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파슬 스마트워치 지적재산 4천만달러에 인수

구글 웨어OS 레퍼런스 기기 나올까

홈&모바일입력 :2019/01/18 10:29    수정: 2019/01/18 10:30

구글이 자체 브랜드로 웨어러블 기기를 출시하려는 걸까. 패션브랜드 '파슬(Fossil)'의 스마트워치 지적재산(IP)을 4천만달러에 인수한다. 모바일 안드로이드 플랫폼 대비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인식됐던 웨어OS 전략을 강화하려는 모양새다.

미국 지디넷은 17일(현지시간) 파슬그룹이 구글에 4천만달러를 받고 스마트워치IP를 매각한다고 보도했다. [원문보기 ☞Fossil to sell smartwatch IP to Google for $40 million]

파슬그룹은 해당 발표문에서 구글과의 거래 일환으로 파슬그룹에서 스마트워치IP를 다뤄 온 연구개발부서도 그 IP와 함께 구글로 이관된다고 밝혔다. 이 거래는 이달말 마무리된다.

파슬그룹이 스마트워치 사업을 아예 포기하는 건 아니다. 구글에 이관되지 않고 잔류하는 연구개발부서 인력 200여명은 앞으로도 제품 개발에 주력한다. 파슬그룹 사업부문 가운데 스마트워치는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는 영역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3세대 파슬Q 스마트워치 익스플로리스트 (사진=씨넷)

회사의 그렉 맥켈베이 기업부사장(EVP)은 "파슬그룹은 웨어러블 사업에서 소비자 수요와 스타일 선호에 대한 명확한 이해에 기반해 디자인하고 개발한 제품에 집중함으로써 뚜렷한 성공을 경험했다"며 "우리의 기존 스마트워치 플랫폼을 향상시킬 잠재력을 지닌 기술을 만들고 발전시켜 왔으며 구글과 함께 웨어러블 분야 성장을 지속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스마트워치 시장서 주춤하는 구글

구글 웨어러블 기기용 플랫폼 '웨어OS(Wear OS)' 부문 제품관리 담당임원 스테이시 버 부사장은 "구글은 파슬그룹의 기술과 팀을 통해 다양한 스마트워치 포트폴리오를 실현하고 활력을 추구하는 바쁜 소비자의 지속적인 요구 변화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슬그룹은 마이클코어스, 케이트스페이드뉴욕, 디젤같은 패션브랜드를 거느린 회사다. 이 회사는 구글의 패션업계 우군이었다. 양사는 지난 2015년 애플이 패션아이템으로 분류되는 손목시계 시장을 의식해 '애플워치'를 공개하기 전인 2014년부터 협력해 왔다. [관련기사 ☞안드로이드웨어와 패션의 만남]

파슬그룹은 과거부터 자체 브랜드의 웨어러블 기기에 관심을 보여 왔다. 먼저 지난 2014년 인텔과 손잡고 패션액세서리를 혁신하겠다고 선언했다. [관련기사 ☞인텔-파슬, 웨어러블 기술과 패션 결합한다] 2015년 웨어러블기기 기술을 보유한 미스핏을 인수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파슬그룹, 웨어러블업체 '미스핏' 인수]

미스핏을 인수한 파슬그룹은 지금은 웨어OS로 이름을 바꾼, 당시 안드로이드웨어 기반의 스마트워치 '파슬Q' 시리즈를 출시했고, 2016년 한국 스마트워치 시장에도 진입했다. [관련기사 ☞패션시계 1위 파슬, 韓 스마트워치 시장 노크] 하지만 이후 지난해까지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파슬그룹을 비롯해 구글과 손잡았던 업체들은 애플을 상대로 고전했다. [관련기사 ☞여전히 애플 넘지 못하는 웨어OS 스마트워치]

구글이 파슬그룹의 스마트워치IP와 연구개발부서를 흡수하는 거래를 통해 상황을 뒤집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웨어OS 기반 레퍼런스 기기 출시가능성 시사

그간 구글은 '순정'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넥서스'와 '픽셀'이라는 자체 브랜드로 출시해 왔다. 이는 모바일 시장에서 구글과 협력하는 기기 제조사들에게 최신 안드로이드의 신기능과 변화 주안점을 제시하는 레퍼런스 모델 역할을 했다. 반면 이제까지 구글 플랫폼 기반의 웨어러블 기기를 자체 브랜드로 선보인 적이 없었다.

미국 지디넷 보도에 따르면 구글이 웨어OS 기반 스마트워치를 자체 브랜드로 내놓지 않아 왔다는 점은 상대적으로 모바일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비해 회사의 집중력이 충분치 않다는 인상을 줬다. 파슬그룹같은 협력업체 입장에선 안드로이드 대비 웨어OS에 차별화 여지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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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새 애플은 '애플워치'를 꾸준히 발전시켰다. 4번째 시리즈에 탑재돼 애플워치 착용자의 심장 이상징후를 감지할 수 있는 심전계(ECG) 센서 기능은 미국 FDA 승인을 받았다. 이는 ABI리서치 자료상 2018년 스마트워치 시장 점유율 43%를 차지하는 애플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지난해 구글은 웨어OS가 인공지능(AI)이 주도할 미래에 핵심이 될 것이라 강조하며 그 어시스턴트 알림 기능에 초점을 맞춘 플랫폼 재설계 결과물을 선보였다. 어쩌면 구글이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실현하려면 협력사인 파슬그룹 브랜드가 아니라 레퍼런스 브랜드로 최신기능을 갖춘 웨어OS 기반 스마트워치를 먼저 선보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일 수도 있다.