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업계 "제2의 신경숙 나오려면..."

일반입력 :2011/05/03 08:32    수정: 2011/05/03 14:06

남혜현 기자

국산 전자책이 해외서도 통할 수 있을까?

지난 29일,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한국전자출판협회에는 1인 출판사들이 한 자리에 모인 '뉴퍼블리셔 포럼'이 열렸다. 20여명의 출판사 대표들과 작가들은 이 자리에서 국산 전자책의 해외 판로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산 전자책이 살려면 해외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온라인서점 관계자는 종이책 매출 성장율이 1% 가까이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같은 상황에서 전자책이 제대로 시장을 개척하려면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최근 신경숙 작가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아마존 종합 순위 17위에 오르는 기염을 통하면서 무르익는 중이다. 그가 종이책과 함께 발간한 전자책 엄마를 부탁해도 킨들 종합 순위 105위, 애플 아이북스 문학부문 30위에 올랐다. 한국소설도 번역을 잘 하면 해외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은 것이다.

그렇다고 전자책 작가들의 해외진출이 쉬운 것만은 아니다. 이날 포럼에 참여한 출판사 관계자들은 모두 '홍보, 비용, 번역'의 문제를 해외 진출의 벽으로 꼽았다. 작가들이 콘텐츠를 생산할 수는 있지만, 이를 외국인들이 잘 이해하도록 번역하고 제대로 홍보하는 데는 어려움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날 애플 아이북스나 아마존 킨들을 통한 전자책 출간법을 강의한 조윤정 블루문파크 대표는 일단 책을 출간한다고 하더라도 해외에 이를 알리는 홍보과 마케팅이 가장 어렵다며 현재 국내에 해외언론리스트와 저명한 문학 평론가리스트 등 출판 홍보 전문가와 에이젼시가 없어 정확한 데이터를 구하거나 전략을 짜기 힘들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아동 환타지소설 '블루문파크 파트1(BLUEMOONPARK PART1)'을 영어 전자책으로 출간한 후 아마존닷컴과 애플 아이북스에서 판매하고 있다.

그는 문광부 또는 출판협회 산하 기관에서 (해외 출판에 관련한) 정확한 정보와 데이터를 제공하는 전문인력이 배치됐으면 좋겠다며 모든 콘텐츠의 원천은 책이므로 시장이 성숙될때 까지는 정부의 지속적으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정부의 역할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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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을 주최한 전자출판협회측에서도 이같은 현실을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협회측은 최근 번역과 전자책 매출 수익공유라는 두 방안을 결합하는 형식으로 한국번역가협회와 대화를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예컨대,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번역을 제공하는 대신 전자책이 판매될때마다 수익금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장기영 한국전자출판협회 사무국장은 아마존, 구글, 애플 등 글로벌 시장이 열려 있지만 중소출판사나 1인출판사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게 번역과 홍보라며 번역비나 홍보활동 지원 등 정부 차원에서 서둘러 지원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