀HD 동영상 기능을 지원한다. 제품에 탑재된 CMOS 센서는 동영상 기술을 위해 특별한(?) 개선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알파'의 이미지 품질과 사이버샷의 HD영상촬영 기능, 초박형 디자인 기술력이 한 번에 녹여진 제품이라고 소니 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렌즈 교환 제품일 지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이를 놓고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 분분하다.

라이벌사인 니콘과 캐논이 풀HD 동영상 기능을 탑재한 DSLR카메라로 순위 벌리기에 힘을 쏟을 때 자사 캠코더와의 시장포지션 충돌을 우려한 소니는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지난해 DSLR시장에 선풍적으로 불어 닥친 HD캠코더 기능에 관해 소니코리아 디지털카메라 담당 오동윤 팀장은 “동영상 기능을 탑재한 DSLR카메라 ‘알파’ 라인업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전 세계 절반 가까운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소니 캠코더 판매망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을 본사에서 내린 것 같다”고 일렀다.

때문에 이번 하이브리드 카메라 출시는 캠코더와 DSLR카메라 세그먼트의 존속을 유지하는 중간 해결사 역할을 함과 동시에 소비자들의 요즘 취향에 곧바로 대응할 수 있는 제품이란 점에서 소니의 차세대 기대주로 부상할 것으로 보여진다.

무엇보다 '정체기'에 접어든 DLSR카메라 수요와 콤팩트 디지털카메라 시장의 '포화' 때문에 하이브리드 제품군으로 소니의 무게 중심이 이동할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소니는 자사 슬림형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인 '사이버샷'의 디자인 노하우(Know-How)를 이번 제품라인업부터 그대로 적용할 가능성이 다분해 ‘1mm-1g’대 경쟁이 더욱 첨예하게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지털이미징, 렌즈라인업 강화

삼성디지털이미징은 독자 개발한 렌즈 교환식 카메라 NX10을 필두로 오는 2011년까지 하이브리드 카메라 시장의 절반이상을 석권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같은 의지를 증명해 보이듯 삼성디지털이미징은 PMA에서 8종의 렌즈라인업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회서 공개한 렌즈군은 표준 렌즈(18∼55㎜, F3.5∼5.6)와 단 렌즈(30㎜, F2.0), 망원 렌즈(50∼200㎜, F4∼5.6, OIS) 등이다. 삼성은 이 같은 기세를 몰아 올 하반기에 콤팩트 줌 렌즈(20∼50㎜, F3.5∼5.6)도 함께 출시할 예정이다.

박상진 삼성디지털이미징 대표는 “소비자들은 DSLR카메라의 ‘사진품질’과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의 ‘휴대성’을 동시에 가지길 원하고 있다”라며 “이 같은 욕구를 충족시켜줄 NX10은 올해 100만대, 오는 2015년엔 900만대 판매고를 달성, DSLR시장과 동등한 카메라 점유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기술 역사가 오래지 않다는 것. 치명적 아킬레스건이다. 아직 신규업체란 딱지를 떼지 못했다. 제품을 믿고 구매할 정도의 기술력을 갖췄는가에 고개를 갸웃하는 소비자들이 아직 많다는 뜻이다. ■올림푸스 올테면 오라

후발주자들과 격차를 더 벌리기 위한 올림푸스가 잰걸음이다. 1위 방어전에 어떤 전략을 펼쳐보일 지 업체 관계자들의 관심이 벌써 쏠리고 있다. 올림푸스는 마이크로포서드 시스템을 갖춘 펜 시리즈를 내놓은 이후 하이브리드 카메라 시장을 4배 가까이 빠르게 성장시킨 주역이다.

올림푸스는 먼저 가격대별 제품으로 강공을 펼칠 예정이다.

판매가를 낮춘 80만원대 보급형 기종(모델명: 펜(PEN) E-PL1)으로 타사와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내건 올림푸스한국(대표 방일석)은 올해 6만대 판매목표량을 제시했다. 이는 DSLR시장에 20% 이상 사용자를 하이브리드 카메라 시장으로 끌어오겠단 것.

더욱이 올 하반기엔 프리미엄 제품라인업도 연달아 내놓겠다고 선언해 이 분야에 결전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게다가 렌즈 호환성도 이 제품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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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푸스한국 권명석 상무는 “펜 시리즈는 파나소닉, 라이카, 캐논, 니콘 등 총 60여 종의 렌즈와 호환이 가능한 어댑터를 제공하고 있다”라며 “향후 하이브리드 카메라의 경쟁력은 일반 소비자들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진화된 UI(사용자환경)와 디자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방일석 올림푸스 사장은 “펜이 전체 DSLR카메라 시장서 16%대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하이브리드 카메라 시장의 잠재수요(7만5천대)에서 대략 6만대 이상의 제품이 우리의 제품으로 채워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