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양극화 심화…정부 지원 절실

[하반기 전망] 시장은 포화, 글로벌 진출 난망

디지털경제입력 :2018/07/04 14:10    수정: 2018/07/04 17:35

하반기에도 게임업계는 한숨이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 시장의 포화로 인해 일부 대형 게임사를 제외한 중소게임사는 매출 하락으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 진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게임사의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 시장은 여전히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중국 게임이 국내에서 성과를 내며 중소 게임사를 위협 중이다. 신규 시장으로 주목받는 북미, 유럽 시장도 소수의 업체를 제외하면 여전히 성과를 내긴 역부족이다.

관련 업계에선 게임산업의 생존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 좁혀지지 않는 양극화

대형게임사와 중소게임사의 격차는 하반기 들어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로 비슷한 방시의 게임을 만들고 있는 상황에 중소 게임사의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현재 주류 장르인 모바일게임은 기존 인기게임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강세다.

이에 대형게임사들은 독주를 이어 가기 위해 인기 IP와 화려한 그래픽과 연출로 무장한 신작을 하반기 대거 출시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넷마블은 18개, 카카오게임즈 23개의 게임을 준비 중이며 블레이드앤소울, 테라, 세븐나이츠 등을 기반으로 한 기대작이 대거 포진됐다.

인기 온라인게임 블레이드앤소울 IP를 활용한 넷마블의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반면 중소게임사는 이렇다할 IP를 확보하지 못한 경우가 다수다. 준비 중인 신작도 장르나 게임성 등에서 차별화를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게임성이나 서비스 등에서 질적으로 부족한 경우가 많아 고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경쟁력에서 밀려 흥행이 어려워진 만큼 일부 중소게임사는 가상화폐 등 이슈 산업에 손을 대며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해당 산업은 충분히 성장하지 못했고 게임사도 이제 시작단계인 만큼 빠른 시일내에 실적이 개선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진출이 막막한 글로벌 시장

대형게임사의 독점으로 국내시장이 포화되면서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업체가 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국내 게임사의 최대 게임시장인 중국은 여전히 굳게 닫혀 있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인정받으며 중국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을 것으로 기대되는 리니지M, 배틀그라운드 등도 판호를 받지 못하고 지경이다.

특히 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권인 판호를 발급하는 부처가 광전총국에서 문화부에 대한 감독 권한을 가진 선전부로 변경되면서 게임사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고민이 깊어진 이유는 새롭게 바뀐 부서의 방침을 확인할 수 없어 언제까지 국내 게임에 대한 제재가 이뤄질지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부서가 바뀐 후 국내 게임에 대한 심의 사례가 없는 만큼 시행착오를 겪을 우려도 늘었다.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배틀그라운드도 중국 정식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국이 막히면서 게임업계는 전 세계 글로벌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중국과 함께 세계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북미, 유럽 시장으로 진출하려는 사례가 늘어나는 중이다.

하지만 북미, 유럽은 국내와 달리 RPG가 아닌 슈팅, 전략게임 등이 강세이며 모바일과 온라인게임보다 콘솔게임이 많은 인기를 누리는 등 많은 차이가 있다.

결국 모바일, 온라인게임을 집중적으로 만들어온 국내 게임사는 해당 시장 공략을 위해 완전히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대형게임사도 현재 소규모 콘솔게임 프로젝트 부서를 만들어 기술 축적에 집중하고 있어 본격적으로 해당 시장 공략에 나서기 위해선 더욱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시장이 어려워도 중국 등 해외 시장을 바라보며 개발에 집중했지만 지금은 이것 마저도 쉽지 않다”며 “특히 중국 게임사는 우리와 비슷한 게임을 만들 뿐 아니라 강력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글로벌 경쟁에 나서고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 정부 지원 및 규제 완화 절실

양극화가 심화되고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만큼 중소 게임사의 생존을 위해 정부의 지원 및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한국콘텐츠진흥원(한콘진, 원장 김영준)은 게임 지원부서를 기존 팀 단위에서 본부급으로 격상하며 맞춤형 지원 정책을 강화할 것을 밝힌 만큼 업계 기대가 커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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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업계에서는 수년간 이어진 셧다운제, 온라인 웹보드게임 결제한도 등의 규제를 줄이고 글로벌 진출을 위한 기술 지원 등을 통해 게임 산업의 활성화를 다시 이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업계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 지원 강화 등의 이야기가 정부에서 나왔지만 실상은 크게 바뀐 게 없다”며 “지속되는 어려움으로 게임업계가 일부 대기업만 남고 허리가 사라지지 않도록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