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홈코노미·비대면·바이오 스타트업에 기회”

이영민 한국벤처투자 대표, 국회 포럼에서 주장

방송/통신입력 :2020/06/16 15:37    수정: 2020/06/16 15:37

“코로나19 이후 국내 스타트업 산업에 대한 전체적인 투자가 줄었지만, 홈코노미·원격근무·바이오 등 분야 스타트업은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고 적응하느냐에 따라 스타트업은 새로운 기회를 발굴할 수 있다.”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 전략 포럼’에 참석한 이영민 한국벤처투자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스타트업 관련 투자는 코로나19 이후 줄었다고 현황을 설명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미국 중국 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지난 1분기 전년 대비 30% 급감했다. 우리나라는 4% 감소에 그치며 선방했지만, 2분기에는 투자 감소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6일 국회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신영기 서울대 교수, 이젬마 경희대 교수, 유채선 청년스타트업협회 팀장, 김한나 그립 대표,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

■ 코로나19 이후 어떤 스타트업이 살아남을까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줄면서 위기감이 심화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코로나19로 수혜를 보는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 이커머스 스트리밍 등 ‘홈코노미’와 화상회의 온라인교육 등 ‘원격근무’, 스마트공장 무인주차 등 ‘기존산업의 디지털화’, 진단키트 영상진단 등 ‘바이오’ 등 분야가 대표적이다.

이 대표는 이들 기업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향후 스타트업 생태계가 해당 분야 기업을 중심으로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홈코노미 분야와 원격근무 분야 스타트업의 매출이 급격히 늘었고,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에 문의도 증가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에서 주목받은 K-방역 덕분에 해외 벤처캐피탈 사들의 국내 바이오 분야 스타트업에사 대한 투자 문의도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심화된 글로벌 공급체인에 대한 불신은 소재·부품·장비 분야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대표는 “기존 산업은 글로벌 공급체인을 통해 형성됐으나, 코로나19 이후 취약성이 드러났다”며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국내 기술력이 주목받고 있고, 이는 해당 분야 스타트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영민 한국벤처투자 대표가 발표를 하고 있다.

■ 스타트업 활성화, 어떻게 해야 할까

코로나19 이후 국내 스타트업의 최대 고민은 단연 ‘투자’다. 지난 3,4월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코로나19로 가장 우려되는 문제로 ‘현금 유동성’이 꼽혔다. 기업이나 벤처캐피탈이 투자를 줄이면서, 스타트업 산업의 곳간이 비었다는 뜻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반 투자자가 자유롭게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토론회에 참석한 이젬마 경희대학교 국제학부 교수는 “현재 투자자가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클라우드펀딩이나 엔젤투자밖에 없는데, 이 방법들은 절차가 복잡하거나 장기로 투자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며 “주식처럼 투자자들이 비상장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 있는 제도가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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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며 성장할 수 있는 배경에 정부의 신속한 인허가가 있었던 만큼, 다른 분야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해서도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분자 진단 기술을 보유한 국내 스타트업인 젠큐릭스의 조상래 대표는 “우리 정부가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한 신속한 인허가로 성공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외 다른 바이오산업에는 여전히 이중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키워드가 혁신인 만큼, 혁신의 일선에 있는 스타트업을 위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