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네트워크업계 화두 ‘오픈소스’

[신년기획]2012년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시장 전망

일반입력 :2012/01/04 13:55    수정: 2012/01/05 10:23

새해 네트워크업계도 오픈소스를 둘러싼 설왕설래가 예상된다. 서버, 스토리지 등에 스며들었던 오픈소스가 네트워크 장비에도 스며들 움직임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이를 둘러싼 업체마다의 손익 계산법도 다르다.

현재 오픈소스로서 네트워크 분야를 덮치는 기술은 ‘오픈스택’과 ‘오픈플로’다. 네트워크 장비도 서버, 스토리지처럼 특정 네트워크장비업체에 종속되지 않는 통합된 오픈 아키텍처를 만들겠다는 게 모토다.

오픈스택과 오픈플로의 기술진보 수준은 아직 초기단계다. 오픈플로가 지난해 3월, 오픈스택이 지난해 9월 본격적인 프로젝트에 돌입해, 아직 채 1년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두 기술이 완성단계에 이를 즈음 네트워크업계는 상당한 영향을 입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픈스택 네트워크 프로젝트 ‘퀀텀(Quantum)’

오픈스택은 가상화, 클라우드 환경에서 서버, 스토리지 등을 업체 제품에 관계없이 단일 관리 플랫폼으로 일원화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돼 왔다. 인프라 관리용인 ‘노바(Nova)'와 오브젝트 스토리지 ’스위프트(Swift)' 등이 중심을 이뤄 발전했다.

그동안 오픈스택은 가상머신을 만들어내고 스토리지를 할당하는 정도의 수준까지 진화했다. 문제는 네트워크였다. 오픈스택의 기존 프로젝트는 네트워크 프로비저닝에 대한 기능을 제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에서 정책기반의 인프라 확장 자동화를 구현하려면 L2, L3 네트워크 프로비저닝은 반드시 필요한 기능이었다.

VM을 만들어낸다 해도, 네트워크 포트와 IP주소 할당, 보안설정 등을 수작업으로 해야만 했던 것이다.

오픈스택 진영은 이에 작년 9월 네트워크 프로비저닝을 위한 ‘퀀텀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네트워크 설정과 관리를 위한 기능으로, 시스코시스템즈의 참여를 계기로 본격화될 수 있었다.

입출력(I/O)카드 배치. 스위치 포트설정 등을 포함하며, 이를 통해 VM을 생성할 때 서버부터 네트워크까지 기본적인 설정을 모두 해결할 수 있게 된다.

갑작스럽게 용량이 늘어나야 하거나, 물리적 장애로 인한 VM이동시 네트워크 설정 자동화를 위해선 네트워크업체의 OS와 연결되도록 했다. NIC카드를 가상으로 쪼개 여러 포트로 나누는 VLAN, v스위치 기능이 여기에 해당된다. 인텔의 SR-IOV 기술에 해당하는 '오픈v스위치'와 시스코 넥서스의 ‘802.1Qbh’와 API로 연결된다. 이밖에 HP, 브로케이드, 주니퍼네트웍스 등의 802.1Qbg는 향후 지원될 예정이다.

■SW로 만드는 네트워크 장비 ‘오픈플로(OpenFlow)’

‘오픈플로’는 오픈소스 기반 네트워크 가상화 기술이다. 시스코, HP, 주니퍼, 브로케이드 등등의 각 장비업체에 상관없이 사용자가 네트워크 통제권을 갖는 표준 프로토콜을 만드는 것이다.

스탠포드대학과 UC버클리대학에서 개발을 시작해, 현재 IBM, HP, 주니퍼네트웍스, 브로케이드 등이 후원한다. 지난해 3월 오픈네트워킹파운데이션을 설립하면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트워크 장비는 제조업체마다 플랫폼이 다르다. 중앙처리장치는 각 업체마다 다른 ASIC을 사용하며, 운영체제(OS)도 각각이다. 사용자는 라우터, 스위치 등의 공급업체를 다르게 구매할 경우 제어기능이 다른 탓에 통일된 정책을 적용하기 어려웠다. 각 업체마다 제공하는 기능과 성능에 차이를 보인다는 원인도 있다.

오픈플로는 멀티테넌트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도록 한다. 네트워크 장비에 담겨있는 컨트롤 플레인(OS)과 데이터 플레인 중 제어 부분을 x86서버에 SW로 설치하고, 단순 트래픽 전송기능과 통신포트만 다수 보유한 박스를 연결하는 것으로 구현된다.

궁극적으로 모든 네트워크 장비는 SW와 x86서버로 대체된다.

■오픈소스 대두에 네트워크업계 표정은

오픈소스에 기반한 네트워크 기술은 각 제조업체별 차이를 없애는 역할을 한다. 오픈스택 퀀텀의 경우 기존 네트워크업계에 주는 악영향이 적다. 반면, 오픈플로는 제조업체에게 고민으로 다가간다.

오픈스택은 네트워크에서 관리분야에 속한다. 오픈플로는 네트워크 자체의 이용과 구성에 대한 부분이다.

네트워크업체의 이익은 이용과 구성 분야에서 나온다. 각자의 독립적인 아키텍처를 고집하는 이유는 차별화를 위한 전략이며, 제품 업그레이드에 고객을 쫓아오게 만드는 방법이다. x86서버로 스위치와 라우터를 만들겠다는 구상은 제조업체의 전략과 수단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이는 서버업계가 범용 x86 CPU와 메모리, 저장매체를 모아 조립하면서 차별화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과 유사하다. 스위치와 라우터에도 화이트박스의 등장을 예견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업계 1인자 시스코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자칫 네트워크업체 전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보일 정도다. 경쟁사들은 시스코를 견제하기 위해 오픈플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형태를 취한다.

국내 네트워크업체 관계자는 “오픈플로는 여러모로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며 “장비의 OS를 개방형 플랫폼으로 만들게 되면 하드웨어 매출이 줄어드는데, 이를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형태로 받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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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스택과 오픈플로가 올해 활발히 도입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여전히 초기 수준에 머물러 있어, 업체마다 보유한 기능들을 모두 지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오픈스택의 경우는 고객의 신뢰도를 쌓기에 성능을 보장하지 못한다”라며 “향후 확산까지 5년은 걸리지 않을까 예상한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