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전자책 정책, 해외서도 '맹비난'

일반입력 :2011/05/12 12:10    수정: 2011/05/12 18:38

남혜현 기자

해외서도 애플 전자책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콘텐츠를 판매할 때마다 애플에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정책이 결과적으로 전체 전자책 생태계를 망가트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테크레이더 등 해외 IT전문매체들은 11일(현지시간)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가 많았던 전자책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아이플로우리더(iFlowReader)'가 재정문제를 이유로 이달 말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아이플로우를 개발해 배포한 업체 빔잇다운(BeamItDown) 소프트웨어는 이날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애플의 전자책 판매 수수료 정책이 회사에 손실을 입혀 결국 앱을 죽게 했다고 강하게 애플을 비판했다.

■애플 수수료 정책에 전자책 업체 '난감'

외신은 아이플로우의 사례가 애플이 연초 소개한 요금 정책의 첫 피해라고 분석했다. 애플리케이션 판매금액의 30%를 수수료로 애플에 납부한 것 외에, 앱 내부에서 콘텐츠를 구매할 때마다 별도로 30%씩 추가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 것은 전자책 업체에 과중한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빔잇다운은 이날 웹사이트 성명에서 애플은 iOS 디바이스에서 당대 전자책을 파는 어떤 회사라도 이윤을 만드는 것을 완벽하게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며 우리는 손해를 보고 책을 팔아서는 살아남을 수 없고, 결과적으로 사업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했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이어 우리는 모든 것을 애플과 iOS에 베팅했지만, 애플은 게임의 중간에 룰을 바꿔 우리를 죽이려고 한다며 우리는 작은 회사고 애플이 완벽하게 콘트롤하는 iOS에 대항할 힘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아이북스를 출시하며 전자책 판매에 직접 나섰다. 그러나 이 외에 에이전시 모델을 도입, 주요 출판사들이 콘텐츠를 판매할 때마다 30%의 수수료를 애플에 별도 지급하도록 올해초부터 정책을 바꿨다. 이를 위해 앱 내부 구입을 의미하는 IAP(In-App Purchase)를 필수 탑재하도록 개발사들에 요구하고 있다.

외신은 유통업체들의 경우 책을 판매할 때마다 30%를 출판사에 지불해야 하는데, 또 다시 애플에 30%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유통업체에 과중한 부담을 지우는 일이라고 언급했다.

■전자책 업체들이 태블릿에 목숨거는 이유

이와 유사한 사례는 국내도 있다. 국내서는 다수 전자책 유통업체들이 아이패드용 전자책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상태지만 아직까지 애플의 승인을 받지 못해 서비스를 시작하지 못하는 상황이다.<관련기사>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유료 전자책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도 애플이 업데이트를 허가해줄지 반신반의하는 상태다.

김민철 인터파크 팀장은 조만간 아이패드용 애플리케이션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라며 (승인이 날지 안날지는) 신청을 해봐야 알 일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애플 아이패드는 전자책 업체들에는 포기할 수 없는 매력적인 플랫폼이다. 태블릿이 e잉크 단말기를 대체, 전자책을 읽기 가장 좋은 플랫폼으로 부각되서다. 교보문고는 삼성전자 갤럭시S와 갤럭시탭에 전자책 콘텐츠를 공급하면서 일매출이 급속도로 성장했다. 태블릿이 괜찮은 독서 플랫폼이라는 것을 어느정도 증명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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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태블릿 시장점유율을 놓고 보면 아이패드는 절대강자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지난 3월, 올해 태블릿 판매량이 지난해 보다 3배 가량 뛰어오른 5천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중 IDC가 예측한 아이패드의 점유율은 70~80%다. 아이패드를 빼놓고서는 전자책 활성화를 논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분위기를 놓고 태블릿이 잘 되면 국내서도 전자책이 바람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그러나 애플이 아이패드 수수료 30% 정책을 고수하면 실질적으로 사업을 지속하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