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코어' 가동..."현재의 AI기술로 해결 못하는 과제 해결"

[일본 '국가 AI 전략' ⑤-끝] AI중심의 연구개발(R&D)체계 재정립

전문가 칼럼입력 :2019/09/20 10:24

유재흥 SW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유재흥 SW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인공지능(AI)이 세계적 대세로 자리잡았다. 무엇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는 우리를 비롯한 모든 국가의 공통된 고민이다.

일본은 이번 전략에서 AI 핵심 기초·기반 기술과 함께 일본만이 강점을 가질 수 있는 산업 응용 AI기술과 사회적 포용성(inclusion) 확보를 위한 AI기술 개발을 천명했다.

이를 위해 국책 연구소 중심의 연구 네트워크 구성, 국내외 우수 인력들이 자유롭고 혁신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연구 환경 조성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첫째, 일본은 'AI 코어(AI Core)'라는 이름으로 AI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보안 기술 개발 목표를 설정했다.

이 연구개발 프로그램은 현재의 AI기술로 해결할 수 없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초, 기반 기술을 연구한다.

우선 AI 소프트웨어 기술로 적은 데이터로도 학습할 수 있는 유연 학습 AI, 심층 학습 판단 결과를 설명할 수 있는 AI, AI 품질을 보장하는 공학적 방법, AI-인간 상호작용 시스템, 프라이버시 보호 기술, AI를 활용한 새로운 과학적 발견, 알고리즘 윤리, 양자정보처리 기술과 같은 도전 과제를 수행한다.

하드웨어 기술로는 인공지능을 뒷받침하는 초저소비전략 IoT칩, 차세대 AI 칩, 대용량 스토리지 메모리, 양자컴퓨팅 아키텍처, 뉴로모픽 컴퓨팅 하드웨어 아키텍처 등 AI기기와 하드웨어 인프라를 개발한다.

보안기술은 하드웨어에서 부정 기능 검출을 할 수 있는 AI, 대량 패킷 정보를 해석해 공격 수법을 감지하는 AI, 긴급 안전 조치가 필요할 때 즉각 경고를 가동하는 대응형 AI 기술 등을 개발한다.

둘째, 인공지능 핵심 기초와 원천 기술 외에 산업응용 AI 기술 개발에도 투자한다. 의료, 복지, 농업, 교통, 유통 등 대표적 산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AI기술을 국가 주도로 추진한다.

특히, 효과적인 연구를 위해 산업 AI기술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기반 기술도 함께 개발한다. 주요 기반 기술로는 대량의 AI 시스템을 지리적으로 분산해 배치했을 때 높은 신뢰성을 확보하고 신속한 장애 대응을 가능케 하는 AI 운용 및 관리 기술을 연구한다. 나아가 다양한 AI 시스템의 자율적 진화를 예측하고 제어할 수 있는 기술도 기반 기술로 연구한다.

셋째, 사회적 포용성 달성에 AI를 활용하는 연구를 추진한다. 이 부분은 다양한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실현하는 데 도움을 주고 나아가 인간의 능력을 잘 활용하는데 도움을 주는 AI기술 개발이 목표다.

여러가지 사회적 이슈를 다루기 때문에 기술뿐만 아니라 제도적 개선, 기술 상용화 전략도 함께 고려한다.

일례로, 증가하는 일본의 외국인 취업자 및 유학생은 일본내에서 의료, 행정서비스, 취업 과정에서 언어 장벽과 복잡한 절차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다국어 모바일 지원 시스템은 외국인에 대한 지원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해당 시스템의 디자인을 확장함으로써 여성, 고령자, 장애인 등에게도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향후 이들을 위한 다양한 AI기반 디지털 행정서비스와 원격의료 같은 첨단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은 물론 관련 제도도 단계적이면서 신속하게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앞서 언급한 연구들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한 연구 환경 정비도 추진한다. 우선 핵심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연구 네트워크는 일본 대표 국책 연구소인 이화학연구소의 혁신지능통합연구센터(AIP), 산업기술종합연구소의 인공지능연구센터(AIRC), 일본정보통신연구기구(NICT)의 AI 관련센터 등을 중심으로 인공 지능 연구 개발 목표, 추진 체계, 세부 과제에서 정합성을 확보한다.

가칭 ‘AI 연구개발 네트워크’를 구축해 올해내로 농업연구기구, 토목연구기구, 과학기술진흥지구(JST), 신에너지 및 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 기타 주요 국책연구소와 대학도 참여시킬 계획이다. 또 2020년 이후에는 해외 기관과 인력도 네트워크에 참여시켜 연구 기반을 확충한다.

또한, 전 세계 연구원들이 일본 인공 지능 연구 개발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 행정 서비스와 인프라 자원 이용 절차 등을 정비한다.

AI 관련 공모 신청과 연구 활동 업무를 영어로 할 수 있게 하고 해외 인력이 일본에 근무하고 연구하는데 편리하도록 임금, 보상, 관리 체계 등을 정비한다.

연구에 필요한 데이터를 전략적으로 공개하고 초고속 연구용 네트워크(SINET) 개방, 범용성 높은 기술 요소 모듈화, 학습 데이터 구축 등을 정부 주도적으로 추진한다. 아울러 핵심 프로그램의 연구 개발 공정표를 작성하고 매년 재검토하면서 연구 개발 일정을 관리한다.

인공지능 핵심 기술 확보와 고급 인력 경쟁이 국제적으로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일본의 인공지능 연구 개발 전략은 일본 자국의 연구 역량과 자원을 결집하고, 아울러 해외의 우수 인력들이 연구 네트워크 원활히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하는데 집중하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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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개발 대상도 인공 지능 기초 및 기반 기술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자국의 고유 경쟁력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산업응용 AI개발과 포용성 확보를 위한 AI기술 개발을 추진하며 고유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계획이다.

일본의 이러한 연구 개발 전략은 미국, 중국의 AI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우리만의 특수성을 반영한 차별화된 인공 지능 연구 개발 전략 수립에 참조할 필요가 있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유재흥 선임연구원

한국과학기술원에서 IT/SW기술의 도입 및 확산 모델 연구로 IT경영학 박사를 취득하였다. 현재 소프트웨어정책 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하여 공공 소프트웨어 생태계, 혁신 소프트웨어 기업, 소프트웨어 인력 및 디지털 전환 정책 연구를 수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