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특허를 보면 차세대 아이폰이 보인다

일반입력 :2010/04/15 17:26    수정: 2010/04/15 19:01

남혜현 기자

# 201X년. 급하게 출근하느라 휴대폰 충전을 깜빡했다. 하지만 큰 걱정은 없다. 제품 뒷면에 장착된 태양열 전지판으로 급속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 출근길 붐비는 전철 안에서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를 통화 중인 직장 동료에 메시지로 곧바로 전달한다. 추운 날 휴대폰 터치스크린을 동작시키려 장갑을 벗을 필요가 없다. 집에 돌아와서는 전용 안경에 휴대폰을 연결하면 곧바로 3차원 입체영상을 감상한다. 이 휴대폰의 이름은? 바로 '미래형 아이폰'이다.

지난해 11월 아이폰이 국내 정식 발매된 이후 애플이 공개하는 제품들은 모두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얼리어답터들은 이제 '신상'을 넘어 애플이 신청한 특허에도 주의를 기울인다. 해당 기술이 모두 제품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제품 트렌드가 어떻게 발전될 지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IT 매체들은 14일 일제히 애플이 휴대폰과 연결해 3차원(D) 영상을 볼 수 있게 하는 안경을 특허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아이스펙스(iSpecs)’라는 별칭이 붙은 해당 제품은 특수 디스플레이를 안경내에 탑재해 별도 휴대용 기기를 필요로 하지 않고 입체 영상을 감상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이다.

이번에 신청된 특허는 끄덕거림이나 흔들기 같은 작은 머리 동작에 의해 제품이 콘트롤 되는 내용도 담겼다. 안경에 탑재된 이어폰을 통해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특정 영화 콘텐츠의 내용에 따라 진동 반응도 오게 설계됐다. 예를 들어 자동차가 부딪히는 장면에서는 경험을 극대화 하기 위해 진동도 함께 전달하는 방식이다. 상용화 된다면 말 그대로 ‘모바일 엔터테인먼트’의 정점을 찍게 될 전망이다.

애플은 최근 입는 컴퓨터인 ‘웨어러블’ 기술에 큰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웨어러블 컴퓨터 전문가 리차드 드발(Richard DeVaul)을 '수석 원형 엔지니어(senior prototype scientist)'로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드발은 지난 2003년 '메모리 안경'을 개발한 것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해당 제품은 웨어러블 컴퓨터 시스템의 일종으로 작은 디스플레이창을 안경처럼 얼굴에 쓰도록 고안됐다. 드발은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기술을 신호 프로세싱(과정)과 실시간 통계 분류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애플은 이미 태양열 충전, 통화중 다이렉트 메시지 전송, 내츄럴 UI, 생체보안기술 등 수많은 특허를 취득했다. 맥북, 아이폰, 아이팟터치, 아이패드로 이어지는 모바일 제품 전 영역에 고루 적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로아그룹코리아 김석기 이사는 “애플이 제시하는 기술 중 가장 주의깊게 봐야 하는 것은 생체인식 기술과 UI 효율성을 높이는 내용들”이라고 지목했다.

김 이사는 애플이 추진중인 생체 인식 기술은 제품이 지문이나 여타 개인의 신체적 특징을 인식해 사용을 제한하기 때문에 보안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태양열 충전 기술 역시 끊김없는 아이폰 사용환경을 제공해주기 때문에 매력적인 기술이라고 덧붙였다.

이뿐 아니다. 애플은 최근 인수합병을 통해 모바일 검색시장도 겨냥했다. 애플은 지난 1월 모바일 광고업체 '쿼트로 와이어리스'를 인수했다. 씨넷은 이를 두고 애플 광고 플랫폼이 모바일 기기 사용자들의 위치정보를 활용한 광고시스템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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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모바일을 통한 사용자 경험 극대와 이를 통한 수익 창출의 귀재로 평가받는다. ‘아이폰’이 높게 평가 받는 것은 사용자가 그동안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기술과 편안한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석기 이사는 최근 디지에코에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아이폰을 뛰어넘기 위해서 사용자에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기술, 이전에 애플이 한 적이 없는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는 사용자 편익을 증진시키는 기술과 서비스여야 하는데 이는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