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기 업계, 코로나 충격파...하반기 회복 관건

코로나 진정 속도에 달려…"이르면 3Q 수요 이연 기대"

디지털경제입력 :2020/04/13 18:11    수정: 2020/04/14 07:0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2분기 국내 제조사 생산·판매 전반에 타격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과 LG전자의 하반기 실적 개선폭이 연간 성적표를 좌우할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국내와 중국 등 아시아 일부 국가를 제외한 해외 생산시설 대부분이 일시 폐쇄됐다. 길게는 한 달 가까이 멈추는 곳도 발생하면서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으며, 코로나19에 따른 각국에서 이동이 제한되면서 판매 중단과 소비 둔화 문제도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2Q '폰·가전·TV' 생산·판매 타격에 상반기 실적 주춤

LG전자 브라질 마나우스 TV 공장은 지난 9일부터 오는 19일까지 가동이 중단된다. 이 공장은 지난달 30일부터 폐쇄됐다가 지난 6일부터 가동을 재개했지만, 3일 만에 다시 문을 닫았다. 이날부터 재가동될 예정이던 미국 테네시 세탁기 공장도 가동 중단 기간이 오는 14일까지 이틀 연장됐다.

LG전자 관계자는 "지역 상황과 물동 관리를 감안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와 현지 정부 지침의 영향도 있지만, 소비자 수요가 줄어들면서 이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물량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인도 노이다 스마트폰 공장.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삼성전자 브라질 캄피나스 스마트폰 공장과 마나우스 스마트폰·TV 공장은 13일부터 재가동될 예정이다. 다만 브라질 현지에서 사회적 격리 조치를 둔 갈등이 심화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 외 양사의 멕시코 TV 공장과 북미 세탁기 공장, 유럽 내 가전·TV 공장, 인도 가전·스마트폰 공장, 러시아 가전·TV 공장도 이달 들어 모두 일시적으로 생산을 중단하거나 물량을 감축했다. 재가동을 앞둔 생산시설도 현지 정부 지침에 따라 추가 셧다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하반기엔 차츰 회복 전망…"수요 이연·선진국 중심 반등"

1분기에는 3월 중순 이후부터 뒤늦게 코로나19 영향이 반영됐지만, 2분기에는 세트 사업을 중심으로 실적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르면 3분기부터 수요 이연과 성수기에 따라 실적 개선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가별로 2분기 코로나19 사태 진정 속도도 관건이다.

우선 스마트폰 산업은 상반기 코로나19 영향으로 생산 차질, 판매 위축이 불가피하지만, 하반기에는 반등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3분기까지는 어느 정도 수요 공백이 이어지겠지만, 생산량 회복과 더불어 수요 이연 효과, 5G 모델 교체 수요와 관련 마케팅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14.5% , 4분기에는 9.9%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대신증권은 "상반기 지연된 신모델 출시 본격화, 5G 폰 중심 교체 수요 시작, 중국과 미국 등 주요 국가의 5G 인프라 투자, 정부 경기부양 정책 영향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세로 전환될 것"이라며 "2분기 코로나19가 진정되면 3분기 단기적으로 스마트폰 생산이 집중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경북 구미시의 LG 올레드 TV 생산라인. (사진=LG전자)

TV 산업도 올해 전체 출하량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상반기 이후 하반기엔 회복세에 접어들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TV 세트 출하량을 전년 대비 9% 하락한 2억300만대로 추정했다. 1분기에 중국에서, 2분기 미국과 유럽에서 소비 공백이 확대되면서 감소율이 16~19%대, 3~4분기에는 0~2%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연간 TV 출하량이 각각 전년 대비 10% 줄어든 4천100만대와 2천5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 수요 공백에 따라 연간 출하량도 감소했지만, 양사가 프리미엄, 대형 제품군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매출 타격은 적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양사는 빠른 수요 회복이 기대되는 선진국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은 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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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마케팅 집행과 시장 점유율 확대를 중심으로 한 전략도 실적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의 생활가전, TV,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면서 국내 제조사의 마케팅 비용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은 "하반기 수요가 회복된 이후에도 세트 업체들이 올해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마케팅을 집행할 가능성이 높아 수익성이 급격하게 정상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수익성보다는 점유율을 중시하는 전략으로 선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