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x토스 적금, 들어갈 땐 '지름길'·나갈 땐 '미로'

수협은행 모바일 뱅킹, 엄지족도 이해하기 어려워

금융입력 :2019/09/12 11:19

최대 연 4% 금리 적금으로 많은 고객을 끌어모았던 수협의 '잇(it) 자유적금'을 두고 고객들의 불만이 나온다. 간편 송금 플랫폼인 '토스'를 통해 가입은 쉬웠으나 해지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추석 명절을 맞아 급전이 필요한 일부 고객이 적금 등을 해지하는 가운데, 12일 수협은행과 토스 적금 해지 방법을 문의하는 글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이 적금은 수협은행이 만들고 토스를 통해 판매, 계좌 이체 등을 하게끔 만든 상품으로 최고 연 4% 금리를 제공해 많은 인기를 끌었다.

토스는 이 적금을 해지하기 위해서 수협은행 모바일 뱅킹 메뉴 '비대면전자금융가입'·'본인인증'·'비대면계좌해지' 등의 절차를 거치거나 고객센터로 문의하라는 글을 게시해놨다.

하지만 정작 이 절차를 통하더라도 해지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고객들은 '들어오는 건 쉬워도 나가긴 힘들게 만들었다'고 볼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유는 수협 모바일 뱅킹의 가입이 3단계로 나눠져 있기 때문이다. 수협은행 모바일 뱅킹 안내문에 따르면 ▲1단계는 비대면계좌 개설 고객 ▲2단계는 수협은행의 입출금 계좌를 보유하고 있으나 인터넷·스마트뱅킹 서비스 이용을 처음하는 고객 ▲3단계는 수협은행 인터넷뱅킹만 가입하거나 입출금 계좌를 보유하면서 전자금융 가입 없이 조회 서비스만 이용하고자 하는 고객이다.

수협은행이 토스와 제휴해 내놓은 '잇(it)자유적금' 해지 방법이 지나치게 어려워 상담사에게 직접 문의한 결과.(사진=독자 제공, 지디넷코리아)

통상 모바일 뱅킹 앱서 계좌를 개설(비대면 계좌 개설)을 하면 동시에 간편 비밀번호나 지문 인증으로 사용자 등록이 되지만, 수협은행은 고객이 원하는 풀 서비스를 위해선 2단계와 3단계를 다시 가입해야 한다.

즉, 토스 제휴적금을 위해 비대면 계좌 개설만 한 고객은 수협은행의 인터넷·스마트뱅킹 사용 고객으로 등록해야 모바일 뱅킹을 통해 비로소 해지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신분증 촬영을 수 차례 반복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 이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면 수협은행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야 한다.

관련기사

수협은행의 모바일 뱅킹 안내문과 메뉴 이름도 명확하지 않아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비대면 계좌 개설 후 전자금융 가입까지 마쳤다면 '비대면 계좌 해지'가 아닌 '온라인 가입 상품 해지'에서 적금을 깰 수 있다. 1단계만 충족한 후 3단계로 바로 건너뛸 수 있는 지 안내도 충실하지 않다. 모바일 족인 2030세대가 토스와 수협은행 제휴 적금 해지에 애를 먹고 있는 이유다.

토스도 이 같은 번거로움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토스 관계자는 "제휴 채널로 적금 상품 가입을 지원하는 것이고 실제 해지 등의 업무는 고객 본인 확인 및 예치금에 대한 정확한 확인을 위해 수협에서 진행 중"이라면서도 "고객 편의를 위해서 토스 앱 내에서 해지 기능을 추가 연동할 수 있는지를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