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韓 e스포츠 시장, 위기이자 기회

일반입력 :2014/02/23 16:18    수정: 2014/02/23 16:19

김지만 기자

축구의 종주국은 잉글랜드, 올림픽의 발생지는 아테네다. e스포츠의 종주국은 바로 대한민국으로 지난 15년간 발전을 지속해 왔다. 하지만 최근 주 종목인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하락하자 자연스럽게 e스포츠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그 사이 해외에서는 한국 e스포츠 모델을 참고해 더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e스포츠 연맹과 WCG(월드 사이버 게임즈) 등이 해체와 사업중단 등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지난해부터 위태로워 보였던 한국 e스포츠 시장에 위기가 찾아온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스타2 프로리그 우승팀 STX와 준우승팀 웅진이 게임단의 해체를 선언했다.

99년부터 시작된 한국 e스포츠는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로부터 시작됐다. 자생적으로 시작된 게임 방송은 온게임넷이라는 정식 게임 방송국으로 발전됐으며 초창기 게이머들은 정식 프로게이머라는 자격을 받아 활동을 이어왔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라는 주 종목의 인기가 너무나 컸고 그에 따른 위기설이 꾸준히 거론됐다.

이후 스타크래프트를 잇는 차기작 스타크래프트2가 등장하자 한국 e스포츠 시장은 요동쳤다. 전환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고 그에 실망한 팬들은 떠났다. 그사이 해외 게임사들은 한국의 e스포츠 모델을 참고해 더욱 발전시켰다. 그들은 자금력을 앞세워 자사의 게임들을 전세계적인 e스포츠로 발전시켰으며 한국은 e스포츠의 주도권을 내줬다.

그렇게 스타크래프트 중심의 한국 e스포츠 시장이 침체기에 빠져들자 선수들도 해외로 빠져나갔다. 주 종목의 인기가 떨어지면서 e스포츠 연맹이 자생력을 찾지 못해 해체를 선언했다. 2003년부터 10여년간 세계 e스포츠 올림픽을 주도해온 삼성전자의 WCG도 해외의 리그들과의 경쟁을 버티지 못하며 운영을 중단을 발표했다.

해외에서 바라보는 한국 e스포츠 시장은 아직까지 큰 발전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속 사정은 제자리 걸음만 계속하고 있다. 이용자와 팬들의 요구도 많고 좋은 실력의 e스포츠 전문가들도 상당수 존재하나 스타크래프트에만 집중돼 있었으며 능력있는 e스포츠 관계자들을 후원해줄 기업이나 투자사들이 너무나 부족한 현실이다.

이러한 와중에 한국 e스포츠 협회는 종목 다변화로 탈출구를 마련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자연스럽게 리그오브레전드로 옮겨가면서 전체적인 시장의 파이는 줄지 않고 유지됐으며 넥슨, 워게이밍,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자사의 게임들 이용한 국내대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해 게임 종목의 다양성에 나서고 있다.

또, 새로운 게임 채널 스포TV 게임즈의 개국으로 콘텐츠의 양 또한 전체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이오 같은 흐름에 조직을 체계적으로 간소화 시키고 그 동안 운영 중심의 조직을 관리 중심의 조직으로 탈바꿈 시켰다. 그리고 최대한 많은 채널들을 통해 e스포츠를 다시금 소개 시키고 상승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조짐이다.

지금까지의 분위기는 좋은 상태다. 많은 팬들은 다른 종목으로 눈을 돌리고 있으며 특히 리그오브레전드는 과거 스타크래프트 인기에 준하는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넥슨은 자사의 인기 게임들을 적극적으로 e스포츠화 하면서 게임과 동시에 인기를 얻고 있다. 워게이밍의 월드오브탱크 리그도 차츰 이용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콘솔 기반으로 진행되는 스트리트파이터, 철권, 콜오브듀티 등도 이슈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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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은 새로운 e스포츠 경기장인 넥슨 아레나 개관해 이용자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이를 바탕으로 피파온라인3 챔피언십과 카트라이더 리그, 도타2 신규 리그(KDL) 등이 연일 현장 관중 만원사례를 이루고 있다. 관계자들은 스타의 인기가 줄어들면서 위기가 찾아 오긴 했으나 다른 종목들에게 기회가 생기면서 돌파구가 마련됐다는 반응이다.

한 e스포츠 관계자는 이제 한국 e스포츠는 바닥을 친 상태다. 상승만 남은 상태다며 전체적인 파이는 그대로 일지 모르지만 종목의 다양화에는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e스포츠 종주국의 위상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