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수닷컴, 기업용 SW에 연간 정액 가격정책 도입

일반입력 :2015/02/26 18:55

손경호 기자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 파수닷컴이 자사 기업용 솔루션에 연간 정액제로 비용을 받는, 이른바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 판매 방식을 적용해 주목된다.

국내 기업용 SW 업체가 한번 사면 평생 쓰는 영구(perpetual) 라이선스 대신 서브스크립션 기반 모델을 적용한 사례는 아직까지 많지 않다. 외국 기업으로는 레드햇이나 어도비가 서브스크립션 중심의 SW판매 전략을 펼치고 있고, 최근에는 오토데스크도 서브스크립션 중심으로 전략을 바꿨다.

파수닷컴은 26일 문서협업솔루션인 '랩소디(Wrapsody)' 2.0을 발표하면서 서브스크립션 판매 방식을 적용했다고 발표했다. 패키지 형태로 일괄판매하는 대신, 유지보수비를 포함해 연간 얼마씩의 비용을 받는 방식이다. 파수닷컴은 랩소디를 시작으로 향후 다른 제품군에도 서브스크립션 방식을 적용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사용자 수를 반영한 서브스크립션 방식의 SW판매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파수닷컴의 행보로 국내 업체들 사이에서도 서브스크립션 판매 모델이 확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파수닷컴에 따르면 이번에 출시된 랩소디2.0은 랩소디2.0은 초기 버전에서 나왔던 여러가지 버그를 개선하고, 사용성을 높였다. 이제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승부를 볼 만한 솔루션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조규곤 파수닷컴 대표는 기존 문서중앙화솔루션(ECM) 등과는 달리 문서를 랩(Wrap)하는 순간부터 관리가 시작된다며 올해 5월 글로벌 시장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랩소디2.0은 기존 ECM과 함께 문서관리시스템(DMS), 그룹웨어 등이 갖고 있는 문서 생성, 수정, 배포, 관리에 필요한 핵심기능만 뽑아 PC, 노트북, 스마트기기에 구애되지 않고 임직원들끼리 협업할 수 있게 하는 솔루션이다.

주현주 파수닷컴 컨설팅 팀장에 따르면 ECM의 경우 문서를 수정하거나 업데이트 하기 위해서는 특정 서버에 사용자가 직접 수정한 문서를 올리거나 내려받는 등 업무(체크인/체크아웃)를 수행해야 하나는 점에서 불편함이 컸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본문서들이 개인PC에 쌓이는 탓에 관리가 어렵고 업무진행속도가 느려지는 문제가 경우가 많았다.

랩소디2.0은 사용자가 ECM, 그룹웨어, 사내 메일시스템 등을 통해 주고 받는 문서들이 수정될 때마다 한번에 동기화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기업 내 조직 및 부서별 담당업무를 다루는 문서파일을 전 사원들에게 공유하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전사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해당 문서를 전달하거나 그룹웨어에 올리고, 공지하는 방법이 일반적인 배포 방식이다. 만약 기업 내 일부 사원이 퇴사했을 경우에는 수정된 문서를 배포하기 위해 위와 같은 과정을 반복해야한다는 불편함이 따른다.

랩소디2.0은 이러한 과정을 생략하는 대신 최신 업데이트된 내용을 PC, 이메일 첨부파일, 스마트기기를 통한 접속 등에 구애받지 않고,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조직 및 부서별 담당업무 문서파일의 경우 퇴사자가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면 이 내용이 이전 문서를 저장해 놓고 있는 모든 임직원들의 기기에 동기화되는 것이다.

회사 내에서 팀프로젝트를 수행할 경우 같은 내용의 보고서가 수정, 검토 등 작업을 거칠 때마다 사본 파일을 수십번씩 주고받아야하는 경우가 흔하다. 랩소디2.0은 이 과정을 거치는 대신 사용자가 수정한 내용이 기존에 다른 사용자들이 갖고 있는 원본문서에도 반영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어디 있는지도 모를 수많은 사본문서를 관리해야하는 부담을 떠안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파수닷컴은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하는 문서협업솔루션을 만들기 위해 HP,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 중 SK브로드밴드와 협력키로 했다.

수익모델이 기존 패키지 형태 솔루션을 판매하는 방식과 다르다는 점에서 국내외 시장으로부터 어떤 반응을 얻을지 주목된다.

강봉호 파수닷컴 영업담당 상무에 따르면 랩소디2.0은 사용자 수를 기반으로 한 연간 라이선스비를 받는 형태의 수익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 패키지 방식에 비해 초기 투자비용이 적다는 강점이 있다. 여기에는 라이선스비에는 유지보수비용 역시 포함된다.

랩소디2.0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문서가 업데이트될 때마다 해당 내용을 반영하기 위한 별도의 서버가 필요하다. 이 부분에서는 HP와 협력해 랩소디2.0을 구현할 수 있는 어플라이언스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중소기업들의 경우에는 별도로 서버를 구축하기 위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 때문에 기업 내 별도 서버를 구축하는 대신 외부 클라우드 자원을 활용하는 형태의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파트너사로는 SK브로드밴드가 함께하고 있다.

관련기사

안혜연 파수닷컴 부사장은 아직 국내 고객들은 패키지 방식의 솔루션 일괄 구입에 익숙해져 있는 상황이라 매년 별도 비용을 책정해야 하는 라이선스 방식 도입을 낯설어 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기도입비용을 줄이고, 사용한 만큼만 서비스 비용을 낸다는 점에서 효율성을 중요시하는 중소기업이 먼저 도입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